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남반구에서 가장 큰 한인사회가 호주의 시드니에 있다. 약 반세기에 가까운 이민사에서 이제 10만 명 이상에 달하는 한인들이 현지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호주는 1970년대 초에 백호주의를 공식적으로 철폐하고 아시아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이면서 다문화사회를 추진해 왔다. 여기에서 한인들도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을 계기로 고유한 전통 민속놀이와 음식 등을 보여주는 축제를 개최해 왔다. 추석을 앞두고 한인회가 주최하는 축제를 비롯해 설날을 기념하여 한인상우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들이 지역별로 개최되는 행사에 참가하거나 독자적으로 한인사회의 존재를 부각하기 위한 삶과 놀이문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호주에서 최대의 한인사회가 형성되어 있는 시드니에서는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이어받는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시티 한인상우회는 월례 코리아 타운 청소운동을 하고 있으며 어번 지역 상우회는 지역의 환경개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 진우회는 파라마타 강변을 중심으로 비닐 수거 등 환경정비사업을 지난 10여 년간 월 1회 시행하여 오고 있다. 한인회에서도 이전에 원주민 마을을 방문해 원주민 지도자를 대상으로 새마을운동의 이념과 실행과정을 소개한 바 있다. 원래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소득증대운동이며 생활환경개선과 의식개혁이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호주 한인사회가 생업에 종사하는 한편으로 시내 한인타운과 지역 사회에서 뜻을 모아 환경을 깨끗이 하는 운동을 함으로써 한인사회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 지역사회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그 존재의의를 부각하고 있다.이와 같은 한인사회의 발전 외에도 호주와 한국 간의 관계를 정치,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정치 외교적으로는 6.25 참전국으로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정치체제상의 토대에 기초하여 양자적인 관계에서 뿐 아니라 APEC(아태경제협의체), G20, MIKTA(5개 중견국 협의체), ARF(아시아지역포럼)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호주는 북한의 핵문제 등 동북아의 안정을 저해하는 국제분쟁의 해결을 위해 적극 참여하여 왔다.두 번째로, 한국은 호주의 석탄, 철광석 등 광물자원과 소고기 등 농산물의 수출시장으로서의 중요성을 지니는 제4위의 무역상대국으로서 위상을 차지한다. 우리는 호주와 2014년에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여 경제관계를 격상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원자재를 호주로부터 수입하여 자동차, 전자제품 등 공산품을 호주에 수출하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제적인 면에서 한국의 제조업과 호주의 기초과학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호주는 의학, 화학, 전자 등 기초과학 분야에 선도하고 있고 우리는 응용과학에 앞서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사회도 이제 노동력 부족, 세계화 현상 등으로 중국, 동남아 등 국가로부터 다수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게 되면서 특히 농촌사회의 풍속도에 있어서도 점차 다문화현상이 나타나는 현실이다. 과거의 배타적이고 단일적인 문화가 서서히 이질적이고 포용적인 문화로 나아가게 되면서 정부의 정책이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다문화정책의 시행에 있어서는 호주와 같이 한때 백호주의를 시행하였다가 다문화정책을 적극 전개하는 나라의 정책을 참고로 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우리가 호주와 같이 초기부터 이민국가로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므로 그 역사적 배경이나 다문화의 기본내용은 다른 면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