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급진전하면서 “국경 없는 무한경쟁”이란 용어가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 왔다. 무한경쟁의 시대는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라고 우리를 다그치며, 생활의 안정마저 위협하고 있다.
그 밑에는 새로워지지 않으면, 뼈를 깎는 변화가 없으면 낙오하고 만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도, 이번 정부의 ‘혁신’경제도 이런 절박함의 표현이다. 그런데 개인의 삶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도 혁신은 달성하기 힘들다. 많은 경우 실질적인 전략이 없기 때문이다.
필요는 발명(창조, 혁신)의 어머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인간은 대체로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궁핍하고,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해야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 필요와 간절함은 발명과 창조, 변화의 모태다. 하지만, 간절함이란 어머니만으로 혁신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아버지가 필요하다.
혁신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2019년도 한 달이 지났으니, 올해도 또 다시 실감한다. 신년맹세, 작심삼일. 변화하겠다는 결의와 맹세만으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와 혁신에서 중요한 것은 실천이며, 실천과 실천전략이야말로 혁신을 만들어낸다. 간절한 바람이란 어머니가 낳은 혁신의 아이디어는 세밀한 실천방안이란 아버지가 있을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혁신의 실천은 전략 없이는 불가능하다. 혁신의 전략은 어떠해야 하나? 세 가지만 살펴보자. 전략의 첫 번째 핵심은 구체성이다. 실천은 거창한 구호에서 나오지 않는다. 전략은 실행가능한 일을 찾는데 있다. 먼 미래가 아니라 앞으로 5분 동안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찾는데서 전략은 시작하며, 현실적인 작은 변화를 통해 큰 변화가 온다. 2019년에 자기 혁신의 제1과제를 ‘늘어나는 체중 관리=근육 강화’로 삼았다면, 여기서, 당장 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칙을 세우는 게 제일 먼저 해야 할이다. 음주 시 소주 1잔 덜 마시기, 식사 시 한 숟가락 덜 먹기, 매일 집에서 팔굽혀 펴기, 1주당 8km 걷기/달리기 등등.
전략의 두 번째 핵심은 소확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를 통한 행복감은 실천을 즐겁게 만든다. 실천의 목표치를 간단한 수치로 표현하고, 짧은 목표 기간을 정하라. 그리고 주변에 알려라. 목표를 달성하면 자랑하고 자축하라. 예컨대, 1개월에 몸무게 1kg 줄이기, 1개월 안에 팔굽혀 펴기 연이어 20회 하기 등을 정해 놓고, 달성 여부를 확인해라. 우리가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목표가 애매하여 중간 점검이 흐지부지해지기 때문이다. 설정한 목표를 정해진 기간에 달성했는지를 확인하고 즐기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뱃살은 줄고, 팔뚝 근육은 단단해져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전략의 세 번째 핵심은 함께하기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은 혁신을 실천하는데도 적용된다. 그런데, 아무리 소확행이 좋아도, 혼자 하다보면 지속하기 어렵다. 건강 다지기를 예로 든다면, 가족과 함께 하고, 동료와 함께 하라. 특히 조직 혁신의 예를 들자면, 같은 생각을 가진 혁신 역군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동료와의 협력이 있을 때, 혁신의 지속성이 확보될 수 있다. 함께 하기의 또 다른 측면은 내 몸에 익히기다. 살빼기=근육만들기가 내 몸에 익어야만, 우리 몸이 요요현상에 빠지지 않는다. 즉, 혁신이 습관화될 때 비로소 혁신은 완성된다. 조직의 경우에, 내 몸에 익히기란 혁신의 제도화를 의미한다. 혁신과 혁신과정을 규정화하여 지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혁신을 이어 갈 후계집단을 형성할 때, 혁신은 조직의 일부가 된다.
입춘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고 있다. 연초에 세운 결의를 실천하지 못하였다면, 새봄맞이 결의를 다시 해 보지 않겠는가? 구체적 규칙과 소소한 성과목표를 세우고, 동료와 함께 실행하며 당신의 결의를 확인할 수 있다면, 작심삼일의 겨울을 뒤로한 당신의 봄날은 새싹처럼 푸르고,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