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없는 지구!
매년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Plastic Bag Free Day)이다. 일회용품의 남용으로 오염되어 가는 지구를 지키자는 취지로 2008년 스페인 국제환경단체 가이아가 제안했다.
미국, 프랑스 등 다른 국가의 환경·시민단체들도 동참해 캠페인을 벌이고, 세계 각국의 호응 속에 매년 참여단체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일회용 비닐봉투 연간 사용량은 410여 개, 전체 일회용 비닐봉투 연간 사용량은 211억 개다.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다시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지구를 위해 일회용 비닐봉투를 줄여보는 건 어떨까.
제로웨이스트 가게 이용하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수도권 64개 지자체 및 제로웨이스트 가게 등 관련단체와 함께 쓰레기 감량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쓰확행’, 쓰레기를 줄이는 확실한 행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환경스타트업 노프와 패션매거진 하퍼스바자코리아와 함께 ‘수도권 쓰레기없지도’(지도검색:shh-campaign.com)를 만들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으로 지도 속의 제로웨이스트 가게를 찾아 이용해보자. 제로웨이스트 가게는 일회용품 등 생활쓰레기를 줄이고자 포장재 없는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빼거나 거절하거나
집 밖으로 나가는 대신 배달 음식 주문이 늘어난 요즘, 배달 앱으로 주문할 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나 포크를 받지 않는다고 요청하는 것. 집에서 먹을 때는 필요 없으니 받지 않겠다고 요청하면 일회용품이 오지 않는다.
카페에 간다면 빨대나 컵홀더 등을 거절하는 방법도 있다. 재활용이 안 되는 빨대는 거절하고, 플라스틱이 아니더라도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거절하는 것도 훌륭한 실천이 된다.
‘버려주세요’는 이제 그만
최근 많은 기업이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사용한다. 주머니 속이나 지갑 속에 넣어두는 종이영수증을 이제는 휴대전화나 메일로 확인할 수 있다.
몇 년 전 종이영수증이 인체에 해롭다는 유해성 논란이 있었다. 실제로 종이영수증에서 비스페놀A라는 유해물질이 발견됐다. 이 물질은 내분비 계열의 장애를 유발하고, 인체 호르몬 이상을 만들어 심하면 기형아출산, 유산, 무정자증 등을 일으킨다고 알려졌다. 특히 입으로 들어갈 때 피부로 접촉하는 것보다 그 성분이 더 오래 체내에 남는다는 연구결과로 종이영수증에 대한 위험성이 더욱 크게 대두됐다.
그뿐만 아니다. 종이영수증은 나무를 파괴하고 발행된 즉시 대부분 버려지는 경우가 많아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꼽힌다. 전자영수증을 사용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에서 발급된 영수증은 무려 310억 장이다. 이 중 발급되자마자 버려지는 영수증은 60%에 달한다. 또한 발급된 영수증을 모두 이어 붙이면 그 길이가 무려 250만1812㎞, 지구를 62.6바퀴 돌 수 있을 정도의 길이라고 한다.
그만큼 종이로 만들어지는 영수증으로 인해 엄청난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의미다. 1년 동안 쓰이는 종이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나무 33만4400그루가 베어지고, 물 15억 7000만 리터가 쓰인다. 영수증발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폐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약 5만5000톤이나 된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종이영수증 대신 스마트폰 앱과 문자를 통해 수도요금을 확인하고 납부할 수 있는 모바일 전자영수증을 도입했다. 이때까지 서울시는 매월 평균 10만 5000건의 수도 요금 영수증을 보내고, 그 중 종이영수증의 발행 건수는 93만 9000건으로 94%에 달했다.
매월 종이영수증 3장을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전자영수증으로 바꾸면, 1년에 36장의 종이를 아낄 수 있고, 이로 인해 연간 0.3㎏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전자영수증으로 바꿔 한 사람이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수치는 매우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93만9000건의 서울시 종이영수증이 전자영수증으로 바뀐다면 온실가스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줄어들 것이다.
아이스 팩, 이렇게 버리자
냉동식품이나 신선식품을 사면 꼭 따라오는 아이스 팩. 코로나19로 식품류 배송이 늘어난 데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탓에 아이스 팩 사용도 증가하고 있다. 가정에서 쌓여만 가는 아이스 팩을 어떻게 분리 배출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이스 팩은 식품의 변질을 막는 역할을 주로 하며, 안의 흰색 내용물은 고흡수성 수지 성분이다. 이 물질이 어는점을 -10도 가량으로 만들어 온도를 낮춰준다. 또한 자체 무게의 500~100배에 이르는 물을 흡수할 만큼 흡수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아기 기저귀에도 사용되는 물질의 자연분해는 500년 이상 걸린다. 이런 물질을 물과 함께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것은 당연히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그냥 매립하면 토양오염을, 소각한다고 해도 유해물질이 발생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이스 팩 폐기 현황에 대한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약 80%가 종량제 봉투로 버려지고, 15%는 하수구로 배출되고 있다. 젤 타입의 아이스 팩 충전제는 미세플라스틱이기 때문에 하수구로 버려지면 수질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아이스 팩을 안전하게 버리는 첫 번째 방법은 종량제 봉투에 통째로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소각과 매립도 수질 오염 못지않게 토양오염과 대기오염을 유발하므로 최선의 폐기방식이라고는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부피가 큰 아이스 팩을 잘라서 내용물을 말려서 버리는 방법이다. 아이스 팩을 말리면 액체 상태에서 가루상태로 변하게 되어 소량만 남아 깨끗하게 버릴 수 있다. 요즘은 업체에 따라 100% 물로만 만들어진 아이스 팩이 많아 그냥 버려도 되고, 재활용도 보다 더 쉬어졌다.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아이스 팩 생산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재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자체별로 마련된 아이스 팩 수거함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 강동구와 영등포구, 송파구, 경기도 부천시, 인천 서구와 대전의 대덕구, 경북 포항시, 전남 목포시, 경남 창원시, 진주시, 김해시, 양산시, 제주 서귀포시까지(2020. 8월 기준) 지자체에 마련된 수거함에 모인 아이스 팩은 버려지지 않고 관내 식품업체, 전통시장 등 필요한 곳에서 재사용된다.
투명페트병, 나 다시 태어날래!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에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이 시행되고 있다. 6개월간의 계도기간이 종료된 지난 6월부터 지자체 단속에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과태료 액수는 적발 횟수에 따라 1차 10만 원→2차 20만 원→3차 30만 원으로 늘어난다.
투병페트병은 겉에 붙은 라벨지를 떼고, 깨끗이 씻어 안에 담긴 이물질을 비운다. 그 후 발로 찌그러뜨리고 별도 분리수거함에 배출한다. 색이 입혀진 페트병, 겉면에 글자가 인쇄된 투명 페트병은 분리배출 대상이 아니다. 의무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단독주택이나 의무관리대상이 아닌 공동주택은 올해 12월 25일부터 시행된다.
수거된 투명페트병은 선별·재활용 업체를 거쳐 고품질 페트 재생원료로 재활용된다. 페트 재생원료는 장(長)섬유, 플라스틱 용기 등으로 재활용된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이 정착되면 내년 페트병 재활용량이 10만 톤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 폐 페트병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규모이다.
옷 한 벌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페트병의 양은 얼마나 될까? 옷의 종류와 디자인 등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 티셔츠 한 벌에 500㎖ 12병 또는 2L 5병이 들어가며, 긴소매 기능성 재킷은 500㎖ 32병이 소요된다.
이현주 기자 hjlee@saemau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