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 기후변화로 지구 상의 많은 생물종이 큰 위협에 빠지거나 사라졌다. 이 중에서도 특히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은 큰 연관이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오르면 생물종 일부가 멸종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에서 2.5도 높아지면 생물종의 약 20~30%가 멸종하게 되고, 4도 이상 오르게 되면 40% 이상이 멸종하게 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이 발간한『종과 기후변화 보고서』는 전 세계 멸종위기종의 19%가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9년 유엔(UN)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상 8백만 종의 생물 가운데 1백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양서류 40%, 산호초 33%, 해양 포유류의 3분의 1 이상이 현재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런 생물종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아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심각성을 체감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생물다양성 감소는 식량감소, 전염병 발생 등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한반도 기온상승 자생 생물종의 위기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다양성 변화와 감소에 미치는 영향과 취약성을 감시하고 예측,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10년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를 선정했다.기후변화 생물지표종(CBIS; Climate-sensitive Biological Indicator Species)이란 생 물이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에 따라 활동, 분포역, 개체군 크기 변화 등이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지표화하고, 지속적으로 조사·관리가 필요한 생물종이다. 지표 생물종은 척추동물 25종, 무척추동물 7종, 식물 39종, 곤충 15종, 균류와 해조류 14 종 등 모두 1백 종이다. 2017년에 일반 시민이 관찰하고 구별하기 쉽고, 기후변화 예측이 유리한 이동성이 큰 곤충과 생물계절(계절에 따른 생물의 변화와 진행, 예를 들어 양서류 산란시기와 꽃의 개 화시기 등)이 뚜렷한 종을 반영해 1백종과 30후보종으로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2010년에 지정됐던 구상나무 와 설앵초는 지표 생물종에서 제외됐다. 한반도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이미 멸종위기종, 희귀종이 됐기 때문이다.
기온변화에 민감한 곤충 중 딱정벌레과에 속한 남방폭탄먼지벌레는 낮에 돌이나 흙 속 에 숨었다가 밤에 나타나 벌레를 잡아먹는다. 남부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이 벌레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서식지가 북상해 역시 지표종에서 제외됐다. 이외에도 기온상승으로 인해 여름철새인 쇠백로는 텃새화되고, 북방계 곤충인 어리대모꽃등에는 한반도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우리나라 자생생물 3만3 천2백53종을 대상으로 객관성과 대표성을 고려해 지정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백종 과 30후보종은 한반도 생물다양성 분포 변화 를 효과적으로 감시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또한 지역별 생물자원 및 생물다양 성의 기후변화 적응 능력을 제고해 우리나라 토착 자생생물자원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데 활용된다.기후변화 생물 지표종 관측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011년부터 시민이 참여하는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KBON)를 운영하고 있다. 기후변화 생물 지표 종과 후보 종을 대상으로 시민단체, 동호회 소속 일반시민이 자신들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관측을 수행한다. 기후변화에 민감하고, 분포한계선이 뚜렷하며, 관측 정보가 충분한 기후변화 생물 지표종 중 개구리발톱과 노각나무, 남방노랑나 비를 대상으로 수행된 관측 결과(2019년)에 따라 잠재 생육지를 예측해 볼 수 있다. 특히 온실가스 줄이기 노력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분포 범위 예측이 다르게 나타났다.
남방노랑나비 = 낮은 산지 풀밭, 햇볕이 드는 숲, 농경지 주변과 식물이 많은 장소에서 식한다. 남방노랑나비는 주로 제주도, 전라도, 경상도 일대에서 발견되는 남방계 종으로 뜨거운 날씨에 적응한 생물이다. 하지만 기후변 화로 서식 범위가 점차 중부 지방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도서 지역과 강원도 동해안까지 분포가 확대되고 있다. 온실가스 줄이기 정책이 실현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분포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구리발톱 = 숲 속이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이 피면 밑을 향하며 활 짝 벌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나며, 러시아 우수리,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 한반도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분포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서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배출되는 경우를 적용하면, 개구리발톱은 중부 충청남도(해안 부근)와 강원, 경상 남동부 지역으로 분포 확률이 증가했다.
노각나무 = 산지 숲 속에서 자라는 낙엽성의 교목이다. 한반도 고유종으로 전남과 경북 에 분포한다. 역시 기온 상승으로 환경이 변화해 서식 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더욱 넓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실가스 줄이기 정책이 실현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서는 전라지역 분포확률이 감소하고, 강원지역 분포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배출하면 분포범위가 상당히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기후변화에 따라 생물종의 잠재적 생육지를 예측하는 것은 생태계를 보전하고, 우선으로 보전·관리할 지역을 선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은 밝혔다. <사진출처: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