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 이후, 순조롭게 풀려가는 것 같았던 남북관계가 북한이 최근 실시된 맥스 선더(Max Thunder) 한미연합공중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면서 급제동이 걸렸습니다. 당초 지난 16일로 예정되었던 남북고위급회담도 열리지 못했고, 지난 23일에서 오늘 25일로 예정된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의식에도 당초 약속과는 달리 배제될 것으로 알려졌던 남측 취재진이 막판에 합류하는 등 예기치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판문점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잘 진전될 것이라 기대했던 많은 사람이 우려스러운 심정으로 이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남과 북의 양 정상이 극적으로 만나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채택한 4·27 판문점선언이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쉽게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지만 앞으로 이 선언이 담은 내용을 하나하나 구체화 시켜가는 과정들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들이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평화로 나아가고자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이 염원하는 평화가 쉽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무엇이 진정으로 비핵화와 평화로 나아가는 길인지를 찾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6·25전쟁으로 인한 참상은 더 말할 것도 없지만 1953년 휴전 이후에도 얼마나 많은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었고, 남북의 대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았는지를 돌이켜보면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동안 한반도를 짓눌러온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 항구적인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 기회를 또다시 허무하게 흘려보내지 않으려면 주변국들에만 우리 운명을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 스스로 평화의 소중함을 분명히 인식하고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운동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면 그것이 출발점이 되어 동아시아에서 평화의 기운을 북돋우고 나아가 세계가 평화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 교류·협력, 양측 모두에게 절실지난 22일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 12일에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까지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지만 이런 노력이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미리 결과에 대해 비관을 한다면 역사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언급하며 회담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 남과 북은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다시 활짝 열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시급한 이산가족 상봉에서부터 4·27 판문점선언에 담긴 많은 내용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은 북한의 체제안정을 보장하고 국제사회는 경제 지원에 나설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남북교류는 북측에만 그 혜택이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성공단에서 기업을 운영했던 분들은 지금도 다시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재개하려 합니다. 그것은 그만큼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이미 우리 기업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북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북교류와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가 활로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들이 여러 연구기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뤄졌던 ‘정전체제’하에서의 경협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정전체제’ 자체가 ‘평화체제’로 변화하는 상황이 되면 남북경협의 수준이 양과 질에서 달라질 것입니다. 남북교류와 협력은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매우 절실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남북관계가 대전환을 맞이하는 시기에 우리 새마을운동도 소중한 평화를 반드시 지키기 위해 민간 차원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남북의 교류와 협력이 진전된다면 새마을운동은 남북교류와 협력사업에 어떤 내용과 형식으로 결합할 것인지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