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5년 귀농가구는 1만 1천9백59가구로 2014년보다 11.2%(1천2백1가구) 늘었다. 이처럼 귀농귀촌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새마을운동신문은 귀농뿐만 아니라 귀어하여 성공한 사례를 이번 호부터 소개한다. <편집자 주>
시설 유지비 비용 지출·조업환경의 어려움
판로개척과 아이템 구상으로 돌파구 마련
유통업계에서 승승장구
김영실(42) 씨는 마트에서 딜러로 13년 동안 근무했다. 한때 청과와 야채 구매 파트를 주름잡던 시절도 있었다. 부산의 부전시장을 비롯해 5톤 차를 끌로 전국을 누비던 시절이다. 그러나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업무환경에 지쳐 일을 그만두었다.
이후 시장에서 작은 노점상과 마트를 차리고 2년 동안 운영했다. 김 씨는 유통 시스템에 훤했던 덕에 물건을 싸게 받을 수 있었다.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2년 후, 잘 알던 지인이었던 건물주가 가게를 비워달라는 요청으로 일을 그만뒀다. 이후 10년 동안 이런저런 사업을 벌였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5~6억 원 가량을 잃었다.
귀어준비
마침 그때 어촌계장인 자형이 찾아와 귀어를 권했다. 어릴 때 어머니는 해녀, 아버지는 어부였기에 솔깃했다. 아내는 열심히 해보자며 응원했다. 결국 지난 2011년 귀어를 하게 됐다.
조합에 가입하고 아내는 교육도 다녀왔다. 중고연안어선 1척을 구입하고 어업허가도 승계 받는데 어업허가 비용 등 약 4억 원이 들었다. 정부에서 1억여 원을 지원받아 배를 사는 데 보태고, 나머지는 아파트 담보로 해결했다.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고 일을 도왔지만, 생업으로 하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매일 새벽 2시에서 오후 2시까지 바다에 나가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바다에 나가면 뭐 하나라도 잡아 올 수 있어 매일 나가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는 주로 1시간 거리인 해금강, 매물도, 홍도 쪽에서 조업을 한다. 배에 들어간 시설비만 5~6천만 원이다.
김 씨는 “지금까지도 큰 수익은 없다. 장비 마련에 돈이 많이 들었다. 새우 조망은 5년째부터 돈이 된다고 해서 이제는 수익이 생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텃새와 조업환경의 어려움
그는 “처음에는 어촌계장인 자형의 도움을 받아 시행착오를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 아버지 살아 계실 때 배 정박지도 물려받아 시작은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향으로 귀어했는데도 텃새가 있었다”고 전했다.
텃새 이외에도 어려움이 또 있었다. 조업환경이다. 조업량은 점점 줄어드는데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창고 있는 어장 한 틀에 1백2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2백20만원이다. 유지비용은 점점 늘고 있다. 그는 새우, 주꾸미, 작지, 물고기까지 다 잡는다. 바다의 좋은 점은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많다는 사실이다. 시설 유지비를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어업으로 버는 돈만 생각하면 괜찮은 일이다.
식당 운영과 거래처 확보로 수익 보충
그는 “어선만으로는 수익이 적다는 부분이 어렵다. 그래서 웬만하면 자잘한 수리는 다 한다. 용접도 하고 못질도 직접 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매형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잡은 새우를 직접 판매하고, 물고기를 잡으면 횟집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넘기고 거래처에 판매한다. 지난 5년의 세월 동안 공들여 붙잡은 거래처다.
김 씨는 귀어는 참 잘 선택했다고 말했다. 누구 눈치보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직업이 멋지긴 하다. 돈 벌 때는 많이 벌기도 하고 싫은 소리 안 들어도 된다”며 웃었다.
다양한 아이템 구상
귀어 5년차인 김영실 씨. 앞으로 매형이 운영하는 식당 사장으로서 관광 접목 등 여러 가지 아이템을 구상중이다. 지세포리에는 임진왜란 때 세운 성터와 봉화대가 있어 평소에도 관광객이 많다. 또 마을 앞에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큰 방파제가 있어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그는 어업은 물론 식당 운영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금어기인 5월부터 9월까지 식당 일에 주력하는 것이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에게 음식은 물론 직접 잡은 물고기와 새우를 직판하면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 나는 아버지가 했던 일을 따라했지만, 다른 분들은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서 내려왔으면 한다. 준비가 되어있고 마음가짐이 탄탄하다면 얼마든지 귀어해서 새로운 출발을 해도 좋다. 바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다만 명심할 것은 귀어는 낭만이 아니고 현실이자 직업이다”라고 당부했다.
<자료제공 : 귀어귀촌종합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