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의 바쁜 생활 방식과 오염된 환경에 지쳐서 농촌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세대에 상관없이 점점 많은 사람이 농촌으로 가고 있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귀농·귀어를 했다가 다시 도시로 역 귀농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새마을운동신문은 귀농귀어하여 성공한 사례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음식점 및 소비자 직판 등 판로 개척다양한 인증획득으로 품질개선 힘써새우양식장에서 쌓은 현장 경험
큰삼촌이 제주도에서 하는 넙치양식을 보고 수산계열 학교로 가는 것이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 천재민(31) 씨. 그는 광주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상대 해양생명과학과에서 해양양식을 전공했다. 졸업 후 진로는 양식 현장으로 잡았다. 선배들은 국립수산과학원이나 그 산하 연구소의 연구원이나 교수로 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천 대표는 자신의 활동적인 성격이 연구기관의 연구소보다는 양식 현장직이 더 맞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2012년, 졸업 전에 통영 소재의 수산과학원남동해연구소에서 6개월간 근무했을 무렵, 생산에서 유통까지 해보라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양식 현장으로 나가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어류양식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류는 양식시설과 운영비에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그래서 품목을 새우로 바꾸고 새우 양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그는 2012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약 3년간 태안 대산양식장에서 먹이파트 담당으로 근무하면서 새우양식에 대한 기술을 익혔다. 오전 6시부터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잠을 설치면서 하루 8번씩 사료를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맡은 일은 빈틈없이 해냈다. 그 후 신안 압해도, 해남의 새우 양식장에서도 일했다.2013년 부모님이 사업상 여수로 이사를 했고, 2015년 2월 천 대표는 여수시의 어업인후계자로 선정됐다. 그뒤 부모님이 계신 여수에서 새우양식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버지와 함께 새우양식장 적지를 찾아 하루 5시간씩 4개월 동안 여수, 순천, 광양지역을 수없이 누비고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다. 지금의 여수시 화양면 용주리다. 들어가는 길은 좁지만, 바다가 바로 인접해 있어 깨끗한 바닷물을 쉽게 끌어 올 수 있어 좋고, 대량 소비처인 여수시내와 멀지 않다는 것도 선택의 조건이 됐다.
바이오플락(Biofloc) 친환경 양식
새우양식은 과거 대하를 양식하던 재래식양식과 현대적인 양식방법으로 나뉜다. 재래식은 축제식 노지에서 바로 사료를 주는 방식이어서 바닥의 흙을 오염시켜 어병 때문인 폐사가 많았다. 천재민 씨는 바이오플락(Biofloc)이라는 현대식 친환경 기술로 흰다리새우를 기르기로 했다.바이오플락(Biofloc) 양식법은 물속의 미생물과 미세조류, 플랑크톤을 통해 수질오염원(배설물, 사료찌꺼기)을 분해해 물갈이가 필요 없고, 미생물이 스스로 물을 정화해 새우가 병 없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따라서 새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더욱 건강하게 자란다.양식장 시설은 지형에 맞추어 2천1백48㎡, 1천6백52㎡, 1천3백22㎡ 크기로 나눠 제방을 쌓아 축제식 양식장을 만들고 1천4백87㎡은 저수지로 만들었다. 바다에서 끌어온 해수는 모래여과기를 거쳐 정화하고 이곳 저수지에 저장했다가 사용한다. 바이러스의 감염을 근본적으로 막으려고 제방을 비롯한 호지 전체에 친환경무독성 폴리에틸렌 비닐을 깔아 흙과 완전히 분리했다. 또 호지 가장자리보다 가운데를 낮게 만들어 호지 전체가 마치 깔때기 모양이 되게 했다. 미세조류나 사료찌꺼기 등이 깔때기의 가운데로 모이면 배출구를 열어 바다로 배출시켜 항상 깨끗한 물에서 새우가 자라도록 하는 구조다. 이렇게 바다로 나간 미세조류는 조개류의 좋은 먹이가 된다.각 호지마다 6개씩 수차를 설치하고, 산소발생기, 모래여과기 등 양식에 필요한 시설을 완비했다. 2016년 5월 치하를 입식했다. 수시로 양식장의 수온, 물의 산성도(pH), 용존산소량(DO),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새우의 성장 상태 등을 수시로 검사 및 점검해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힘을 기울였다. 9월부터 출하를 시작했으나 생존율이 50%에 그치고 말았다. 양식장 시설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그 원인을 분석한 결과 수심이 얕은데다 바닥에 깔아놓은 비닐이 검은색이어서 햇볕에 따른 온도 변화가 급격해 새우가 스트레스를 받았고, 녹조관리를 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2017년 3월, 각 호지의 수심을 깊게 하고 조류관리 시스템도 수정해 호지공사를 마무리하고 5월 말에 종자 새우를 입식했다. 8월 말부터 하루 평균 1백~2백kg씩 출하를 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성공적이라고 본다.
새우요리 전문점 운영과 소비자 직판
천 대표는 2016년 7월, 여수시 국동 어항단지 수산경영인연합회 건물 1층에 자신의 양식장 이름을 딴 ‘새우궁전’이라는 새우 전문식당을 열었다. ‘새우궁전’에서는 다양한 새우요리로 고객들의 입맛을 돋우기도 하지만 생새우를 소비자에게 직판하기도 한다. 이 식당에서 2016년 4개월 만에 1억 1천만 원의 매출실적을 올렸고, 2017년에는 1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천 대표는 2016년 8월, 친환경 새우양식사업자로 선정돼 노지양식장 옆 1천3백22㎡ 부지에 하우스 식 새우중간육성장을 짓고 있다. 하우스식중간육성장은 친환경양식 보조 사업으로 국비 9천만원, 시비 9천만 원, 자기 부담 1억 2천만 원, 총사업비 3억 원을 투자했다.노지 양식은 4월 말에 입식해 9~10월에 한 번 출하하지만, 하우스 양식은 외부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내에서 중간육성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12월에 입식해 7월에 출하하고, 5월에 입식한 치하는 11월에 출하해 2모작이 가능하다. 하우스 식은 고밀도 사육이 가능할뿐 아니라, 우수 품질의 새우를 생산해 낼 수있어 새우의 고품질 브랜드화가 가능하다.귀어 2년째의 천재민 씨가 또 한 번 도약의 길에 올라서고 있다. 천 대표는 귀어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기본적인 이론을 확립하고, 수산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 쌓기를 권한다.
ASC와 HACCP 인증 획득
천 대표는 지금 새우품질에 대한 세 가지인증 획득에 힘쓰고 있다.첫째가 ASC(세계양식책임관리회, 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다. ASC는 세계 최대 자연보전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과 네덜란드의 지속가능무역구상(IDH)이 2010년에 설립한 비영리국제기구다. ASC인증을 받으면 식품의 안전성과 품질이 인증된 친환경 수산 식품임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된다.그다음이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Point) 인증이다. HACCP은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 부터 최종소비자가 먹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요소가 해당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위생관리 시스템으로 HACCP 인증은지난해 9월에 받았다. 이어서 무항생제 인증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 이 인증을 받게되면 많은 사람이 ‘새우궁전’의 새우를 마음놓고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의 최고급호텔과 친환경 대형 유통업체 납품은 물론 수출까지 가능해진다. 천 대표는 최고 품질의 새우 생산해 ‘새우궁전’을 브랜드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제공 : 귀어귀촌종합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