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조·퀼트수업·역사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이웃 간 화합과 소통 늘어…주부독서동아리 등 추진계획
광주 북구 동림동은 호남고속도로가 인접해 있고, 영산강을 사이에 두고 광산구와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동림동 푸른마을주공아파트 4단지는 1천1백60세대가 거주하고 있지만 주변에 주민들이 다양하게 누릴 수 있는 즐길거리나 문화활동이 많지 않다. 또한 아파트에서는 이웃간 소통도 드물었다. 하지만 밝고 살만한 곳으로 바꾸고 있는 푸른꿈마을공동체(대표 김영란)가 있다.
김영란 푸른꿈마을공동체 대표는 공간 확보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관리사무소 2층에 있는 입주자대표사무실을 협의 끝에 절반을 사용할 수 있었다. 공간이 생긴 후, 주민들의 도움으로 작은도서관을 꾸미기 시작했다. 건축가인 남편의 재능기부로 칸막이와 바닥공사를 하고, 주민들로부터 책을 기증받으면서 푸른꿈 작은도서관이 지난 2016년 4월 26일 개관했다. 약 1백㎡ 공간에 4천여 권의 도서를 비치했다. 운영시간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이후 푸른꿈마을공동체는 나눔 바자회를 통해 에어컨을 장만하고, 수세미를 만들어 판매해 책과 냉장고를 구입했다. 이후 의자, 빔프로젝터 등을 마련하며 도서관을 채워나갔다. 그러던 중 이웃들과 함께 소통하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했다. 마침 사회체육학과를 전공한 황미애 선생님과 연계돼 재능기부로 에어로빅 강좌를 시작했다.처음 시작은 쉽지 않았다. 마을공동체를 홍보하는 전단을 만들고, 방송도 해 봤지만 관심이 있는 주민은 없었다. 처음에는 수강생이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환경도 열악했다. 도서관 내 거울이 없어 유리창을 보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소문이 나 수강생이 50여 명이 나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현재 매주 월, 수, 목요일 저녁 7시, 8시 2개 강좌가 운영된다.김영란 대표는 “선생님이 에어로빅뿐만 아니라 도구를 이용한 스트레칭까지 열성적으로 수업해 주신다. 수강생 중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던 주민이 에어로빅하면서 건강을 되찾았으며, 저 또한 에어로빅으로 체력을 길러 산을 거뜬히 오를 수 있을 정도”라며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김정아 전 동림동새마을부녀회 부회장의 재능기부로 퀼트 수업을 진행했다. 가방, 열쇠고리, 지갑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전시도 했다. 이에 주민들의 관심이 점점 늘었고,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김정아 전 부회장은 “10여 년 전 배웠던 퀼트로 용기 내어 강좌를 시작했는데, 많은 관심을 둬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공동체 회원들이 직접 만든 가방을 들고 다녔던 것이 가장 큰 홍보 효과였다”라고 말했다.특히 퀼트 수업을 계기로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박순희 새마을부녀회원은 “퀼트 수업을 함께 들으면서 푸른꿈마을공동체와 새마을에 대해 알게 되어 가입하게 된 새내기 회원”이라며 “공동체에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회원들이 무슨 일이든지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하고 솔선수범한다.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푸른꿈 작은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종일 복닥거린다. 동림동 지역 아동을 대상으로 한 클레이수업, 논술교실, 역사 및 과학교실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수업할 때 공동체 회원들의 정성이 들어간 떡볶이, 김밥 등 간식도 제공하고 있다.특히 어린이 역사탐방은 동림동 지역 푸른꿈 작은도서관 이용 학생들과 함께 해인사, 경주, 공주로 역사탐방 총 3회를 다녀왔다.
김영란 대표는 “처음에는 주변에서 무모하다고 했다. 여행자 보험, 버스 대절 등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것도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안전에도 신경 써야 했다. 하지만 어린이 역사탐방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전문 단체들과 협업을 통해 동림동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마을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책만들기’, ‘천연 버물리 만들기’, ‘디퓨저 만들기’ 등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공동체로 나아가고 있다.
황영미 푸른꿈 작은도서관 총무는 “공동체에서 마련한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올해는 논술 수업도 개강할 예정이다. 더 많은 학생이 참여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한편,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주부 독서 동아리 모임도 준비하고 있다. 공동체 회원들은 주부 독서 동아리를 결성하면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 구성에서 학부모나 학생들의 니즈를 빨리 파악할 수 있고, 아동 모집에도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푸른꿈 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노력으로 광주시에서 주최하는 ‘2016 좋은 이웃밝은 동네’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주민 열린 공간으로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떡 만들기, 비누공예 등 다양한 주민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웃사랑 실천, 아파트 주변 산책로 정비 등 주민들이 스스로 만드는 아파트공동체 형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무슨 일이든지 예산이 없으면 제약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푸른꿈마을공동체는 마을공동체를 위한 공모사업 참여와 수상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후 점차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또한 직접 발로 뛰어가며 책상, 의자, 책 등을 마련했다.정옥순 동림동새마을부녀회장은 “요즘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공동체 활동을 한 뒤 이웃 주민들을 알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주민들과 화합과 소통을 중요시하고 더욱 살 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푸른꿈마을공동체는 올해 목표를 첫째, 도서관 책 라벨지 작업 둘째, 광주 북구청장 배 생활체조 대회 참가셋째, 도서관 내 전신 거울 설치 넷째, 한 달에 한 번 영화상영을 꼽았다.김영란 대표는 회원들과 올해 목표를 선정하며 “지난해까지 많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더는 할 일이 없을줄 알았는데 계속 해야 할 일이 생긴다”라며 웃었다.이어 그녀는 “올해도 전차부대처럼 나가지 않고 천천히, 매우 잘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꾸준히 활동을 전개하며 올해 세운 목표를 이뤄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정은영 기자 chey56@saemaul.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