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새마을운동을 놓고 말이 많다. 우리 국민은 새마을운동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자기의 경험세계로 한정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특히 새마을운동이 추진되었던 당시의 정치상황과 새마을운동의 실제 추진과정을 혼동하여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실제와는 다르게 인식하는 성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의 새마을운동 경험에 대한 국제사회에서의 평가는 대단히 높다. 한국 새마을운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큰 관심에 편승하여 우리 정부도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구촌새마을운동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를 통해 우리 새마을운동의 진정한 가치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지울 수 없었다. 이제까지의 지구촌새마을운동에 대한 반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새마을운동 경험을 국제사회에 전파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였다. 다른 개발도상국에서 우리의 새마을운동 경험을 적용하기 위한 요청이 있었던 것은 20세기 후반부터이다. 그러나 우리는 새마을운동 접근방식의 독특한 비교우위를 도출하지 못한 채 UNDP, OECD와 같은 국제기구의 기존 공적개발원조(ODA) 틀에 맞춰 새마을운동 경험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새마을운동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 표준’, ‘선진국 수준’을 모방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둘째, 새마을운동에 대한 성과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흔히 새마을운동 성과는 초가집을 없애고, 마을 길을 넓히며, 소득을 증대하는 것쯤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시설 개선은 재정투입에 대한 산출물(output)이지 성과(outcome)가 아니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새마을운동의 성과는 오늘날 발전현상을 설명하면 사용되는 협치(거버넌스), 사회적 자본, 지속가능성 등 세 가지 핵심용어에 있다. 이러한 새마을운동의 산출물과 성과에 대한 혼동이 그간 지구촌새마을운동 실패사례의 원인이다. 셋째, 새마을운동 추진과 관련한 공공부문 특히 정부의 역할에 대한 오해가 컸다. 새마을운동은 초기부터 철저하게 현장 중심으로 추진되었다. 정부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주민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환경을 만들고 약간의 지원만 했을 뿐 ‘무엇을, 어떻게’와 관련한 문제는 주민 스스로 결정에 맡겼다. 이러한 공동체 형성을 통한 새마을운동 접근방식은 주민들의 주도권과 공동이익에 대한 책임감을 배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 지구촌새마을운동의 추진방안은 새마을운동의 본질에 입각한 비교우위 장점을 살려 나가야 한다. 우선 앞으로 지구촌새마을운동은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의 사업’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지구촌새마을운동을 기존의 ODA 접근방식과 평가의 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기존 ODA 분석 틀은 일정기간 투입 원조액의 산출물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서 새마을운동의 성과를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 셋째, 지구촌새마을운동은 한국의 전문가가 주도해서는 안 되고, 현지 전문가를 통해 전파되어야 한다. 문제는 현장에 있고, 해법도 현장에서 나와야 한다. 따라서 지구촌새마을운동은 이러한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현지 주민들의 문제인식과 의사결정으로 실천되고 현지 전문가들에 의해 평가, 전파되어야 한다. 그렇게된다면 우리의 새마을운동 접근방식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ODA 패러다임을 보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