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같이 자연자원이 없는 국가에서는 교육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가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교육이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확실하지만, 현 경제여건에 비추어 앞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방향으로 경제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토론식 수업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계발하는 방향의 전환이 있어야 하고, 개인 간의 치열한 경쟁이 아니라 공동선의 추구와 같은 의식의 향상도 아울러 도모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입시 위주의 교육은 개인적으로 우수한 자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할 수는 있으나, 여럿이 같이 합심협력이 필요한 사회의 발전에는 장애가 되기 쉽다.교육제도의 변화 및 방향의 개선과 관련하여서는 교육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해결이 어렵다. 교육은 사회 전체와 연결된 것이다. 현 상황은 누구나 다 고등교육을 받아야 사회에서 제대로 행세를 할 수 있다는 관념이 지배하여 사회적 자원의 낭비가 심하다. 고등인력이 거기에 맞는 일을 찾기가 어려워서 자신의 능력보다 하향 지원하게 되니 자신도 일에 만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사람은 타고난 취향과 적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누구는 노래에 소질이 있고 누구는 수학에 소질이 있는 것이다. 노래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고등교육을 받아서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수가 되는 데 있어서 반드시 대학에 진학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전제를 인정하고 각자의 소질을 파악하는 바탕 위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는 학교의 전문가인 교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부모의 처지에서 맞지 않는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대학 진학 여부에 대한 판단은 본인과 교사의 결정에 맡기고 있다. 영국에서 학부모들은 학교 수업 연장에 반대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서만이 아니라 자연을 관찰하고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우리나라에서의 생각과 다르다고 느낀 적이 있다.교육의 또 다른 목표의 하나가 공동체 의식의 함양에 있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학교라는 공동체 공간에서 여럿이 모여 같이 합동하여 공부한다. 교과목을 익히고 깨우치는 일과 같이 단독으로 공부하기도 하지만, 체육과 같은 단체활동을 통하여 사회적 인격을 양성하게 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개인적인 성향과 아울러 사회적 공동체적 목표를 달성하여야 전체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이 상반되는 측면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것이 관건이다.현대 사회와 같이 개인주의 성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학교에서 스포츠와 같은 단체활동을 통하여 집단적 이익의 달성을 위한 의식 함양이 긴요하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축구, 크리킷, 럭비와 같은 단체 스포츠를 많이 하고 있다. 필자가 호주의 초등 6년생에게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에서 거북이가 토끼를 깨워 같이 달리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였을 때에 박수를 치는 데에 놀란적이 있다.그만큼 호주와 같은 이민자 중심의 다문화 국가에서는 다양한 종족의 공동체 의식의 함양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하고 있다.교육의 문제는 개인과 국가사회 전체에 관련되어 있으므로 관료적인 발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전 국민의 힘으로 개선해야 할 국가적 사업이 된다. 교육을 통해서 경제발전의 토대를 만들었듯이 이제 창의적인 교육을 통해 국제경쟁에서 앞선 열린 나라를 만들도록 해야 하는 과제가 2020년대를 맞이하여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