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기후위기지난 16일 기상청은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중부지방의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6월 24일 시작해 54일째 이어지던 중부지역 장마가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하며 끝이 났다. 2013년 49일을 넘어선 기록이다. 앞선 제주도의 올해 장마도 49일 간이나 이어졌고, 남부지방도 38일 간 장마가 이어졌다. 긴 장마가 끝나면서 전국에 내려진 폭염 경보. 아프리카에는 사상 최대 가뭄 피해가, 시베리아와 호주, 유럽에는 역대 최고 폭염, 북미에는 역대 최대 허리케인 피해가 발생했다. 기후변화는 더욱 더 심각해지고 있다. 산불, 태풍, 홍수 등은 해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 10년 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넷제로(Net Zero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수준으로 줄이지 않으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도 증가할 것이다. 전 세계는 지금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대기오염으로 연간 7백만 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고, 사용할 전기가 부족한 에너지 빈곤층이 약 8억4천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해결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환경·경제 살리는 신바람 <풍력> 풍력은 자원 고갈 없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원이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산이나 바다 등에 설치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육상풍력은 터빈(고속회전기계)의 대형화로 소음, 설치 및 운반 어려움, 시각적인 위압감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 이런 점을 없애기 위한 대안으로 해상풍력발전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 전 세계 해상풍력은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2019년 말 기준 29.1GW가 설치됐다. 일본, 대만도 해상풍력 확대를 추진해 2030년에는 1백77GW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 중 영국은 세계에서 해상풍력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해 온 나라이다. 북해 유전의 고갈에 대비해 에너지 자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고 그 핵심이 바로 해상풍력이다. 섬나라인 영국은 영해가 넓다는 장점을 살려 가까운 바다와 먼바다까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의 규모를 키웠다. 그 결과 2015년 발전용량 기준으로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량의 57%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영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해상풍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재생에너지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40년부터 발전량 기준 유럽의 1위 에너지원은 해상풍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상풍력은 높은 잠재량, 대규모 단지 개발 가능, 낮은 환경영향, 높은 이용률(30~50%) 등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제조업(조선, 기계, 철강). 건설업(전기, 토목)과 연계성이 크고, 고용 유발 효과가 커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8.7GW)로 확대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2017년 12월)을 세우고, 그 중 12GW를 해상풍력으로 대처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내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은 총 1백24.5MW로, 탐라(30MW), 영광(34.5MW), 서남해 실증단지(60MW) 등이다. 2030년 12GW 목표 달성을 위해 전북 서남권, 신안, 울산, 제주, 인천 등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제주 탐라 해상풍력발전국내 최초 대형 해상풍력발전 단지로, 2017년 9월 첫 운전을 시작했다. 탐라 해상풍력은 제주시 한경면 일대 해상에 설치됐다. 국산터빈, 단지설계, 설치 등 전 과정에 국내 기술이 적용됐다. 연간 발전량은 85GWh로 제주도민 약 2만4천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약 3천여 명의 고용 창출 및 발전지원금을 통한 관광단지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지역과의 상생협력 최초 사례로 꼽힌다. 어족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해상풍력 구조물의 인공어초 역할로 어획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전남 영광풍력발전전남 영광군 백수읍 바닷가에 79.6MW 규모 풍력발전소가 설치돼 2019년 4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영광풍력발전소는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과 육상풍력이 복합적으로 조성된 곳이다. 2019년에 설치된 풍력 터빈 수는 모두 35기로, 육상 17기, 산지 3기, 해상 15기가 들어섰다. 해상에 설치된 15기는 바다 한가운데가 아닌 백수읍 해안가에 들어섰지만, 관련 규정에 따라 해상풍력으로 인정받았다. 이 지역은 바다에 인접해 있던 버려진 땅이었다. 서남해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국내 최대 해상풍력단지로 바다 위에 1백 미터 높이의 거대한 해상풍력발전기 20기가 돌고 있다. 전북 부안 격포항에서 18.5km, 고창 구시포항 앞바다 9.6km 지점에 지어진 서남해 해상풍력단지는 지난 2011년부터 짓기 시작해 올해 1월부터 상업용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전력량은 60MW 규모, 연간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지금의 실증단계를 거쳐 시범단계와 확산단계까지 거치게 되면 연간 2.5GW(원전 2.5기에 준하는 전력)를 생산하게 된다. 앞으로 전남 1백70만 가구가 1년 간 쓰고도 남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달·물의 힘으로 만드는 에너지 <조력>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은 자연에서 생성되는 재생에너지이자,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그린에너지이다.조력발전은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 때 발생하는 외해(육지와 인접하지 않는 넓은 바다)와 내해의 수위차를 이용해 수차발전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달과 물의 힘으로 만드는 청정에너지인 만큼 자원 고갈 걱정이 없는 에너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없고 고갈되지 않는 바닷물을 이용한 전기 생산이 가능해 온실가스 감축 해법으로 꼽히고 있다. 발전 시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으며 발전량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조력발전은 해양에너지에 의한 발전 방식 중 가장 먼저 개발됐다. 조석이 발생하는 하구 혹은 만을 방조제로 막고 발전기를 설치해, 밀물 때 해수가 들어오면 수문을 열어 방조제 안에 물을 가득 채운다. 그 후 간조가 되면 다시 수문을 열어 가두었던 물을 일제히 방류한다. 이때 물이 한꺼번에 방류되면서 발전기 터빈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원리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시화호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설비용량과 청정에너지 생산을 자랑한다. 건설기간은 약 7년이며, 2011년 8월부터 현재까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시설용량은 2백54MW이며 수차발전기 10기와 수문 8문을 갖추고 있다. 발전이 이뤄지는 곳인 수차부에는 수차발전기가 설치돼 밀물 때 발전을 담당한다.수문부에서는 수문을 열어 시화호의 물을 바다로 배수한다. 조석에 따라 하루 4번 개폐조작을 통해 물을 바다로 방류한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밀물 때 수위차(최고 9.16m)를 이용하는 단류식 발전 방식이며, 연간 발전량은 5백52GWh로 소양강댐의 1.6배이다. 인구 50만 규모의 도시 가정에 전기 공급이 가능한 전력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청정에너지 개발로 31만 5천 톤의 이산화탄소발생 감소 효과가 있었다. 이는 소나무 6만 8천 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대체에너지 개발로 약 86만 배럴(약 13억6천여 리터)의 유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 또한 해수유통으로 외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화호 수질이 개선됐으며, 주변 지역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연간 1백50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조력발전소를 운영 중인 국가는 한국 외에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중국 등이며, 조력발전소 건설이 가능한 지형을 가진 21개국 중 현재 개발 검토 중인 곳은 11개국이다. 전 세계는 지금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려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에너지와 같은 청정에너지 개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