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긴 장마, 폭염 등과 같은 현상들은 인간의 욕심으로 파괴된 지구와 자연으로부터의 역습이 아닐까. 기후위기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정성헌 중앙회장은 비대면 시대에 맞게 지난해 12월 아프리카tv 채널(BJ망치부인 이경선)에서 이병한 교수와 함께 생명살림에 관한 온라인 대담을 진행했다. 내용을 발췌·정리한다.<편집자 주>
|
정성헌 회장 “이 시대의 절실한 새마을운동은 생명살림운동”
이병한 교수 “생명 중시하는 생산·유통·소비의 구조 변화 필요”
진 행 자 “소비방식의 변화야말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구조”
BJ망치부인(이하 진행자) : 오늘 ‘생명평화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과 ‘유라시아 견문’의 저자 이병한 교수를 모셨다. 먼저, 현재 새마을운동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면.
정성헌 회장 : 새마을운동은 1970년 근면·자조·협동의 기본정신으로 잘 살기 운동을 했다. 이전에는 근면·자조·협동이 중요했다. 지금은 이를 기본자세로 두고 생명·평화·공경의 공동체 건설을 위해 2018년 생명·평화·공경운동으로 대전환했다. ‘2019 전국지도자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새마을지도자는 공무원증이 없는 공무원”이라고 격려했다.
새마을지도자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다.
생명살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아끼는 것이고, 일회용품을 안 쓰는 것이다. 경남 함안군새마을회에서는 2018년 사업에서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참석자들에게 미리 개인 컵을 지참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렇게 바로 실행에 옮기는 조직이 새마을이다. 새마을은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이다. 코로나19, 수해복구현장 등 국가재난상황에 언제나 앞장서는 것이 새마을지도자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연인원 약 53만 명이 방역활동과 마스크 제작, 손소독제 나누기 등으로 확산 방지에 큰 힘을 쏟았다.
봉사활동은 좋다. 그러나 봉사만으로는 세상을 못 바꾼다. 새마을이 제일 잘하는 봉사활동 토대 위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생명살림운동이 결합돼야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새마을운동이 된다.
진행자 : 이병한 교수님은 정성헌 회장님과 알고 지내신 지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짧은 기간에 존경심이 커진 이유가 따로 있다면? 그리고 생명평화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신다면.
이병한 교수 : 새마을운동은 1970년대 잘 살기 운동으로 시작했다. 회장님께서 새마을운동의 수장을 맡으신지 2~3년 사이에 새마을운동은 생명평화운동으로 대전환해 실천하는 조직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리더십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것은 그냥 말로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체화돼 있어야 하는데 새마을 분들이 보고 배우는 것 같다. 그런 내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자연물도 사람과 같은 권리를 누리는 나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왕가누이 강, 타라나키 산이 그 예이다. 왕가누이 강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간의 지위’가 부여된 자연물이다. 해치거나 더럽히면 사람에게 한 것과 똑같이 처벌받는다. 뉴플리머스의 타라나키 산은 뉴질랜드 최초 법인이 된 영산이다. 이렇게 점점 자연을,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정성헌 회장 :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잘하기 위해서 경기도교육청, 공공서비스노동조합총연맹, 산림청, 춘천시 등과 같은 다양한 기관·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기도교육청과 맺은 업무협약의 주 내용은 도내 3천4백 개 학교에서 나무 3천4백만 그루와 양삼을 심는 것이다. 한살림 수도권 지역대표들과도 교육과 양삼심기를 함께 하기로 했다.
진행자 :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생명·평화·공경운동으로 대전환하고, 교육장도 조성한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면.
정성헌 회장 : 기존 새마을연수원은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운동을 새마을지도자에게 교육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생명사회다.
물·불·식량을 가능한 자급하고, 순환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생명사회다. 2030형 생명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교육장 23곳을 연수원에 조성했다.
교육장에는 유기농업과 태양광을 결합한 ‘아사달 유기농태양광발전소’, 성인 1명이 사용하는 물의 양으로 채소를 재배하는 ‘아사달 절수형 온실농장’, 숯가마, 음식물을 처리해주는 ‘동애등에 사육장’ 등이 있다. 생명살림운동은 단순하다. ‘하늘이 죽어간다, 물이 죽어간다, 땅이 죽어간다’, 하늘과 물, 땅이 죽어 가는데 사람이 어떻게 살 것인가. 살리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환경운동을 넘어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 전체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살림운동을 해야 한다.
1·2·3운동은 유기농태양광발전소 건립, 나무·양삼 심기, 에너지(화석연료)·비닐, 플라스틱·수입육고기 30% 줄이기이다.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로 인해 지구를 가열시킨다.
메탄은 열을 붙잡아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강하다. 소 1마리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자동차 4대가 내뿜는 것과 맞먹는다. 우리가 만약 고기를 반으로 줄인다면 개인의 건강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지구 고열증 해열이 상당히 될 것이다. 3감운동과 관련된 사업들은 대부분 대자본을 가진 기업들이 많이 한다. 그래서 산업 자체를 바꿔야 한다. 생명 자체가 생명산업과 평화산업으로 가야 우리와 지구가 살아남는 것이다. 이것이 시장을 성화(聖化)하는 것이다.
이병한 교수 : 보통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유통-소비의 순환구조이다. 이런 구조의 전면적인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생명문명으로 나아갈 수 없다. 자본은 미래 산업을 하는 스타트업과 같은 곳에 흘러가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자본이 돌면서 산업구조가 선순환되고, 생명도 살아날 것이다. 그런 고리를 만들면 시장이 성화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진행자 : 요즘에는 예술작품을 시장바구니에 그려 넣기도 하는 등 패션 아이템처럼 나온다. 이런 것들을 쓰면서 일회용품을 하나씩 안 쓰는 것이 우리의 삶, 더 나아가 지구 전체를 바꾸는 것이다. 가령 배달음식을 주문할때 ‘일회용품 거절’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수요가 증가해 자본이 환경산업 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생명평화산업은 소비자, 생산자와 지구가 하나가 돼,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서로에게 이익이다. 다음으로 평화와 공경운동은 무엇인가.
정성헌 회장 : 대개 평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한 차원 높여 평화를 추구해야 겨우 평등이 된다. 평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의 평화다. 그다음 나와 너, 우리, 가족공동체, 학교공동체, 산업현장, 남북의 평화 등이 있다. 궁극적인 평화는 사람과 자연의 평화이다. 평화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과 같은 평등이 아닌 더 좋은 차원의 평등이 될 것이다.
동학의 가르침 중에 경천, 경인, 경물이 있다. 새사람이 되려면 하늘과 사람과 물건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 대전환이라는 것은 새하늘, 새땅, 새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새사람이 되지 않으면 새하늘 새땅도 만들지 못한다. 물건을 공경한다면, 쓰레기 문제는 차원이 다르게 변할 것이다.
진행자 : 우리가 어떤 사회운동을 하고, 좋은 방향으로 많은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런 주장을 실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가. 깨어난 시민이 어떠한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냐가 중요한데, 그 속에서 생각했던 것이 ‘평화’였다.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진정한 평화운동은 생명운동과 결합할 때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평화와 생명운동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이상적인 사회가 아닌 우리와 가까이 있는 먹을거리, 생활소비 패턴 이런 것들이 생명평화운동으로 실행될 때 그것이 전 지구적인 생명운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오늘 받은 깨달음이다.
정성헌 회장 : 지금은 기후위기와 생명의 위기가 전면화된 시기이기 때문에 생명의 가치가 절대가치라는 생각으로 삶 속에서 생각과 생활을 바꾸면 큰 힘이 나올 것이다.
어려울수록 근본을 들여다보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있다. 살면서 근본적인 것을 가끔 생각하고, 근본과 기본과 현실을 꿰어서 같이 생각하는 버릇이 들 때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성공은 못 할 지라도 실패는 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