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부터 대전 유성구지역에서 10여 년 동안 부대찌개전문점을 신랑과 함께 운영하면서 남는 식자재를 보며 나눠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식당 반찬이란 것이 아무리 잘 맞추려 해도 부족하기보단 남기 마련인데 ‘이걸 어떻게 나눌까?’ 생각하다 지인의 소개로 가장 가까이 봉사로 접할 수 있는 온천1동부녀회에 가입하게 됐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사업을 많이 하는 부녀회의 활동들이 너무 즐겁고도 반가웠다. 다른 사람들은 밑반찬 봉사가 힘들다 하는데 늘 반찬을 만들어 온 나는 밑반찬 양이 두렵지 않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참여할 수 있어 참으로 즐겁고 뿌듯했다. 어르신들이 반찬을 받아보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는 하루의 피곤이 싹 풀리는 듯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 편하고 즐거운 자원봉사는 작년 9월 추석맞이 밑반찬 사업을 준비하던 그날까지였다. 남편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길에 사고가 있었던 것이다. 고관절과 다리뼈, 어깨, 팔뼈가 다 으스러졌다. 그 후로 남편이 병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인대수술이며, 뼈 맞춤이며… 남편의 병원생활로 집안 수입이 없어지면서 살림은 날로 기울어져 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행 때문에 우리 식구들은 더 단단한 끈으로 묶인 듯하다. 힘든 생활도 의연히 보낼 수 있는 건 그동안 새마을 자원봉사를 즐겁고 열심히 한 지난날 덕분인 듯하다. 몇 해 전부터 시작한 어려운 이웃을 찾아 주변 환경을 돌봐주고 말벗도 해 드리는 일거양득 이상의 새마을이동빨래봉사를 하면서 각 가정의 이불빨래를 걷어서 빨아 건조해서 전해 드리며 그들의 말벗과 안부를 물었다. 또 초여름이 시작되면 밑반찬 나눔 봉사를 하면서 더위에 없어진 입맛에 도움을 드리고, 겨울철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새 이불 나눔을 통해, 이웃들을 챙기는 마음이 내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새마을부녀회 활동은 나의 생활에 큰 위로가 되었다. 자원봉사를 마치고 온 날에는 내 집안사정도 힘들고 고되며 피곤하기도 하지만 뿌듯한 마음이 더 앞섰다. 자녀들에게도 엄마의 이런 자원봉사가 산교육이 되어가고, 나도 힘들지만,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내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봉사 후 귀가하면 시아버님과 남편에게는 좀 더 챙겨 드리려고 신경을 쓰고 소중한 자녀들에게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두 자녀도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지 항상 모범생으로 학교에서 성실히 학업에 전념해주고 집에서도 집안일, 아빠 간호, 할아버지 친구 해 드리기 등 힘든 엄마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다. 올해도 난 여전히 온천1동부녀회와 함께 하고 있으며 계속 함께할 것을 새삼 다짐해 보며, 우리 가족들도 항상 건강하고 화목하며 서로 아끼며 사랑하는 가정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