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몸살 앓는 지구촌폭염·열대야·가뭄 등 기상 이변 잦아 화석연료 감축·비전력 적정기술 생활화올해 여름은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되고 있다. 전국 낮 최고기온이 여러 차례 40도를 넘었고, 열대야와 폭염일수도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지난 1일 강원 홍천은 41도를 기록했다.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 기록했던 전국 역대 최고인 40.0도를 넘어선 기온이다. 이후 지속 적인 폭염으로 지난 14일 경북 의성은 40.3도를 기록했다. 서울 역시 지난 1일 39.6도를 기록해, 1994 년 7월 24일 기록한 38.4도를 넘어섰다. 올해 여름 대한민국은 1907년 10월 1일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1백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9.2일이다. 이는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오랜 일수로, 폭염은 낮에는 내륙지역, 열대야는 주로 해안 가를 중심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수는 의성이 43일로 가장 길었다. 열돔현상으로 인한 폭염 열대야 기후변화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여름 폭염피해는 심각했다.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가 불러온 이상기후 때문에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아시아 지역은 복잡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기후 변동성이 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라 극한 기후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촌 전체가 ‘열돔’에 갇혀 있다고 분석했다. ‘열돔현상’은 대기 권 중상층부터 돔 모양으로 발달한 ‘뜨거 운 고기압’이 정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상 5∼7km 높이의 대기권 중상층에 발 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아주 서서히 움 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돔(둥근 지붕 형태) 처럼 지면을 둘러싸기 때문에 붙여진 현상 이다. 이에 따라 일본과 중동, 유럽 곳곳에서 최고기온 기록이 잇따라 깨졌고, 온열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본은 지난달 전국 9백27개 관측지점 가운데 6백87곳에서 기온이 30도를 넘었고, 이중 1백79곳에서는 35도 이상을 기록하며, 지난달에만 1백여 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 남부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며, 폭염 사망 자가 1천 명을 넘어섰다.
유럽도 폭염에 시달리긴 마찬가지다. 스웨 덴은 30도가 넘는 폭염에 역대 최악의 가뭄과 50여 곳의 산불을 겪었다. 고온건조한 날씨 때문에 그리스 아테네는 산불 때문에 1백여 명의 주민들이 다쳤다.
또한, 캐나다 퀘벡주는 지난 6월부터 이어진 이상고온현상으로 7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최근 1백20년 이후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고, 산불이 지속되는 등등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 가들은 이 같은 이상기후 징후의 원인으로 엘니뇨와 지구온난화를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긴 여름
기후변화란 기후환경이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에 의해서 점차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기후변화의 종류에는 지구온난화, 사막 화, 엘리뇨, 라니뇨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지구온난화는 기후의 균형을 무너뜨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원인은 온실 기체 배출 증가에 있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이 많이 증가 하고, 농업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숲이 파괴 되면서 온실 효과를 불러온 결과다.
지구온난화 때문인 이상기후는 아프리카 곳곳에서도 발견된다. 올해 1월 사하라 사막에 눈이 내렸다. 북아프리카 알제리 영토인 ‘아인 세프라’의 사막지역에 하루에 40센티미 터라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이제 지구의 평균 온도는 온실가스 과다배출 때문에 산업혁명 이전보다 1도가량 높아진 상태다. 과학자들은 온도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져 10년마다 0.2도씩 높아질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결국,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될 경우, 올해와 같은 열돔현상에 따른 폭염의 장기화가 매년 되풀이될 수 있다. 단순히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문제가 아니라, 매년 폭염 일수를 갈아치우는 신기록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의 시나리오 기준으로 온실가스 배출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RCP 8.5)를 예로 들었다.
21세기 초반(2001~2010년) 폭염일수를 살펴 보면, 서울지역 11.1일이 후반기(2071~2100년) 에는 73.4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은 7.5일에서 54.3일, 대구는 22일에서 77일, 인천은 3.3일에서 53.7일, 광주는 16일에서 77.3 일 등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위기
기후변화 여파로 극심한 폭우와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더 잦아지고, 지구온난화로 극지의 대륙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의 양이 늘어 세계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기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북극 고위도 지역은 지구 평균보다 두 배나 빠르게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기상청은 엘니뇨 때문에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바뀌기 때문에 북미와 남미 기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북미의 가뭄과 필리핀, 호주의 건조한 기후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폭염은 엘니뇨보 다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 물 부족, 게릴라성 호우 증가, 농작물의 변화, 열대성 질병 증가를 일으킨다. 특히 산림분야는 산림대가 전반적으로 북상해 난대림 면적이 확대되고 봄꽃의 개화가 빨라지며 가을에는 단풍이 늦게 지도록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많은 과학자는 지구온난화가 지구의 최대 재앙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세기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약 0.6±0.2도 상승했고 지표면의 빙하와 적설 지대 면적이 1960년대 이래 10%가 감소했다.
현재 상태가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은 1.4∼5.8도, 해수면은 9~88㎝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 없이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한다면 21세기 말 한반도 평균기 온은 6도 상승, 어느 정도 저감 노력이 실현된다면 3.4도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보다 한반도 평균기온이 더욱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이러한 기후변화는 집중호 우, 폭염, 가뭄, 한파 등 이상기후의 발생 빈도와 함께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 우리나라의 사계절 평균기온 상승과 극한 이상기온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정리 : 정찬건 기자 ckjung@saemau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