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독자 여러분! 처서가 지나고 집중호우가 두 번이나 지나가서 7,8월의 폭염은 완전히 꺾였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있으니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새마을운동 중앙회장 일을 맡은 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여섯 달을 되돌아보고 앞날을 생각합니다.
참으로 많은 회원 형제·자매들을 만났습니다. 각종 교육, 행사, 회의… 아무리 적게 잡아도 7천여 명은 넘을 것 같습니다. 중앙회, 시도지부, 시군구지회, 회원단체의 많은 모임… 될 수 있으면 현장에 가려고 했습니다. 우리와 관계가 깊은 정부, 국회, 시민단체, 대중언론매체와의 만남도 많았습니다. 많은 만남 속에서 제가 확인한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새마을운동에 대한 시각과 평가는 다양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과 돈을 내어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회원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새마을지도자들과 실무 운동가들과의 대화에서 어림짐작으로 헤아려보면 그런 회원들이 한 30만 명 정도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시간과 돈을 내어 지역공동체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스스로, 함께,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새마을운동의 ‘바탕 힘’입니다.
둘째, 지난 6월 11일 중앙회 이사회에서 결정한 우리 운동의 전환 곧 생명‧평화‧공경운동으로 새로운 문명사회 건설에 대해 안팎의 지지와 기대가 무척 크다는 것입니다.
제가 회원들과 만남에서 자주 확인되는 것인데, 생명‧평화‧공경운동 특히 생명살림 운동은 70% 이상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이미 실천하는 회원들도 많습니다. 크고 작은 시민단체들, 새로 당선된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일꾼들, 중앙정부의 관련부서 사람들의 관심은 상당히 큽니다. 몇몇 시장, 군수님들은 우리와 생명살림운동, 평화나눔운동, 공경문화운동을 시범사업 집중실천지로서 협약을 맺자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왜 그러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최근 몇 년간 특히 올해 겨울의 혹독한 추위, 봄철의 초미세먼지 소동, 여름철의 폭염을 겪으면서 ‘이제 지구온난화나 기후이탈의 문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을 규정하는 것이라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달 내내 폭염이 계속된 것은 정말 예사가 아닙니다.
문제는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 온도는 0.7도, 한반도는 그것의 두 배 정도 기온이 올랐는데, 이 난리법석인데 앞으로 또 평균 3~4도 올라가면 어찌 될까요?
생명살림운동은 사람이 살기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운동입니다. 생명은 서로 연결된 커다란 공동체입니다. 제가 사는 인제군은 숲과 개울이 많고 인구는 적으니 서울 등 대도시와 대부분 중소도시가 열대야로 고생할 때도, 8월 16일 제가 생활하는 서화재의 새벽 온도는 16도여서 문을 닫고 이불을 덮고 잤습니다.
서울은 27~28도여서 에어컨을 켜 놓고 잔 집이 많다고 하더군요. 왜 그럴까요?
서울은 아스팔트, 시멘트, 철근으로 지면을 덮어 ‘생명’이 숨 쉴 곳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요. 제가 사는 곳은 온갖 나무와 풀이 덮인 곳이 대부분이고,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아파트촌은 아주 작은 점과 선밖에 안 되니 그렇지요.
우리 회원님들! 특히 도시에 사는 회원님들! 도시에서 작은 공간 아니 보도블록 틈으로도 풀이 생명의 싹을 내민 것을 많은 사람이 보셨을 것입니다. 다섯 가구 이상이 도시 공간을 찾고 합의하여, 모든 빈 곳에 나무를 심고 다년생 꽃을 심고 작은 텃밭을 일구어 도시의 모든 공간을 ‘창색’과 ‘녹색’으로 바꿉시다. 그래야 도시에도 반(反)생명이 밀려나고 생명이 다시 움트기 시작합니다.
시장, 군수, 구청장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하겠다고 제안해야 합니다. 생명운동은 뭇 생명이 스스로, 함께 하는 것입니다. 예산사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뜻과 노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예산 지원을 받아도 우리 동네 조건에 맞게 하는 것이지, 행정 편의주의로 하거나 똑같이 하지 않습니다. 생명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서로 다릅니다. 생명의 다양성, 관계성, 순환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생명살림운동의 기본이 돼야만 생명의 기운이 퍼져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