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적정기술’ 사례를 체험하고 공유하는 ‘2019 서울적정기술 한마당’이 지난달 5∼7일 서울혁신파크 일대에서 개최됐다.적정(Appropriate)기술이란 사회 공동체의 정치·문화·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즉 노동집약적 단순기술을 의미한다. 실제로, 적정기술은 특정한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가장 단순한 수준의 기술이다.
지속 가능한 마을과 공동체이번 적정기술 한마당은 국내외 강연자를 초청해 3일간‘미세먼지와 대안 교통’, ‘옷을 짓는 생명의 농업’, ‘내일의 식탁’, ‘생활 적정기술과 교육’, ‘쓰레기 제로’, ‘에너지 자립’ 등 6가지 세션으로 나뉜 주제강연 및 사례 공유시간을 가졌다. 자세한 강연자 발표내용은 공식 누리집(https://siatfestival.modoo.a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적정기술 사례공유 및 체험야외 적정기술 전시 및 체험공간을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며 적정기술을 생활 속에서 느끼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세션별로 구성된 적정기술은 △물을 이용한 실내 미세먼지 줄이기 장치 △평화나무농장과 생명역동농업 △씨실과 날실로 엮는 세상 △실천 가능한 생활 속 쓰레기 제로 △생태 뒷간 △풍력-태양광 하이브리드 발전과 페달기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마련됐다.
기조강연첫째 날 기조강연은 △마을, 공동체 활동과 적정기술의 현황(임경수 협동조합 이장) △전통문화로 배우는 적정기술의 철학(알렉스 젠슨, 로컬 퓨처스) △지속 가능한 성미산 마을 만들기(조승연, 성미산 에너지자립마을) 등의 주제로 이루어졌다.이 가운데 알렉스 젠슨 연구원은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쓴 ‘오래된 미래: 라크로부터 배우다’에 소개된 인도 북부 라다크 프로젝트 현지 운영 관리 연구원으로 현지에서 터득한 ‘전통문화로부터 배우는 적정기술의 철학’이라는 내용으로 강연했다.
미세먼지와 대안 교통세션 1에서는 ‘미세먼지와 대안 교통’을 주제로 미세먼지 줄이기 및 정화 장치의 사례와 유형, 미세먼지 줄이기 식물 등 시민 주도의 대처 방안과 정책을 제시했다. 방안과 정책 제언에는 ‘미세먼지 줄이기 기술 사례’, ‘필터없는 공기정화기’, ‘흙과 나무와 식물, 근본이 해법이다’의 이야기가 있었다.전문가 발표와 토론 외에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체험 부스를 같이 운영했다. 부스에서는 물을 이용한 실매 미세먼지 줄이기 장치, 손수 제작(DIY) 실내 공기 청정기, 미세먼지 공기정화기, 연소장치 분진 제거장치, 실용 화물 자전거 등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저녁에는 ‘쓰레기 덕후 소셜 클럽’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열렸다.
옷을 짓는 생명의 농업둘째 날은 3개 세션을 진행했다. 세션 2는 ‘옷을 짓는생명의 농업’을 주제로 재난에서 마을을 회복하는 농업과공동체, 순환과 자급, 연대를 생각하는 도시와 지역 이야기로 구성했다.‘적정기술 적용을 통한 이주민 지역 자립센터와 자립농장의 변화’를 주제로 필리핀 마닐라 외곽에서 10여 년간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설립해 지역에 필요한 일자리와 주민 주도의 지역 개발 사업 경험 등의 3가지 사례발표가 있었다.전시부스에서는 유기농업인 평화나무농장에서 생명역동농법으로 작물을 기르는 방법을 소개했다. 또한, 직조와 바느질 전시부스에서는 속바지 만들기, 버려진 옷으로 가방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플라스틱 둥구미 만들기 등의 체험 부스를 진행했다.
내일의 식탁세션 3은 ‘내일의 식탁’을 주제로 미세먼지와 쓰레기를 줄이는 요리법을 시연하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적정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강연에서는 조리 도구와 방식의 선택, 내 몸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섭생법, 부엌에서 적정기술을 이용해 제한된 식재료를 가지고 최고의 맛을 내는 조리법 등에 대해 말했다.
생활 적정기술과 교육세션 4는 ‘생활 적정기술과 교육’을 주제로 인천 강화도 산마을고등학교의 생활 기술 수업 사례, 하자작업장학교, 맑은샘학교, 전환마을 은평에서 생활 적정기술을 접목한 교육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해당 전시·체험 부스는 대장간 철공예, 우리 밀 화덕 피자, 서울 사는 나무, 씨실과 날실로 엮는 세상(직조와 직조틀 제작) 등을 진행했다.
쓰레기 제로마지막 날은 세션 5와 세션 6으로 구성했다. 세션 5에서는 ‘쓰레기 제로’를 주제로 강동구에서 퇴비장을 운영하는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 대표가 낙엽, 음식물 쓰레기, 볏짚 등 유기성 쓰레기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이어 메이홍웨이 랑슈민 향촌 건설센터 기술 고문은 중국 허난성 지역에서 전통 기술을 이용해 화장실을 생태적으로 이용하고, 오염된 물을 정화해 재활용하는 적정기술을 통해 생활 속 응용 사례를 소개했다.이외에도 ‘청정 삶터 만들기와 행복한 불편’, ‘쓰레기가 되지 않는 삶들’을 주제로 강연이 있었다. 전시·체험부스는 실천 가능한 생활 속 쓰레기 제로, 플라스틱 장난감의 재탄생, 허니랩 만들기 체험, 재활용 소재 뱅크 등의 체험부스를 진행했다. 또한, 생태 뒷간, 빗물탱크, 천연 생활제품을 알리는 홍보 부스도 운영했다.
에너지자립세션 6은 ‘에너지 자립’을 주제로 진행했다. 필릭스 글렝크 한스자이델재단 매니저가 ‘북한의 에너지가 농업부문에서의 적정기술 가능성’을 소개하고, 지역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 사례도 소개했다.이외에도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마을공동체와 에너지대안’, ‘지역 에너지 전환-상상을 일상으로’라는 발표주제로 강연이 이어졌다.전시·체험부스는 생활 속에서 전기를 아끼는 기술과 장치, 플러그를 뽑은 다음의 가능성, 바이오매스 활용과 에너지 기술, 생활용 에너지장치, 여성들을 위한 적정기술 입문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또한, 비전화 장치 및 비전화 공방 설명회, 버려진 자전거에 새 생명을, 플라스틱과 해양쓰레기 오염방지 캠페인등의 홍보 부스도 운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