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제24대 정성헌 신임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선출됐다. 새마을운동신문은 특별 인터뷰를 통해 신임 회장의 주요 활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주요 내용을 정리해 게재한다. <편집자 주>
먼저 제24대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을 직접 경험하셨고, 곁에서 바라봤던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A. 1970년대는 인류사에서 제일 중요한 시기다. 인류의 총 공급이 총 수요를 넘어선 연대이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는 점은 엄청난 생산력 향상으로 공해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1970년대 공해문제, 1980년대 환경문제, 1990년대 생태계문제로 악화됐는데, 나는 총괄적으로 생명의 문제라고 생각한다.한국은 1970년대 남북 대결구도 속에서 국제적으로는 냉전체제, 즉,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경쟁이 격심할 때다. 국내적으로는 아주 빠른 속도로 농업국가에서 산업화, 중공업국가로 바뀌는 시대였다.이런 역사적 조건에서 새마을운동이 시작됐다. 당연히 그 당시는 절대 빈곤 상황에서 ‘잘 살아보자’라는 것이 전 국민적 염원이었다. 새마을운동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마을단위로 펼쳤지만, 조직 체계를 가진 운동은 아니었다.그때는 모든 사람이 가난해서 잘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열심히 일을 했고, 마을회관을 짓고자 개인 땅을 기부하는 등 희생정신이 왕성했다.그동안 한국DMZ평화생명동산, 한국가톨릭농민회, 우리밀살리기운동, 남북강원도교류협력협회 등 다양한 운동을 이끌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히 그동안의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A.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은 2009년 9월부터 세계 유일의 분단지역인 DMZ 일원에서 평화·생명 통일 교육운동을 하는 곳이다.‘남북강원도교류협력사업’은 1998년 당시 김진선 강원도지사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남북강원도의 관계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실질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산분야에서는 2001년부터 2004년 사이에 북한쪽 고성 남강과 안변 남대천에 연어치어 2백5만 마리를 방류하고, 2003년에는 안변에 연간 5백만 마리를 생산할 수 있는 연어부화장을 건립했다. 이어 2008년에는 하루에 1톤 생산 가능한 양어사료공장도 만들었다. 농산림분야에서는 금강산 등 2억1천4백87만6천33㎡에 솔잎혹파리, 잣나무 넓적잎벌레 등 산림 병해충 공동 방제사업을 진행했다.‘우리밀살리기운동’은 1991년 5월 ‘제2의 식량인 우리 밀을 살리자’라는 구호로 시작했다. 3년 동안 15만 8천 명이 38억을 모아준 덕분에 운동은 성공했지만, 고금리와 외환위기 등으로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해인 1991년 69만4천2백14m²에서 약 56만kg을 생산했고, 1995년에는 2천2백40만kg으로 급증했다. 국민운동으로는 대단한 참여가 있었지만, 소비확대에는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가톨릭농민회’는 1966년 결성되어 농민운동의 총본산 역할을 했고, 6월 항쟁 이후 작은 가농운동, 유기농업 중심의 도시농촌 공동체운동으로 바뀌었다.생명과 평화, 공경의 공동체를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새마을운동중앙회장으로 전국 2백10만 새마을지도자, 회원들과 함께 어떻게 새마을운동을 펼쳐 나가실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A. 운동은 그 시대의 가장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행위이다. 지금 인류는 생명의 위기다. 인류가 현재의 대량생산소비체계, 화석연료 의존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번 세기 안에 인류의 50% 이상이 죽을 것이다. 생명 살리기 문제가 가장 절실하다. 1970년대가 가난극복이라면 이제는 인간과 생명체가 살아남는 조건 만들기이다. 현 단계 최고의 운동은 생명 살리기 운동이다. 새마을운동이 해야 하는 생명살림의 과제를 농촌과 도시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불, 물, 식량 등 3대 생명자원을 아끼고, 효율을 높이고, 대안 에너지(풍력, 수력, 바이오매스 등)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요컨대 ‘어떻게 하면 불=에너지를 줄이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이것이 우리의, 인류의 절대 과제이다.무엇보다 알아야 한다. 생명 살리기 운동은 좋은 시민 되기 운동이다. 학습운동을 통해 사실을 알고 실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사람은 아는 만큼 관심을 갖고, 관심을 갖는 만큼 아끼고, 아끼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변화된다. 교육운동이 제일 중요하다. 지혜와 지식과 정보를 통합하는 새마을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열린 학습운동이 필요하다.가족공동체를 회복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 『우리의 지혜와 지식을 다해야지, 돈만 바라보면 안 된다. 깊이 생각하고 원칙을 잘 세워야 한다』 우선 1주일에 한 번이라도 가족 3대가 모여 밥을 같이 먹어보자. 아무리 복지제도가 발달해도 외로움은 어쩔 수 없다. 같이 살면 경제적 이익이 보통이 아니다. 또한 밥상머리 생활교육도 효과적이다. 현실적 실천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을 생명의 땅으로 만들려면 시민과 함께 새마을지도자들 역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전국 2백10만 새마을가족들이 실천하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A. 대전환을 해야 한다. 몇 가지 소소한 것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생각도 생명의 세계관으로, 생활도 생명 순환적 생활로, 사회구조도 생명의 사회구조로, 문명도 적정한 생명의 문명으로 바꿔야 한다. 그것을 어떻게 현장에서 실천할 것인가는 아주 쉽게, 구체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는 돈도 많이 벌고, 이웃과 우애 있게 살며,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고 자식들도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이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하고 자원을 많이 써야 하는 사회로 생활습관이 바뀌었다. 이렇게 인간의 욕망을 실현하며 살다 보니, 지구 자체가 망가져서 인간이란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조건으로 바뀌고 있다.이제 우리가 제대로 살려면 대전환을 해야 한다.인간이 살려면 3대 생명자원, 즉 불과 물, 식량자원을 아끼고 순환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절약이 우선이고 대안 동력인 자연에너지 특히 태양광과 물을 잘 활용하고, 효율을 높이고 절약하는 방법을 현장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찾아서 실천해 보자.쉽게 이야기하면, 불을 줄이면 얼마만큼 행복해지는가이다. 이런 것이 습관이 되고, 산업화 돼야 하고, 농민들도 협동하여 생명 순환 유기농으로 바꾸고, 도시에서는 생활협동운동으로 유기농산물을 직거래할 때 우리가 건강해지고, 농촌도 건강해지고, 땅이 살아나는 것이다. 실천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본격적으로 더 잘하려면 이러한 방법을 널리 알리고, 생각을 바꾸고, 교육을 바꿔나가야 한다. 집에서부터 밥상머리교육으로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는 식습관 교육부터 시작하고 모든 교육에서 생명공동체를 강조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실천방법은 이런 것이다.마지막으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이 고조되고,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새마을운동은 매번 큰 역할을 해 왔습니다. 전국 새마을가족들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A. 지금 우리나라는 급속한 성장 탓에 화석연료를 너무 많이 썼다. 이 때문에 한반도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파괴되고 있다. 현장 지도자들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생명살림운동을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뭇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의 밥상 운동을 전개하고, 3대 생명자원을 아끼자. 각자 지역 실정에 맞는 생명살림운동을 지도자부터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노력할 테니, 여러분도 노력해 달라. 우리 조직 역시 그런 조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 지도자 여러분의 어깨에 우리나라의 장래, 인류의 장래가 달렸다. 스스로, 함께, 꾸준하게 개인변화와 사회변화를 함께 이루어 가면서 생명살림운동을 생활화하자.정리=정찬건 기자 ckjung@|사진=정은영 기자 chey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