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난 일 년 동안 우리 몸과 마음은 많은 도전과 적응의 시간을 보냈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환절기에도 몸의 면역 체계나 기능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환절기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 충분한 수분섭취와 수면, 적당한 운동과 휴식으로 생활습관을 점검해보고, 곁들여 제철음식까지 챙겨먹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맛있어서 좋고, 면역력까지 높여서 좋은 제철음식. 우리 입 안으로 봄을 초대해 보면 어떨까.<편집자 주>
[제철쭈꾸미가 꿈틀]봄을 맞아 어민들의 주꾸미 수확이 한창이 다. 산란기인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가 주꾸 미 제철이다. 이맘때 주꾸미는 유독 통통하게 살이 올라 맛이 좋고, 입안에서 톡 하고 터지는 알이 가득하다. 기력 회복에 좋은 타우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혈액 순환과 심장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봄철 나물인 미나리나 부추를 넣은 매콤한 볶음, 시원한 국물까지 먹을 수 있는 샤부샤부, 싱그럽고 가볍게 샐러드로도 즐길 수 있다.
[춘곤증 물리치는 바지락]갯벌에서 캘 때 바지락 바지락 소리가 난 다 해서 이름 붙여진 조개, 바지락. 3~4월 산란 직전 바지락은 1년 중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맛이 뛰어나 봄 바다를 대표하는 해산물 중 하나다. 고단백 저지방이라 피부와 다이어트에 좋고, 특히 마티오닌 성분은 근육량 증진에 도 움을 준다.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타우린 성분도 풍부 해 피로회복과 춘곤증에도 도움이 된다. 바지락은 대표적인 봄나물인 달래와 맛의 궁 합이 좋다.
[봄의 전령사 도다리]‘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다. 겨우내 영양분을 축적하고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수심이 얕은 연안을 찾아오는 도다리는 3월부터 4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통영과 거제, 서해에서는 충남 보령의 무창포와 대천 등이 도다리 주산지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으며, 간에 좋다고 알려졌다. 감기 등 감염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며, 눈에 좋은 비타민A,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비타민 E 등 영양성분도 고루 포함돼 있다. 도다리에 해쑥을 더하면 보양식으로 제격이자 봄의 맛이 비로소 완성된다.
[조개왕 납시오 키조개]크기로는 조개 중의 왕이라 해도 손색없는 키조개는 봄에 어울리는 담백한 맛도 일품이 다. 주로 남해안과 서해안에 서식하는데, 곡식의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인 ‘키’ 를 닮아 키조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봄에 채취한 것이 가장 맛이 좋아 5월까지도 즐겨 먹는다.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 칼 슘과 인도 풍부해 동맥경화, 빈혈,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있다. 특히 아연성분이 몸의 각 종 호르몬 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입맛 돋우는 미더덕]
울퉁불퉁, 도토리와 멍게를 섞어 놓은 듯 재미있는 생김새를 지닌 미더덕. 모양만큼이나 오도독 오도독한 식감도 좋다. 해물찜이나 해물탕 등 시원한 국물이 필수인 해물요 리에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식재료다. 봄철 바다의 내음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미더덕은 물에서 나는 더덕이라 불릴 정도로 건강에 좋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 철, 비타민 등이 풍부하고, 특히 불포화 지방산인 EPA와 DHA가 많아 동맥경화, 고 혈압, 뇌출혈 예방에 효과가 있다. 비타민C 가 많은 콩나물과 함께 요리하면 서로 영향을 보완해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
[달큼한 향이 좋은 유채나물]
유채나물은 유채꽃이 피기 전의 어린잎으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겨우내 약해진 면역력을 강화하고 춘곤증을 물리치는데 도움을 준다. 기름 유(油), 나물 채(菜)로, 씨에서 기름이 난다하여 제주에서는 지름나물이라 불린다. 쌉쌀한 맛과 달큼한 향이 매력적인 봄나물로 베타카로틴, 엽산, 비타민 B1, B2 등 비타민 함량이 높다. 식이섬유와 함께 칼슘, 인, 칼륨, 철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다.
[딸기가 최고야!]
비닐하우스 재배로 겨울에도 맛볼 수 있는 딸기. 하지만 항산화 성분은 봄철 딸기에 풍부하다. 농촌진흥청 실험 결과, 재배온도가 따뜻해질수록 안토시아닌 함량이 증가하고 비타민C, 페놀 함량도 높아진다고 한다. 90%의 수분으로 이뤄진 딸기는 단백질, 칼륨, 철, 비타민이 풍부하고, 하루 7개만 먹어도 비타민C 일일 권장량 100㎎을 충분히 섭취한다. 7개라고 해도 39㎉밖에 되지 않고, GI 수치도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다. 풍부한 항산화 성분은 암과 노화방지는 물론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보약이 따로 없네 눈개승마]
약식동원, 약과 음식의 근본이 같다는 말 이다. 약식동원 식재료로 봄나물이 제격인데, 그 중 눈개승마가 으뜸이다. 명이나물에 비 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약재로 쓰일 정도로 건강에 좋은 나물이다. 어릴 때 잎이 삼(蔘)과 같아 삼나물, 세 가지 맛이 나서 삼 (三)나물, 쫄깃한 쇠고기 맛이 나서 고기나 물이라고도 불린다. 사포닌과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혈관건강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좋다. 특히 지혈과 해독에 탁월하다. 열을 내려주 는 특성이 있어 몸이 차거나 소화력이 떨어 지는 경우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매력덩어리 우엉]
아삭아삭한 씹는 맛이 매력적인 뿌리채소 우엉은 1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다. 우엉 단면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리그닌 성분은 장내 발암물질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는 이눌린도 풍부해 신장 기능을 높여주고 혈당을 안정시켜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좋다. 겨우내 운동부족과 영양 과잉으로 체중이 늘었다면 우엉 차가 도움된다. 풍부한 섬유소가 배변 활동을 돕고, 장운동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다. 돼지고기와 함께 요리하면 돼지고기의 산 성을 중화하고 누린내를 잡아준다. 찬 성질이 있어 몸이 찬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임신 중 분만 촉진 작용을 해 임신부는 조심해야 한다.
[영양 듬뿍 씀바귀]
봄나물 중 가장 쓴맛을 내는 씀바귀는 뿌리와 잎 모두 먹을 수 있는 채소다. 잎과 뿌리에서 나오는 하얀 즙에서 쓴맛이 나 쓴나물, 쓴귀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이른 봄에 채취한 뿌리와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처럼 각종 영양소를 듬뿍 품은 씀바귀는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쓴맛을 내는 이눌린은 항암 효과가 있고, 섬유소와 칼륨, 칼슘, 비타민C, 당질 등이 풍부해 위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시나로사이드 성분이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해주고, 트리테르페노이드 성분은 면역력을 증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