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00여미터의 고원지대 아래, 건강한 자연의 산물을 생산하는 ‘천하대감농장’이 있다. 귀농 5년차 초보 농부가 기르는 싱싱한 자연물은 아로니아, 브로콜리, 고추부터 산야초차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신선한 먹거리로 지역콘텐츠에 힘 실은 최낙봉 씨의 귀농이야기를 소개한다.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내가 살고 싶은 대로
경기도 안산 등지에서 한 백화점의 직원으로 꾸준히 일했던 최낙봉 씨는 일상생활에서도 언제나 농촌에 대한 그리움이 앞섰다. 경남 고성이 고향인 그는 농업에 대한 지식도 있었고, 농촌의 삶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없던 터. 스트레스만 받던 직장생활을 벗어나 원 없이 농촌에서 살아보고자 마음먹었다. 그는 “본가가 경남 고성이고 처가가 경기도 안산이어서 중간쯤 위치를 알아본 게 진안이었다. 몇 군데 적당한 곳을 알아보다 농지와 집을 싸게 내놓으신다는 분이 있어 찾아갔는데 마음에 들었다. 661㎡넓이의 땅을 보니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1주일 만에 계약하고 바로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진안으로 와 그 다음해부터는 집수리와 농사도 시작했다. 진안군의 농가주택수리비 지원을 받아 직접 황토방도 지었다. 최 씨는 “전문가처럼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내 손으로 지은 집에서 살고 싶어서 인터넷정보는 매일같이 들여다봤다. 제가 생각한 구상도 중요하지만 비용절감도 필요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진안이 고원지대다보니 단열도 필수. 곧 압축 볏짚단을 경량목구조 틀 안에 채운 후 흙미장을 하는 방식의 스트로베일 하우스도 직접 지을 예정이다. 최 씨가 귀농의 기틀을 만들어놓자 걱정이 반이던 아내도 2013년 두말없이 진안행을 택했다. 꿈의 시작이었다.
농사는 판로확보가 중요
귀농 첫해, 두 달간 농협연수원의 귀농교육을 받으면서 귀농작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감 농사를 짓고 싶었는데 고원인 진안과는 맞지 않는 작물이었다. 농사를 지을 땐 자연환경도 맞아야 하니 과감히 포기하고 진안에서 소득이 높은 수박과 고추, 아로니아 농사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그러나 수박은 온도와 수분에 민감해 연작을 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계속 구부리고 앉아 농사를 짓다보니 관절염까지 얻은 터라 건강에도 이상을 느껴 과감히 수박농사를 포기했다. 아로니아는 초기 투자비용도 적게 들고 관리가 편하긴 하지만, 2~3년까지는 생활비 정도의 소득으로만 이어졌다. 고추는 1백% 직거래 판매가 이루어져 그나마 다행이었다. 최 씨는 “농사짓다보니 판로확보가 가장 어려웠다. 농사를 잘 지어도 판매를 못하면 생활이 곤란해지기 십상이었다. 공판장에 팔아도 직거래의 반절도 안 되는 가격이다 보니 소득으로 가긴 쉽지 않았다”라고 전했다.특히 채소는 수확 후 1주일만 놔둬도 상하기 때문에 판로가 들쑥날쑥했다. 그대로 포기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면사무소 사무 보조, 농지 조사 등 농촌에서 귀농귀촌인이 할 수 있는 소일거리는 많았지만 대체작물을 고민해야할 때가 왔다. 최 씨는 진안의 청정 약초를 자원으로 가공을 시작했다.
건강한 산야초 차로 지역콘텐츠 제안
귀농 직후부터 산야초연구회 회원으로 차 만드는 과정을 꾸준히 배웠던 최 씨는 개똥쑥부터 쑥, 뽕잎 등 직접 산에서 채취한 산야초를 중심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지역이 잘 살아야 더불어 잘 살 것’이라는 믿음을 기본 토대로 삼았다. 그는 “직접 캐온 산야초는 황토방에 불을 지펴 말린다. 산야초차는 정성이 들어가야만 맛있다. 세척부터 절단, 덖는 과정까지 세심하게 마음을 기울어야만 원재료만의 구수한 맛을 보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목련부터 구절초, 칡꽃, 감꽃 등 최 씨가 만드는 산야초차는 종류도 다양하다. 몸에도 좋고 보기도 좋을뿐더러 재배도 어렵지 않아 후배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도 구매 지수가 높은 ‘천하대감농장’의 콘텐츠는 최 씨의 노력과 땀의 결실. 2015년 전라북도 농업인 블로그 모니터링단 활동을 하며 자신이 직접 요리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올리고, 노출 최적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최 씨만의 노하우는 지역을 알리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그는 건강먹거리와 함께 지역을 알리는데 앞장설 계획. 관광과 체험을 연계해 관광객들이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을 맛보게 하고, 지역농가의 소득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귀농귀촌인들에게 전하는 Tip
농촌에서 지역민들의 노하우를 듣는 것은 중요하다. 농사에선 교육에서 배운 기술도 필요하지만 토대가 중요하다. 내가 땅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농사의 실패율도 적어진다. 지역의 자연환경을 잘 아는 지역민들의 노하우를 토대로 자신만의 기술과 정보를 잘 매치시켜 자신만의 농법을 만들어 가다보면 언젠가는 ‘참 잘 했다’라고 말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자료제공 : 전라북도귀농귀촌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