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4월 22일 ‘새마을가꾸기운동’을 제창한 날을 기념하고, 새마을운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여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1년 정부가 새마을운동조직육성법을 개정, 국가기념일로 정했다. 내후년이면 새마을운동도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에 접어드는 것이다.새마을운동은 ‘메이드 인 코리아’란 브랜드로 우리가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신문화 유산 중 하나다. 유네스코(UNESCO)가 2013년 새마을운동에 대한 2만 2천여 점의 문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개발계획(UNDP)은 저개발국 지원에 새마을운동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수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국가들은 ‘지구촌 새마을운동’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자국의 성공사례로 공유하고자 오늘도 대한민국을 찾고 있다.이런 국제사회에서의 높은 위상 및 평가와는 달리 시선을 국내로 돌려보면 상황이 확 바뀐다. 굴곡 많은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거쳐 오는 동안 새마을운동은 정치 상황에 따라 엇갈린 평가를 받아야 했다. 따라서 새마을운동에 덧씌워진 오해와 편견을 벗어 던지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바라봐야 운동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목표는 ‘농촌 근대화’였다.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이 설정되고, 조직과 주체, 작동 원리 등이 형성된 시기다. 특히 새마을운동의 이념과 목표를 ‘잘 살기’로 설정해 국민의 일상과 의식 속에 뿌리내리기 위한 사업들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농촌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성과를 거둔 1970년대 새마을운동은 공장새마을운동과 도시새마을운동으로 확산됐고, 도시에선 도농교류와 자연보호 활동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펼쳐졌다.1980년대는 대전환의 시기였다. 1980년대 초반 제5공화국의 정치적 목표에 이용되면서 후대에 사회적 비판을 받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새마을운동은 1989년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로 명칭이 바뀌면서 민간단체로 전환한다.새마을운동의 진가는 위기일수록 더욱 밝은 빛은 낸다는 데 있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서 새마을운동은 ‘경제살리기 국민저축운동’, ‘경제살리기 1천만 명 서명운동’, ‘금 모으기 운동’ 등을 추진하며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을 발휘한다. 2000년 2월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에서 ‘새마을운동중앙회’로 명칭을 바꾸고,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면서 운동의 목표도 ‘잘 살기’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건설’이라는 새로운 지향점으로 확장한다. 국제기구와 저개발 국가들로부터 지역사회 개발운동의 성공 모델로 부상하고, ‘지구촌 새마을운동’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다.새마을운동은 지난 20일 ‘새마을운동 제창 48주년, 제8회 새마을의 날’ 기념식을 계기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위상과 역할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를 씻고, ‘생명살림과 평화 나눔 운동’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이다.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의 초석을 쌓은 국민운동으로 성장한 새마을운동이 ‘지구촌 새마을운동’에 ‘생명과 평화’의 시대정신을 접목, 미래 세대를 위한 운동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날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낡은 이분법적 대결구도와 사고방식을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전체를 생명에 이롭고, 뭇 생명이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터전으로 가꾸는 생명살림 운동을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항상 시대를 선도하며, 국가적 어려움 극복에 앞장서온 새마을운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부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