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정부가 발표한 '2017년 귀농어 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귀농가구 1만 2천6백30가구, 귀촌가구 33만 4천1백29가구, 귀어가구는 9백6가구로 나타났다. 귀농어 귀촌인이 50만명에 달한다. 이처럼 귀농귀촌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새마을운동신문은 귀농귀어해 성공한 사례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해발 600미터 자락 아래 도시 공해에 찌들지 않은 자연의 맛이 기다린다. 토종다래부터 곰취, 더덕, 매실 등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친환경농산물과 함께 꾸준한 발효상품 연구로 자부심을 갖는 ‘산들별농장’의 산골농부 신현석 씨를 소개한다.
산에서 살고 싶던 오랜 꿈이 귀농으로
'산들별농장’의 신현석 씨는 올해로 귀농 4년차를 맞았다. 충남 예산이 고향이었던 그는 대전, 서울, 인천, 강원도 등지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가 4년 전 무주의 깊은 산골에 정착하게 됐다.
귀농지를 알아보기 위해 전국적으로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무주의 깨끗한 자연환경에 마음을 뺏겨 선택한 무주에서의 삶.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었지만 산에서 소박하게 살고 싶던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삶이다.
그는 “처음에 아내는 반대했다. 반평생을 도시에서 살았으니 두려웠을 것이다. 걱정도 되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저보다 더 정착을 잘한 것 같다. 마을 내 영농조합법인 사무장으로 일하면서 잊혀 질 뻔한 재능을 빛내느라 바쁘다”라고 말했다.
신현석 씨와 아내는 지역에 정착하는 것보다 지역을 알아가는 점에 먼저 주목했다. 인테리어 관련 일을 했던 경험을 살려 도움이 필요한 마을주민들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가 재능을 베풀었다.
그는 “자려고 누웠는데 밤 11시에 아랫집에 전기가 끊겼다며 연락이 왔다. 어떻게 모른 척을 하나. 얼른 가서 해결해 드리니 저도 마음이 편해서 잘 자게 됐다. 또 마을 주민들은 차가 없다보니 제 차를 가끔 동네 택시처럼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진 것을 먼저 나누는 것이야말로 지역민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부부의 소신만큼 이제 부부는 마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건강한 먹거리가 건강한 생활을 만든다
신현석 씨는 귀농 전 농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부터 고민하다 발효식품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발효교육의 산실이라 불리는 한국전통발효아카데미에서 식초과정부터 배움을 시작해 현재까지 발효과정에 대한 배움의 끝을 놓지 않은 신현석 씨. 그는 농촌에서도 ‘전통을 기본으로 생활화한다’는 철칙을 세웠다.
그는 “아무래도 현재 사회는 건강을 많이 생각한다. 건강하려면 건강한 먹거리가 필요한데, 그 기본은 건강한 생활을 어떻게 잘 유지할 것인가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발효식품에 집중했다”고 설명햇다.
귀농 후 매실이 심어져 있던 5천여㎡ 넓이의 땅을 사들여 효소액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다음해 발효 효소액에 대한 논란으로 효소액 시장도 폭락하게 됐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전통식초와 발효식품을 만들고 연구하면서 관련 교육이 필요한 곳에서는 강사로도 활동한다.
그는 “누구보다 내 스스로 올바른 먹거리를 먹고 싶어서다. 시행착오를 거쳐 많은 손해를 봤지만 자연에서 난 신선한 재료는 언제나 답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현석 씨는 무주자연농업연구회 회원으로 토종다래와 곰취, 더덕 등 친환경농산물에도 집중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직접 퇴비를 만들어 사용한다. 그가 농사짓는 자연농법은 마을주민들에게 배운 비법을 최우선으로 한다.
그는 “이론은 연구자나 교육자가 만든 데이터고, 실제로 농사짓는 것은 그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행해지는 일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날씨나 기온, 땅의 토질에 따라 작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니까 지역 어르신들한테 배우는 게 가장 정확하다. 평생을 거친 노하우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덕분에 ‘산들별농장’의 먹거리는 화학퇴비를 쓰지 않는 살아있는 땅에서 좋은 공기, 좋은 물을 먹고 자라는 가장 안전한 먹거리라고 자부할 수 있다.
산골농부와 토종다래
신현석 씨는 ‘산골농부와 토종다래’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연농업 관련 자료부터 귀농 전반 이야기를 세세히 게시한다. 블로그를 통해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농업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나누다보니 하루 평균 1백명 이상의 방문객이 들어올 정도. 특히 무주군 대체작목으로 선정된 토종다래는 친환경농법으로 키우기 쉽고, 생과로도 먹기가 쉬울뿐더러 다양한 가공상품으로 변신이 가능해 소비자들이 찾는 인기 게시물의 소재이기도 하다.
전통 토종작물에 주목했던 신현석 씨는 토종다래 재배 활성화를 위해 2년 째 토종다래를 연구 중이다. 토종다래는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괴혈병 치료에도 좋아 무주군에서도 꾸준히 관심을 갖고 관련 농가들과 함께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
무주군귀농귀촌협의회의 기획분과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인 신현석 씨는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한 체험농장도 준비해 자연에서 기른 올바른 먹거리를 널리 알리고도 싶다. 오랜 시절부터 산골농부를 꿈꿔왔던 그의 바람이 귀농으로 이뤄진 것처럼 그가 꿈꾸는 건강한 꿈도 곧 현실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귀농귀촌인들에게 전하는 Tip
농촌에서는 모든 작업을 다 개인이 직접 해야 한다. 그래서 귀농 전에 기계 다루는 방법부터 배워오면 좋다. 막상 해보니 어렵다고 조급해 하면 안된다. 기계 다루는 것도, 사람 사귀는 것도 천천히 스며든다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 특히 농촌은 함께 살아가는 곳인 만큼 열린 마음을 꼭 먼저 준비하면 좋겠다.
<자료제공:전라북도귀농귀촌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