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도전과 희망의 한해를 여는 첫 시발점은 오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다. 비록 스포츠 제전이긴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와 주춧돌이 될 게 분명하다. 30년 전에 열린 1988년 서울하계올림픽이 대한민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국가 경쟁력의 뒷받침 없이 올림픽 개최권을 획득하기란 매우 어렵다. 하계 및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가 세계적으로 드문 이유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한국은 동·하계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까지 3개 국제 대회를 모두 치른 국가가 된다. 이 3개 국제대회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6번째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달성하게 될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거의 엇비슷한 수준인 셈이다.30년의 시간적 간극이 있지만,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서울올림픽 개최 당시처럼 국제 정세가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북한이다. 차이가 있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북한의 불참 속에 치러진 대회였고, 이번 올림픽에는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한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남북단일팀이 구성되긴 했지만, 그 과정은 간단치 않았다. 특히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올림픽만 바라보고 힘들게 대회를 준비해왔던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 중 일부가 엔트리 제외나 출전시간 제한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남북 단일팀 구성이 국민적 감정을 상하게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국제적으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로 내몰린 북한의 김정은에겐 국제사회와 대화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더 많다. 따라서 ‘평창’이 ‘평화’의 상징어가 될지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물론 평창올림픽이 북한이 전부는 아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올 손님들에게 한국과 한국인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대회는 선수등록 마감일인 지난 1월 29일 현재 92개국 2천9백25명이 등록을 마쳐, 기존 최대 규모였던 ‘2014 소치 올림픽’을 뛰어넘어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는 대회가 됐다.그들에게 비치는 한국의 모습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경제적으로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오랜 역사만큼이나 아름다운 전통과 찬란한 문화를 가진 나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나라라는 걸 다시 한번 만방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어느 국제대회에서나 그렇지만 올림픽을 구성하는 주역 중 한 축은 평범한 시민으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은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한다. 올림픽 자원봉사자의 직종은 통역, 방송, 기상, 경기, 관중안내, 의료, 도핑 등 17개 직종으로 구성된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4만9천8백98명, 강원도에서 6천9백12명이 지원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 미국 등 1백45개국에서 1만2천5백47명의 외국인이 지원했다고 한다. 가히 자원봉사자 대회라고도 할 만 한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선 전국 2백10만 새마을운동 지도자와 회원들의 활약도 크게 기대된다. 서울올핌픽 당시 시민들이 조직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펼친 것처럼 새마을운동 지도자와 회원들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앞장서기로 한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연말과 연초에 전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가 가득하다. 제천과 밀양에서 잇따라 터진 화재도 그러려니와 미·중·일·러 등 주변 4대 강국과의 외교, 안보 문제 등도 앞길을 가늠하기 어려운 게 요즘 현실이다. 평창올림픽이 이러한 불안감과 우울증을 날려버리고 전 국민에게 활력소를 제공하게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