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는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대재앙이다. 전 세계인에겐 역대 있었던 그 어떤 강력한 전쟁보다도 더 위협적이다. 어느 날 평범한 일상 속으로 뛰어든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동안 익숙해 있던 모든 삶의 방식을 몽땅 헤집어 놓았다. 국가 간 교역 방식은 물론이고 생산과 소비 형태, 일하는 방식과 사교 패턴을 통째로 바꿨다. 언택트(비대면) 방식에 어느덧 익숙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해 바뀐 일상의 변화는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문화와 의식까지 바꿔놓은 것이다.코로나19 공포는 경제적 개념을 기준으로 구분했던 ‘선진국’과 ‘후진국’의 기준도 바꿨다. 선진국으로 자부해온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의료체계가 국내 의료 시스템 수준보다 낮다는 사실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확인됐다. 부유한 사회일수록 안전과 더 거리가 멀다는 역설도 드러났다.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선 부와 명예, 권력이 아무런 의미가 있지 못한다. 코로나 사태가 인류에게 자연 앞에선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셈이다.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자연은 끊임없이 인간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전염병이 그렇다. 그 경고는 지구를 훼손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자연은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또 다른 형태의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 지난 25∼26일 인도의 일부 지역은 47도까지 치솟은 폭염과 메뚜기떼 습격에 몸살을 앓았다. 인도 동부의 벵골주와 오디샤주는 20∼21일 슈퍼 사이클론 ‘암 판(Amphan)’으로 8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당하였다.‘지구는 과연 안전한가.’ 이러한 의문에 답이 될만한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열대연구소 연구진이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내용이다.그에 따르면 최대 일일온도가 32.2도를 넘게 되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열대우림이 오히려 저장하고 있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핵심적인 온실가스 중 하나다. 나무들은 성장할 때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한다. 하지만 기온이 너무 높으면 수분 증발을 막고자 잎의 기공이 닫히며, 이와 함께 이산화탄소 흡수를 멈추게 된다. 연구진은 열대우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속도보다 배출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티핑포인트’ (tipping point)는 32.2도라며, 이를 막으려면 열대우림 보존을 위해 즉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 일부일 뿐이다. 더 나아가 지구의 원형을 보존하고 지켜야 할 숭고한 책임이 부여돼 있다. 그러한 사실을 모든 인류가 공유할 때 지구는 종말로 가는 발걸음을 멈출 것이다. 마침 국내에선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생명살림운동’을 통해 이를 생활 속의 운동으로 실천에 옮기는 건 반가운 일이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도에 ‘새마을 가꾸기 운동’으로 시작해 국내 농촌발전과 경제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해왔다. 개발과 발전에 역점을 둬왔던 운동의 방향이 2018년 정성헌 회장 취임 이후로 일대 전환을 이룬 것이다.코로나 사태는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그러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일상생활로 되돌아갈 게 분명하다. 코로나 사태가 인류에게 울린 경종은 또다시 무시될 테고, 무분별한 자연훼손에 지구는 신음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주는 교훈은 결코 잊혀선 안 된다. 그것은 ‘생명의 위기’가 이미 인류의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는 엄중한 사실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역할도 국내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생명·평화·공경’의 3대 실천운동과 정신을 전 지구촌 주민들에게 전파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