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공동체의 평화, 우리 사회의 평화는 기본이고 우리가 모두 한결같이 소망한 것은 ‘남북의 평화=민족의 평화’였습니다.제가 보기에 올해 전개되고 있는 남북의 평화는 남북분단이래 ‘두 번째의 기회’인 것 같습니다.1945년 해방과 남북분단 이후 전쟁, 극심한 대결과 경쟁은 1990년대에 이르러 커다란 변화를 겪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세계의 평화대제전으로 치르고 대한민국은 안으로 민주화의 진전, 산업화의 획기적 전진을 함께 성취해 나갑니다. 밖으로는 1980년대 말부터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해체되고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소련이 해체되고 독일이 통일되고 세계는 미국의 주도권이 압도적으로 전 세계에 관철되는 지구촌시대가 시작됩니다. 이런 안팎의 환경에서 대한민국과 중국, 소련과의 외교관계 수립으로 발전하고 남북 간에는 남북 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존질서로 발전합니다.그 바탕 위에서 김대중 정부는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을 합의하고, 그 연장 선상에서 노무현 정부가 10·4공동선언을 이끌어 냅니다.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하고 강대국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급급하면서, 남북의 공존과 평화는 휴짓조각이 되고 다시 극심한 대결의 시대로 회귀하였지요.그러다가 올해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이 세 번, 북미정상회담이 한 번 그리고 다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방문이 약속되고 제2차 북미회담이 성사단계에 이르렀습니다.분단과 대결의 73년 역사에서 하늘이 주신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려, 민족의 평화를 뿌리내리게 하고 공존 공영하다가 결국은 민족의 하나 됨(=통일)까지 가야지요.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화합’입니다. 김정은을 믿을 수 있느냐? 미국의 군·산복합체들이 한반도 평화를 달가워하겠느냐…? 온갖 걱정과 불신이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번의 평화는 정말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이다. 김정은이 예뻐서가 아니라 북한체제가 유지되려면 남북의 평화가 필수이다’ 등등 대단한 낙관과 소신도 있습니다.저는 여기서 이것이 옳다, 그르다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제가 강조하는 것은 모처럼 조성된 평화분위기를 남북 간의 확고한 평화로 뿌리내리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와 준비에 대한 것입니다.우리 내부가 평화를 합의하고, 튼튼하게 뒷받침하고, 정성을 다할 때 남북관계에서도 국제관계에서도 ‘주동적인 힘’이 나올 것입니다.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 것인지 잘 분별해야 합니다. 엉터리 가짜 뉴스나 감정적인 주장에 우리 사회가 갈라지거나 속아 넘어가면 안되겠습니다.정말로 누가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민족의 평화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도움되는 것인지? 깊이 있게 생각하고 분별해 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정신’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입니다. 나 스스로 우리 사회와 나의 인생에서 내 생각과 말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있는가? 우리 대한민국의 힘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대한민국은 내부가 좀 시끄러워 그렇지 ‘괜찮은 나라’입니다. 경제력은 세계 12위이고 종합군사력 역시 세계 12위입니다. 문화의 힘도 한류로 불리는 세계적 진출을 보면 우리 민족의 가능성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스스로 작게 보고 강대국을 너무 크게 보는 오래된 잘못된 습관성 사대주의 비슷한 것입니다.내부를 튼튼히 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경청하고 배려하고 큰일을 위해서는 작은 견해차나 실수를 덮어주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큰마음으로 북한을 안아 함께 큰일=민족의 평화를 이루어야 합니다.올해와 내년까지 우리는 남북의 평화를 소중히 보듬어 안아,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잘해서 북한도 그리하도록 하고 4대 강국도 그런 현실을 수긍하도록 하는 것! 우리가 해내야 하고 해 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