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농이야기에 앞서 녹색혁명에 대해 알아보자. 산업혁명이 동력장치발명으로 기계화된 운송수단과 각종 기계를 통한 다량의 공산품 생산이라면, 녹색혁명은 화학비료를 통한 획기적인 식량증산을 가져왔다. 화학 발달로 각종 영양제, 제초제, 호르몬제 등이 만들어졌다. 과학 발달로 종자 산업이 첨단화돼 개량종은 물론 신품종과 유전자변형종까지 만들어졌다. 농부는 직접 씨앗을 채취해 농사짓는 것을 버리고 식량증산이란 명목으로 농지에 화학비료와 각종 약품을 투여했다. 농기계 발달로 손쉬운 대규모화농과 단작화농이 세계적 흐름이 됐다. 시설재배도 가능해져 겨울에도 신선한 채소를 먹게 됐다. 녹색혁명 후 공동체적 마을농사에서 자본 투자적 농사로 바뀌어 농사가 자본창출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인류는 손쉽게 식량증산을 가져왔지만, 매우 짧은 시간에 수 만 년 동안 공유하며 누려왔던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게 됐다. 농민인구는 약 75%에서 3%대로 급속히 줄었다. 농사 기반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삶이 한순간 산업기반의 자본 지배형 삶으로 바뀌었다.우리나라는 약 70년 사이에 어느 나라보다도 더 빨리 농사인구가 줄면서 공동체적 다품종 농사에서 개인별 자본이 되는 소품종농, 규모화농, 시설농으로 전환했다. 특히 수출주도형 산업국가로 변신하면서 식량자급률이 최하위권인 약 23%로 떨어져 약 80%를 수입한다. 그중 유전자변형(GMO)식품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육류 대부분도 수입 곡류를 먹여 밀식 사육해 만들어진다.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자본 지배형 삶으로 바뀌면서 어느새 지구환경은 악화되고, 생명다양성을 잃어버렸다. 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은 산업공단과 운송수단만이 아니다. 기계농, 화학농, 대규모 자본 투자농, GMO농 등 현대농은 농촌 환경 악화의 주범이 됐다.공업 분야는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에 대응한 세계적인 각종 협약에 따라 에코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친환경에너지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 분야는 어떠한 미동도 없다.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이 약 4%지만 손쉬운 수도작을 빼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공동체적 농사가 산업화 투자농이 되면서 투자대비 수익성이 우선이기에 친환경농을 짓는다 해도 수익성이 떨어지면 너무도 쉽게 포기하는 것이 다반사다.누구나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말하지만 이미 자본창출 목적인 산업화 농업에서 그 가치를 찾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현 농사는 생명다양성 파괴와 수질악화, 기후변화의 주범이다. 공익형 농업은 이미 사라졌다. 농사가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한 공익형으로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다. 농사의 공익성은 첫째 건강한 먹을거리가 전제된 식량안보이다. 화학제품과 농약으로 생산한 것은 안전한 먹을거리로서 부적합하다. 두 번째 공익성은 환경보호이다. 우리나라 농업은 환경파괴의 주범이 됐다. 세 번째 공익성은 인간의 정서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지방의 아름다운 시골마을 유지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식량부족은 물론 코로나19 펜데믹 사태보다 더 심각한 생존 불가능 환경이 도래한다는 심각성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인류의 모든 질병은 잘못된 먹을거리와 생태계 환경파괴에서 온다. 물론 자본에 종속된 자본 만능적 사고와 자연과 분리된 잘못된 생활방식에서도 기인한다.3농(농민. 농사. 농촌)을 어떻게,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먼저 생태계를 망가트리고 농지를 악화시키는 화학제품을 투여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이다. 농사법이 달라지면 농촌의 공동체 삶이 자연히 살아날 것이다. 문제는 농사, 농촌의 주체인 농민의 경제적 생존이다. 이 문제가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망가진 농지를 살려 건강한 농산물을 수확하려면 10년 이상 걸린다. 농민이 농사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려면 기본적인 경제 생존권을 보장하는 사회제도가 필요하다. 농민은 화학비료와 농약이 없으면 소출이 적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농민들은 땅이 살아날수록 기적을 보여준다는 자연 신앙적 사고를 해야 한다. 또한, 생명다양성 차원에서 사라지고, 잊혀진 (토종)씨앗들을 찾아내고, 다양한 먹을거리 농사 및 자연으로부터 수많은 먹을거리 채취가 가능하도록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나는 약 10년 전부터 토종씨앗 보급과 비투자 자연농을 하고 있다. 어려움도 많지만, 지속해야만 하는 것이 내 운명 같다. 자연과 내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존재적 신앙이 인류의 가장 기본이다. 나는 이 신앙이 홍익사상과 같다고 본다. 홍익사상으로 서로 협력하며 사랑한다면 자연도 아름다운 기적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