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물과 백두산이…’만 듣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곡, 바로 애국가다. 최근 애국가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화두로 삼은 책이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에서 발간한 문화운동가 임진택의 저서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316쪽)이다.
저자는 1970년대 이후 마당극 운동을 펼친 연출가, 소리꾼이자 문화운동가이다. 전통에 바탕을 둔 판소리에 시대와 역사를 담아내던 그가 애국가를 둘러싼 논쟁을 조명하는 책을 펴냈다.
지난달 29일 인사동 창작판소리연구소에서 만난 그는 참회 같은 고백으로 말문을 열었다. “평생 가장 많이 부른 노래가 애국가다. 그런데 이 책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애국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어 그는 “30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책이다. 사실과 진실을 따라가며 집필한 이 책으로 애국가 바로잡기 운동의 권위를 세우고, 설득하고, 나라를 바꾸고 싶었다”라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애국가는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해방 이후에도 국가의 공식 행사마다 불리며 그 역할을 다해 왔고 현재 ‘국가(國歌)’로서 자리 잡고 있다. 먼저 이 책은 애국가에 관한 여러 논쟁을 모았다.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를 재추론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흩어져 있던 연구 자료를 하나로 모아 비교·분석해 일목요연하게 재구성했다.
특히 애국가 작사자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논증은 매우 독특하다. 기승전결의 이야기 틀을 만들어 상황과 시간, 장소, 인물들을 교차·편집해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듯 문체를 구사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주제와 사안을 균형감 있게 조망하고, 새로운 관점의 가설을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애국가의 작사자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미상(未詳)이다. 학계에서는 안창호 작사설과 윤치호 작사설이 오랫동안 대립해왔다. 안창호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증언 채록과 숨겨진 비화, 소홀히 흘려진 일화 등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듯 무척 흥미진진하고 새롭다.
저자는 책 발간 이전부터 애국가 바로잡기를 위한 여러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문화운동가로서 시대적 과제를 애국가 바로잡기 운동으로 풀어가고 있으며 이 책을 교본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애국가는 국가의 형성과정에 기여한 노래이다. 따라서 한 국가의 건국, 혁명, 통일, 체제의 총체이기도 하다. 새마을지도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애국가를 바로잡는 진정한 문화운동으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애국가 바로잡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021년, 해방 이후 75년이 지났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애국가 논쟁의 지점을 짚어보고, 그 논쟁이 시사하는 바를 들여다본다면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의 역사적 사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