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약력]1949년 경남 고성 출생으로 2007년 시집 『당신이 있어』로 등단하여『흔들리는 것들에 눈 맞추며』(들녘, 2009), 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민들레, 2015), 지상에서 돋는 별』(중명, 2018), 신령한 짐승을 위하여』(한살림, 2018) 등 5권의 시집과 『밥의 위기, 생명의 위기』(종로서적, 1994),『살아남기, 근원으로 돌아가기』(두레, 2000),『나는 늙은 농부에 미치지 못하네』(이후, 2007) 등의 산문집이 있다.시집『신령한 짐승을 위하여』으로 제 8회 녹색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 전국귀농운동본부 이사장, 녹색연합대표, 녹색대학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생태귀농학교 교장을 맡고 있으며 경남 함안에서 텃밭을 가꾸며 생명평화를 화두로 도반들과 생태적 사회와 신령한 짐승 되기를 꿈꾸고 있다. 벌 나비 사라져홀로 시들어가는 저 꽃들 앞에서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하다환히 피었다 싶었던 그 꽃들이사랑을 잃은 슬픔으로 시들어 가는 것이었음을벌들의 나랫짓 소리 사라진 그곳이무덤 속 적막 같은 것이었음을푸르게 빛나던 이 땅의 봄 그 눈부신 계절이죽어가는 것들의 슬품으로 빚은 고별의 자리였음을맑고 고운 노래로 들었던 새들의 지저귐이 다음 봄을 기약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한 슬픈 만가(輓歌)였음을웃음 잃은 꽃 앞에서물고기가 사라진 개울에서
제비가 돌아오지 않는 처마 끝 빈 둥지에서내 손을 본다피 묻은 손그 벌들 그 나비들 내가 죽였다내 손이 그 물고기들을 사라지게 했고돌아올 제비를 없어지게 했다그러고도 꽃을 사랑한다고당신을 사랑한다고 했다미안하고 미안하다용서하라용서하라 꽃이여용서하라 당신어머니, 어머니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