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탄소배출 유지하면 80년후 연평균 7도 상승
탄소 중립 성공하면 연평균 2.6도로 억제 가능
- SSP1과 SSP5는 사회가 발전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잘하거나(1), 못한(5) 경우
- SSP3과 SSP4는 사회 발전이 더디나 온실가스 감축을 잘하거나(4), 못한(3) 경우
- SSP2는 다른 사회경제경로의 중간단계 정도의 발전 및 감축을 이룬 경우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은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량을 지속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와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로 나눠 분석했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두어 화석연료 사용이 높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 확대를 가정했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는 재생에너지 기술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가정했다.
지난해 역대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올해는 20년 만의 추위와 갑작스러운 폭설을 맞았다. 극단적인 현상들이 드물게 나타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계절마다 찾아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기상청은 다가올 앞날의 기후를 예측해 공개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이하 IPCC)의 제6차 보고서 온실가스 배출 경로를 기반으로 2100년까지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을 발표했다.
이전의 기후변화 전망에서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즉 대표농도경로 시나리오를 활용했다면, 이번에는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공통사회경제경로 시나리오로 달라졌다.
RCP시나리오는 2100년 지구의 복사강제력을 기준으로 한 온실가스 시나리오다. 복사강제력은 지구가 흡수하는 일사량과 그 중 다시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의 차이를 말하는데 그 차이가 지구의 온도를 결정한다. 방출되는 에너지가 온실가스에 의해 반사돼 재흡수되는데(양(+)의 복사강제력), 이것이 온실효과다. IPCC 6차 보고서에 사용되는 시나리오는 기존 RCP시나리오에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 여부에 따라 인구, 경제, 토지이용, 에너지 이용 등 사회경제학적 요소까지 고려했다.
심각해지는 기후위험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된 시나리오에 따르면 기후전망은 어떻게 될까. 평균기온, 최고기온, 최저기온, 극한 기후현상까지 모두 심각해졌다. 보고서는 시점을 현재(1995~2014년), 미래(2015~2100)로 나누고, 미래는 다시 20년 단위로 미래 전반기(2021~2040년), 미래 중반기(2041~2060년), 미래 후반기(2071~2100년)로 구분했다.
기온 전망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 미래 전반기(2021-2040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1.8도 상승하고, 기온상승 추세가 강해진 미래 후반기(2081~2100년)에는 7도까지 상승한다. 이것은 오존층 파괴와 더불어 인류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오는 수준이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 연평균 기온은 현재 대비 미래 전반기에 1.6도 상승하며, 기온 상승 추세가 약해진 미래 후반기에는 2.6도 상승이 전망된다. 고탄소 시나리오보다 기온변화가 상당히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 전망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 한반도 평균 강수량은 현재 대비 미래 전반기(2021-2040년)에 3% 감소하며, 미래 후반기(2081~2100년)에 14%로 급증한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 한반도 평균 강수량은 현재 대비 미래 전반기에 1% 감소하고, 미래 후반기에는 3% 증가해 고탄소 시나리오보다 강수량 변화가 상당히 억제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 한반도 강수량 변화 경향은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의 미래 후반기에 한반도 북쪽은 강수량이 증가하고, 남쪽은 감소한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 미래 후반기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강수량이 증가하며, 북쪽이 비교적 더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 한반도 육지 강수량 증가율은 동아시아 육지평균보다는 작고, 전 지구 육지평균보다는 크다.
극한 기후지수 전망
미래 한반도에서 극한 고온현상은 현재 대비 증가하고, 극한 저온현상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상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의 경우, 일 최고기온 연 최대값은 현재 대비 미래 후반기(2081~2100년)에 8.7도나 상승해 41.2도까지 치솟는다. 한 해 동안 일 최고기온 41.2도의 의미는 2018년 서울 39.6도, 홍천 41도와 비교되지 않는다. 특정 지역의 기온이 아니라 한반도 전역이 40도를 넘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의 경우, 일 최고기온 연 최대값은 미래 후반기에 현재 대비 2.9도 상승해 고탄소 시나리오의 상승폭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한반도 극한 강수량과 극한 강수일수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든 시나리오에서 미래 전반기 한반도 강수량은 감소하지만, 극한 강수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의 경우 미래 후반기 극한 강수일이 약 30%나 급증한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극한 강수현상의 변화폭이 고탄소 시나리오 보다 30~4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일·온난야 전망
온난일은 일 최고기온이 기준 기간의 상위 10%를 초과한 날의 연중 일수를 말한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수인 폭염일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 미래 중반기 온난일은 66.8일, 미래 후반기에는 74.4일이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여도 현재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미래 중반기 온난일 82.6일, 미래 후반기 온난일은 129.9일이나 된다. 미래 후반기 온난야도 3.3배(36.5일→121.3일)로 급격히 늘어난다. 일 년 중 넉 달가량을 밤낮으로 상위 10% 더운 날로 지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 중립 시점인 미래 중반기(2014~20620년), 그리고 미래 후반기(2081~2100년)의 한반도 연평균기온과 평균 강수량, 극한 기후현상 등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상당히 억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고서의 과학적 근거와 전망은 우리나라 기후변화 위기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과 실천이 절실하다는 점을 시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