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새해를 맞이하여 소망을 성취하기 위한 새로운 결심을 했을 터이다. 특히 올해는 풍요와 행운을 상징하는 황금돼지해라 더 설레는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혹여 그새 결심이 지속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정작 첫날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까닭이다. 우리 고유의 명절 설날을 새해의 첫날로 기린다면 아직 세밑이다. 겨울 농한기는 조직적으로도 각종 교육과 회의를 통해 지난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결심을 하는 시기이다. ‘설날’을 앞두고 새해를 맞이하여 세웠던 자신의 결심과 새마을운동에 대한 결심을 다시 한번 새기고 다졌으면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계가 기적처럼 여기는 놀라운 국가 경제의 성장에도, 어느덧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습니다.”라고 지적하고 ‘사람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국가’를 해법으로 제시하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들자고 역설하였다. 이를 위해 “양보하고 타협하고 합의하며 함께 잘살아야 한다는 문화가 꽃피기를 희망”하였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는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성장지상주의와 시장만능주의에 파묻혀 경쟁과 효율, 결과 중시의 승자독식 사회로 치달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신뢰와 나눔·협동과 연대·공경과 배려’와 같은 사회적 자본은 소실되었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마저 해체되었다. 결과적으로 차별과 배제, 소외가 양산되었고 각종 사회적 갈등이 만연한 사회가 되었다. 다 함께 잘 살기 위한 공동체 운동인 새마을운동의 기본정신인 근면·자조·협동의 가치도 무한경쟁과 결과중심 사회에서 어느새 퇴색되고 말았다. ‘포용국가’의 성공을 위해서는 각종 법과 제도, 정책의 정비와 재정투입 등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다양한 수단들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신뢰와 협동’ 등 사회적 자본이 우선으로 형성되고 축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선도적 노력은 물론이고 우리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의식구조 또한 돌이켜 볼 일이다.지난해 12월 21일 한국농업법학회에서 개최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의 확산’을 주제로 열린 공동학술대회에 좌장으로 참석하였다. 이 자리에서 로디 엠브레흐츠(Lody Embrechts) 주한네덜란드 대사로부터 '네덜란드 농업현황'에 대한 기조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네덜란드는 연평균 일조량과 강우량, 기온이 우리나라보다 불리한 여건임에도 미국 다음으로 농식품 수출을 많이 하는 세계적인 농식품산업 강국이다. 로디 엠브레흐츠 대사는 네덜란드 농식품산업의 성공 요인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혁신, 정부와 조사연구기관 그리고 민간영역 간의 협력체계,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전 과정에서 통합관리체인 효율적 물류체계, 균형발전 등을 꼽고 각각에 대한 매우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필자가 주목한 것은 ‘균형발전’의 내용이었다. 그것은 ‘협동’없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것과 신뢰와 협동의 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네덜란드와 거의 같은 수준이나 마인드웨어 즉 사고방식에서 ‘협동’ 의식이 약하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네덜란드 농식품산업의 성공 핵심에는 자본과 기술뿐만 아니라 농민의 ‘협동’ 이 있었던 것이다. 이는 네덜란드 대부분의 농식품기업이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이 뒷받침한다. 2019년 올해는 새마을운동이 근면·자조·협동으로 절대 빈곤을 극복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인류와 뭇 생명을 살리는 생명·평화·공경운동으로 새로운 문명사회 건설을 위한 1차년도 3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첫해이다. 이를 위해 전국 조직역량을 모아 생명살림운동에 매진하기로 다짐하였다. 이 모든 일 또한 회원 간의 신뢰와 협동, 이웃과의 신뢰와 협동이 튼튼히 뒷받침할 때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