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토의 최북단인 경기도 연천에서 새마을지도자로 활동하는 강용식 지도자는 일곱 자녀를 둔 대가족의 가장이다. 새마을운동 중점운동인 한 자녀 더 갖기 운동을 일찍부터 실천했다고 할 수 있다. 팔순의 노부모를 봉양하며 일곱 명의 자녀와 함께 사는 그는 시골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마음씨 좋은 농부다.대가족과 함께 작은 논밭과 소를 기르며 오순도순 살고 있던 그에게 2011년 시련이 다가왔다. 연천을 비롯한 경기 북부에 쏟아진 폭우 때문에 가족의 생활터전이었던 논밭은 자갈밭이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구제역 파동 때문에 소 값 폭락까지 이어져, 큰 실의에 빠지게 됐다. 그런 그에게 제일 먼저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은 일곱 명의 자녀와 아내였다. 당시 고등학교에 다니던 두 아들과 아내가 먼저 논밭에 자갈을 치우며 일을 거들고 나서자 어린 동생들도 고사리 손으로 하나하나 자갈을 나르기 시작했고,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았던 논밭 개간은 가족의 협동으로 수해의 상처를 복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폭락한 소 값으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지자 아내는 결혼 후 처음으로 취업전선으로 뛰어들게 되었다. 아직은 어린 일곱 자녀의 양육과 편찮으신 노부모의 봉양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던 아내의 마음을 보듬어 준 것도 일곱 자녀였다. 큰아들과 둘째 아들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아빠를 도와 축사의 소똥을 치우고 농사일을 거들고 어린 딸들은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 살림을 도왔다.셋째 딸은 식사 준비와 설거지로, 넷째 딸은 가족의 세탁을 담당하는 등 그 역할을 나누어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나가기 시작했다. 또 엄마는 그런 딸들이 안타까워 쉬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집안이 어려워 자녀가 너무 빨리 철이 들어 버린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강용식 지도자는 이러한 대가족의 가장임에도 2002년부터 늘목리 새마을지도자로 선임돼 마을을 위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수해로 피해를 본 마을 곳곳을 복구하고, 하루 몇 번씩 동네 어르신을 모시고 전곡시내를 오가며 지역 어르신의 발이 되어드리고 있다.2013년부터는 전곡읍협의회장으로 선임돼 봉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새마을봉사를 하면서 웃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기르는 소의 눈을 닮은 것 같다. 한평생을 순박하게 살며 일곱 자매와 함께 행복을 일구어 나가는 그의 모습이 소의 눈망울처럼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