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이 50주년을 맞았다. 새마을운동은 지난 50년간 가장 절실한 시대적 요구에 실천적 행동으로 응답해 왔다. 197~80년대 근면·자조·협동을 운동과 삶의 방식으로 삼아 절대 가난을 극복하였고, 90년대 말 IMF 구제금융 시기에는 금 모으기 등을 통한 경제 살리기 운동에 앞장을 섰다. 그뿐만 아니라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게임·2002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선도적 역할과 태안 원유유출사고에서부터 당면한 코로나19 사태 등 재난 현장에서의 열성적 봉사 활동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해 왔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국민적 자신감을 회복하였으며 주민의 잠재력을 결집한 많은 사업의 성과로 협동의 중요성도 일깨웠다. 또한 국민 대다수의 참여로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함께 지역사회개발운동의 모델로서도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게 되었다. 한마디로 경제개발의 선도자적 역할에서부터 국난 시에는 의병으로, 재난 시에는 봉사자로서 최선의 역할을 다하며 물질적인 잘살기운동에서 이웃과 자연과 함께 더불어 잘살기운동으로 꾸준히 진화·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50주년을 맞이하여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선언한다. 생명살림국민운동은 ‘기후위기와 전면적인 생명위기’를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문제”로 인식하고 앞으로 10년 안에 이 위기를 극복할 “결정적이며 전면적인 대전환을 반드시 이루고자”하는 운동이다. 문명사적 대 변혁 운동인 것이다. 그러나 거창한 이념이나 구호가 아닌 “유기농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나무와 양삼을 심고, 화석에너지·비닐-플라스틱과 수입 육고기 30%를 줄이는” 구체적 실천운동이다. 선언문에 밝혔듯이 “스스로, 함께,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생명살림국민운동의 성공적 전개를 위해서는 당면한 농촌·농업 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초창기 농촌의 환경개선, 농민의 의식계발, 그리고 농업 소득증대 순으로 운동을 전개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생명살림국민운동 또한 이러한 조직의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농촌·농업문제의 해결을 위해 집중하고 노력해야 한다.
역설적으로 지난 50년간 경제성장의 결과는 가속화된 향도이촌 현상과 농촌의 젊은 인구의 유출로 도시는 높은 주거비용과 교통 혼잡 등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문제가 되었으며, 농촌은 아예 소멸 우려가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는 성장하고 발전했지만, 도시와 농촌 모두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높은 자살률이 단적인 예다. 농업 또한 그동안 증산을 통한 소득 증가에 치우친 나머지 비료·농약 등 화학 투입재의 과다 사용, 지나치게 집약적인 축산과 원예의 확대 등 환경부하의 가중으로 생명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 생명살림국민운동을 통해 초창기 새마을운동에 생명의 특성인 다양성과 관계성, 순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2000년대 이후 경기 침체의 지속과 일자리 감소, 높은 생활비용 등 도시에서의 압박요인과 쾌적한 환경과 대안적 삶 등 농촌의 긍정적 가치 등이 함께 작용해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적 자원의 유입은 지속 가능한 농촌·농업을 실현하는 새로운 동력으로써 농촌사회의 혁신 등 많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농촌사회의 개방과 포용에도 새마을운동이 적극적 자세를 견지하고,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생명살림국민운동의 주체로서 함께 나설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만나야 한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사는 생명·평화·공경의 공동체로서 새마을운동의 앞으로 50년을 기대하고 동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