친환경 아이스팩 대체 시급…2023년부터 폐기물 부담금 부과
새마을지도자, 수거·선별·세척 등 아이스팩 순환사업 적극추진아이스팩 처리 ‘골머리’
코로나19로 식품류 배송과 배달 수요가 크게 증가한데다 점점 더위 지는 날씨 탓에 아이스팩 사용량도 급격히 증가했다. 신선식품이나 냉동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이스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2019년 국내 아이스팩의 사용량이 2억 개에서 올해는 3억 개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아이스팩 대부분이 고흡수성 수지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 폴리머 1%와 물 99%로 이뤄진 아이스팩은 뜯어서 물에 흘려보내면 수질 오염을, 매립하면 토양오염을, 소각한다고 해도 유해물질을 발생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흡수성 수지의 경우 물을 흡수하는 플라스틱으로 수분이 많아 소각이 어렵고 매립 시 자연 분해까지는 500년이 넘게 걸린다. 국내 생산량의 80%가 이런 종류의 아이스팩이다.
아이스팩 폐기 현황에 대한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약 80%가 종량제 봉투로 버려지고, 15%는 하수구로 배출되고 있다. 아이스팩을 안전하게 버리는 방법은 종량제 봉투에 통째로 버리는 것이다.
세 마리 토끼 잡는 아이스팩 재사용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애물단지’가 된 아이스팩의 재활용·재사용 방안과 관련된 사업계획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모아 재사용하는 ‘아이스팩 순환사업’은 환경보호와 자원 재활용,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갖는다.
서울 강동구와 영등포구, 송파구, 서초구, 경기도 부천시, 남양주시, 인천 서구와 대전 동구, 중구, 유성구, 남구, 대덕구, 충북 청주시, 충주시, 경북 포항시, 전남 목포시, 경남 창원시, 진주시, 김해시, 양산시, 제주 서귀포시 등 지자체에 마련된 수거함에 모인 아이스팩은 관내 식품업체, 전통시장 등 필요한 곳에서 재사용된다.
한편, 아이스팩은 젤 타입만 재활용이 가능하며, 물 타입 또는 오염·훼손된 것은 재활용할 수 없다.
시민주도형 플라스틱 Free
녹색연합은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 음식 주문량은 하루 270만 건에 이르며 플라스틱 일회용기는 최소 하루 830만 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폭증한 일회용 쓰레기의 심각성을 인지하는 시민이 늘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사회적관계망(SNS)에서는 ‘용기내 챌린지’, ‘용기내 캠페인’ 운동이 유행 중이다.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천 주머니, 에코백, 다회용기 등에 식자재나 음식을 포장해 오자는 것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회장 염홍철)도 지난해 12월 해양환경공단(이사장 한기준), 한국환경공단(이사장 장준영)과 환경보전 분야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비대면으로 체결했다.
업무협약의 주요내용은 △자원순환 및 폐기물 처리 업무 지원·협력 △생명운동 교육과 실천 확산을 위한 협력 △바다가꾸기 프로젝트 업무지원 및 협력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아이스팩 재사용 활성화 캠페인 추진 등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 줄이기 협력, 해양쓰레기 재활용 확대 협력, 바다 가꾸기 프로젝트 추진을 통한 연안정화 활동 강화 협력이다.
염 회장은 “환경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환경오염을 예방하고자 하는 작은 실천들이 환경운동이다”며 “작은 실천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새마을지도자들에게 관심과 성원을 보내 달라”고 전했다.
환경부, 아이스팩에 폐기물부담금 부과
아이스팩 사용량이 급증하자 환경부는 아이스팩을 포함한 고흡수성 수지 제품에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300g짜리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의 평균 판매단가는 105원. 친환경 아이스팩의 평균 판매단가는 128원인데 고흡수성 아이스팩에 폐기물부담금을 적용하면 199원으로 친환경 제품보다 비싸진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2022년도 출고, 수입분부터 적용돼 실제 부과는 2023년 4월쯤 이뤄진다.
기업참여 없다면 반쪽짜리 노력
다만, 아이스팩 재사용 확대 관련 조례안에는 기업 참여가 의무가 아닌 권고 수준이라 자발적인 참여에 의존해야 하고, 수거·세척·운반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아이스팩을 새로 만들 때보다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나 ‘아이스팩 순환사업’의 노력이 결실을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올해 초 하남시가 소형 아이스팩 100㎏을 수거해 세척과 소독을 거쳐 수요처까지 운반한 결과 아이스팩 1개당 약 500원의 비용이 발생해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인 100원보다 5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팩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재사용에는 1개당 500~1000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생산원가는 100~200원밖에 안 된다. 아이스팩을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게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얘기다.
또한, 대다수 기업이 광고 효과를 위해 아이스팩 포장재에 커다란 기업 로고를 새기고 있어 재사용과 재활용 모두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기업의 참여 없이는 반쪽짜리 노력인 셈이다.
아이스팩을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생각한 정부·지자체의 정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시민의 인식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안희선 기자 dream@saemaul.or.kr[새마을 현장활동]
전국 새마을지도자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 아이스팩 재사용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한 해 기준, 총 640여 명의 새마을지도자는 35만 3705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해 이중 9만 4035개를 지역 소상공인에게 무료로 전달했다.
◉ 부산 부산진구부녀회(회장 최정옥)는 지난 5월부터 5개 주민센터에서 수거된 아이스팩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세척·소독하는 ‘아이스팩 재사용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 대구 서구새마을회(회장 김동근)는 서구청(구청장 류한국), 한국환경공단 대구경북환경본부(본부장 진병복)와 7월부터 아이스팩을 모아 재사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 대전 대덕구부녀회(회장 심영낙)는 지난 5일 아이스팩 375개를 수거해 세척, 재포장해 오정동 백제수산에 전달했다.
◉ 대전 서구 둔산3동부녀회(회장 신미경)는 지난 12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아이스팩 500개를 수거, 세척, 건조해 관내 수산시장에 기증했다.
◉ 대전 유성구부녀회(회장 김명선)는 지난 7일 11개 동에서 꾸준히 수집해온 아이스팩을 세척한 후 아이스팩이 필요한 떡집과 정육점에 각각 500개씩 전달했다.
◉ 대전 동구 용운동부녀회(회장 육경자)는 지난 8일 가정에서 한번 쓰고 버려지는 아이스팩 300개를 수거해 세척한 후 관내 축산물도매센터에 전달하며 탄소중립 실천에 나섰다.
◉ 세종시새마을회(회장 윤대근)는 지난달 28일 시청 5층 세종실에서 폐합성수지 및 아이스팩 줄이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여기관은 한국환경공단 충청권본부, 세종시새마을회, 세종시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세종시회, 어스그린코리아㈜ 등이다. 각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가정과 사업장에서 버려지는 비닐류 폐합성수지 및 아이스팩의 저감·재활용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명예기자 송은순>
◉ 울산 남구 무거동부녀회(회장 정미경)는 지난 6일 관내 3곳에 아이스팩 재활용을 위한 수거함을 설치했다.
◉ 강원 속초시새마을회(회장 이영철)는 지난 20일 속초시자원봉사센터에서 아이스커피용 플라스틱 용기에 아이스팩 내장재와 모기퇴치용 오일을 첨가한 모기퇴치제를 만들어 관내 경로당과 어르신께 전달했다.
◉ 강원 횡성군부녀회(회장 원선자)는 지난 16일 횡성재래시장 내 시장조합 앞에 아이스팩 재활용 냉동고 ‘석빙고’를 설치했다.
◉ 충북 진천군부녀회(회장 이정심)는 지난 16일 새마을회관에서 젤 아이스팩 100개를 수거해 천연 아로마 원액을 첨가한 방향제 160개를 만들었다.
◉ 충북 충주시새마을회(회장 장상규)가 아이스팩을 모아 전통시장에 재사용할 수 있게 전달하는 생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협의회(회장 최영근)와 부녀회(회장 최숙자)는 지난 7일 자유·무학·옹달샘시장 등 3곳에 세척한 아이스팩 600개를 전했다.
◉ 경북 김천시 율곡동부녀회(회장 이서현)는 지난 6월 아이스팩을 세척·소독한 뒤 관내업체에 무료로 공급했다. 2020년 10월부터 현재까지 5000개 이상의 아이스팩이 수거돼 재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