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120여 개 국가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거나 추진 중이고, 유럽과 미국은 수입품 등 모든 항목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환경규제 움직임도 일고 있다.
1990년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가 세계적 쟁점이 됐을 때 독일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먼저 에너지정책을 마련했다. 주된 방향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을 규제하고, 재생에너지에는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1991년 세계 최초로 재생에너지 판매가격을 보장하는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화석연료·원자력보다 재생에너지를 우선 이용하도록 하는 규제도 만들었다. 이런 노력으로 2021년 상반기 기준 독일 전력의 48.7%가 풍력, 수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나왔다.
유럽연합은 1만4000여 개의 발전시설 및 산업공장 탄소배출을 ‘탄소배출권 거래제’로 해결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은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사업장이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할당받아 그 범위 내에서 감축하되, 초과 배출이나 감축이 있으면 시장에서 배출권을 구매하거나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탄소에 가격을 매겨 온실가스를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헝가리는 배출권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을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에 투입하고 체코는 공공부문 건물 에너지 효율 증대에 재투자하고 있다. 탄소배출량 2위로 관련 수익을 재생에너지나 저탄소 기술에 투입하는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등 9개 주 정부가 별도로 ‘지역 온실가스 구상’을 설립해 탄소배출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넷제로’로드맵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
국제에너지기구(이하 IEA)가 지난 5월 18일 2050년까지 지구온난화 주범인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위해 지구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려는 것이다. 특히 IEA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부문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35년까지 휘발유, 디젤 같은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하고, 2050년에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70%로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화석연료의 연소와 산업 공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0년 기준 340억 톤에 달한다.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와 지역의 목표를 반영한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에는 300억 톤, 2050년에는 220억 톤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 배출 제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 시점에서 2020년 대비 약 40% 감소한 210억 톤으로 낮춰야만 한다. IEA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달성이 가능하다며 각국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2050년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면, 에너지 공급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 시점에서 30%, 2050년 시점에서는 약 70%로 높여야만 한다. 반면 석탄은 2050년까지 2020년 대비 90%로 줄여야 한다.
에너지 전환지수…한국 49위
세계경제포럼(WEF)은 2015년부터 매년 에너지전환지수(Energy Transition Index, 이하 ETI)를 발표한다. 이는 총 115개국의 에너지 시스템 및 에너지전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먼저 지난 10년(2010~2021)간의 에너지전환 흐름을 살펴보면 2010년 태양광 및 풍력에너지는 화석연료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고 설비용량 또한 40GW, 180GW에 불과했다. 이후 운영 효율성 향상, 가격 경쟁력 강화 등으로 2019년 태양광 설비 용량은 585GW로 15배, 풍력은 623GW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에너지전환 투자는 2010년 연간 2,500억 달러에서 2020년 기준 약5,000억 달러로 증가했고, 10대 경제국 중 8개국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다. 전 세계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 누적 판매량은 2010년 50만대에서 2020년 1000만대로 10년 만에 20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18년 기준 전 세계 에너지의 81%가 화석연료에서 나왔고, 온실가스 배출량 역시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7억 7천만 명 이상이 여전히 전력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에너지전환 성적은 선진국에서 최하위권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 사이 전체 국가 순위에서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분석대상 11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에너지전환지수 순위는 49위다. 2019년 48위(58점), 2020년 28위(57.7점), 2021년 49위(61점)로 성과, 준비도 모두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세계 평균보다 더딘 변화 속도로 순위 1단계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 시스템 구조(43.01점/세계평균 68.45점), 환경 지속가능성(45.23점/평균 61.32점), 인적자본 및 소비자 참여(33.38점/평균 38.47점), 자본 및 투자(53.31점/세계평균 5517점) 부문은 세계 평균보다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 IT 육성
지난해 11월 27일 ‘2050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 정책 이행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신설계획을 발표했다. 에너지 전환, 산업혁신, 미래차 전환, 혁신생태계 구축 등 주요 과제별 로드맵과 에너지 전환 정책이 큰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산업통상부에 에너지 전담 차관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구체적인 정부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 신산업을 육성하고, 제조업의 저탄소 친환경 중심 구조 전환, 전기차·수소차 생산 및 보급 확대 등 경제성장과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한 계획들이 논의됐다.
모든 경제, 산업 영역에서의 저탄소화 추진은 에너지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이 그 출발점이다. 따라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주공급원을 전환하고, 전력망 확충과 지역 중심의 분산형 전원 체계를 확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밖에도 마을과 도시의 에너지 자립률 향상, 제로에너지 건물 보편화를 비롯해 탄소중립 사회 전환의 과정에서 안정적인 산업 재편, 고용전환 유도 등 산업별 전환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줄이기로 시작하는 에너지전환 실천
- 스마트플러그
- 스마트센서
- 가정용 태양광 미니발전소
- 태양광충전기 솔라페이퍼
에너지 전환의 시작은 바로 에너지 줄이기부터! 일반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면 더운 여름철 에어컨 설정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에어컨과 함께 선풍기를 사용한다.
또한,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를 뽑는 것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방법이다. 전자기기는 지금 사용하지 않더라도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에너지를 계속 소모한다. 이것을 대기전력이라고 하는데, TV, 전기밥솥, 전자레인지, 가습기,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플러그를 뽑게 되면 연간 29.6㎾전기가 절약된다.
한국전기연구원에서 발표한 결과를 보면 가정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전원이 바로 셋톱박스다. 셋톱박스의 대기 전력 소모량은 17.39㎾나 되는데, 여행 등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면 그냥 버려지게 되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을 땐 플러그를 뽑고, 그게 어렵다면 스마트 플러그를 사용해보자. 기존의 전기 플러그에 와이파이(Wi-Fi)나 스마트폰 등의 기능을 추가해 원격에서 전기를 켜거나 끄는 것은 물론 전기 사용량을 감시할 수 있다. 스마트 플러그가 설치된 가정 또는 사무실의 전기 과열이나 불필요한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카운트센서는 출입이 되는 사람의 숫자를 카운트하여 ‘0’이 되면 자동으로 소등되는 방식의 절전시스템이다. 많은 상가나 기업체의 건물에서 화장실불이 항상 켜져 있는데 카운트센서를 사용하면 많은 양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가정용태양광미니발전소는 옥상이나 베란다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이다. 콘센트에 꽂으면 바로 작동하기 때문에 설치도 간단하다. 이사 갈 때는 가전제품처럼 가져가서 재설치할 수 있다. 전기절약규모는 서울시 월평균 전기사용량 304㎾기준 연간 약 64,000원이고, 서울시 에코 마일리지 가입 시 6개월간 전기사용량 10% 절감 기준 50,000원의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태양광 미니발전소는 약 20년간 사용 가능하다.
태양광을 모으는 솔라 패널을 펼쳐 전기를 생산하고, 기기와 USB로 연결하면 바로 충전되는 원리로 만들어진 것을 태양광충전기솔라페이퍼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패널과 USB이다. USB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PC, 손전등, 휴대용게임기, 카메라, 배터리를 포함한 모든 기기의 충전이 가능하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휴대전화 모두 사용하다.
전기요금도 다이어트해요
무료 온실가스 진단 컨설팅으로 가정에서 새는 에너지도 잡고, 탄소배출량도 확인할 수 있다. 온실가스 진단 컨설팅은 전문 컨설턴트가 가정, 상가, 학교를 방문해 에너지 사용량을 진단하고 절감방안을 안내하는 무료서비스이다. 주거 형태, 면적, 인원, 에너지 사용량을 바탕으로 예상 감축량을 산정하고, 전문 컨설턴트 배정을 통해 효과적인 감축 방안을 제공받는다. 진단 컨설팅에 참여 시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연간 평균 가정 5만 원, 상가 17만 원, 학교 140만 원)
(※참여방법 우리 집 탄소가계부 https://udo.kcen.kr, 전화신청(02-3677-2244) 각 지자체문의)
이현주 기자 hjlee@saemau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