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남녀지도자와 실무운동가들은 ‘화이팅!’이란 구호 대신 ‘화이통’을 외친다. ‘화합으로써 소통하자!’는 의미다. 소통을 중시하는 조직답게 지난 7월 초 중앙회와 연수원 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소통문화를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경청교육을 실시했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의사소통의 기초라 할 수 있는 경청에 대한 일반론과 구체적 방법론까지 생각할 좋은 기회였다. ‘경청 대화 어떻게 하는가?’라는 강의 중 2인 1조로 진행된 대화 실험이 특히 흥미로웠다. 두 사람이 등을 돌린 상태에서 한 사람이 색종이를 어떻게 몇 번을 접을지, 어느 부분을 잘라낼지 설명하면 다른 사람이 그 말대로 따라서 하는 단순한 실험이었다. 실험이 끝나고 두 사람의 색종이 모양을 비교해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의 색종이가 만들어졌다. 가까이에서 단둘이 단순하게 나누는 대화에서도 정확한 의사전달이 어렵다는 걸 체험할 수 있었다. 당연한 결과라는 듯 강사는 ‘적극적 듣기’와 ‘적극적 듣기 확인’을 강조했다. 실험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의 정확한 설명도 중요하지만 듣는 사람이 정확하게 들으려는 노력,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질문해서라도 정확하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문득 ‘복명복창(復命復唱)’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적어도 ‘경청 대화 어떻게 하는가?’ 강의내용은 복명복창이라는 한 단어로 축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군대의 경직된 복명복창에 부드러운 질문을 곁들인 ‘질문형 복명복창’을 적용하면 거부감도 줄어들고 효과적인 경청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예를 들면 “공격개시시간은 8월 20일 06시다”라는 명령을 받으면 “예, 8월 20일 06시에 공격을 개시하겠습니다”라는 식이다. 이를 통해 명령과 지시가 정확하게 전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영수씨, 회의시간이 길어질 것 같은데 참석자들에게 물 한 잔씩 드리면 좋겠네요.” “네, 알았습니다. 냉수 한 잔씩 준비하는 게 좋겠지요?”“아니요, 더운 날씨에 냉수를 마시면 갈증이 더할 수 있으니 따뜻한 물이 좋을 것 같아요.” 상사의 지시를 생각 없이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곁들인 ‘질문형 복명복창’과 상사의 명확한 지침으로 시행착오를 줄인 작은 경청 대화의 사례다. 경청과 적극적 듣기, 복명복창의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질문형 복명복창의 사례라 할 수 있다.질문형 복명복창의 문화를 정착시키려면 다음 두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가장 먼저 요구되는 것은 열린 마음으로 경청 대화를 하겠다는 상사의 마음가짐이다. 아래 직원이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고 질문이 있는지 묻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하찮은 질문과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시를 받는 사람의 용기도 필요하다. 상사에게 질문하는 것을 결례라고 생각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지시하는 사람과 지시받는 사람은 ‘업무수행의 동일체’라는 마음을 갖는 게 필요하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업무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나 지원이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질문하고 요구해야 한다. 지시한 사람과 대면할 기회가 적을수록 더욱 용기를 내야 한다. 이웃과 동료의 이야기뿐 아니라 뭇 생명과 지구의 이야기도 잘 들어야 한다. 지구가 몸살을 하며 ‘나 많이 아파! 더는 괴롭히지 마!’라고 말하면 ‘그래 지구, 너 많이 아프구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주면 되겠니?’와 같은 질문형 복명복창을 하고 병든 지구를 소생시킬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사람끼리만의 ‘파이팅’이 아닌 뭇 생명, 지구생명과도 ‘화이통’해야 할 운동가들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