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지난달 31일) 아는 지인에게서 문자로 연락이 왔다. 내암리 계곡 인근에서 아동실종에 관한 소식이었다. 우리 지역은 내가 잘 알고 있던터라 바로 수색현장에 참여했다. 다행히 기적처럼 발견되어 너무 기쁘다”라는 박은영(58)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 내암리마을지도자.
지난달 23일 오전 조은누리 양(14)은 어머니, 지인 가족과 함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내암리 무심천 발원지 인근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산을 오르던 조 양은 ‘벌레가 많다’며 중간에 먼저 산에서 내려갔고, 무심천 발원지를 둘러본 일행이 약 1시간 30분 뒤 산에서 내려왔을 때 조 양은 사라진 상태였다.
이에 경찰은 이날 조 양이 실종되기 직전 찍었던 사진을 공개하고, 실종아동 전단지를 배포하며 실종지역 인근을 합동수색 활동을 펼쳤다.이날 저녁 박은영 지도자는 동네 분 이 보낸 ‘실종아동’관련 문자를 받았다.
현장을 찾은 그는 계곡 인근 지형에 익숙했고, 첫날 저녁 열화상 추적 드론을 이용한 수색 활동을 도왔다. 이후부터 수색활동에 합류해 찾기까지 10여 일을 개인용달업을 제쳐놓고 수색지역 안내 역할을 도맡아 했다.
박 지도자는 거의 매일 수색현장을 오갔고, 별도로 마련된 수색전략 회의에도 은누리 아빠와 함께 참석했다. 이후 경찰은 수색인력과 열화상 카메라, 드론 9대, 수색견 6마리 등을 투입해 조 양이 실종된 지점부터 인사방댐, 계곡, 야산, 마을 등을 찾았다. 이후 합동수색 인력을 늘려 현장에는 특공연대 등 군 병력이 추가 투입됐다.
박 지도자는 수색이 길어지자 계곡 인근보다는 벌목장 쪽 갈림길에서 산 정상부근으로 올라갔을 가능성까지도이야기했다. 결과적으로 박 지도자의 말처럼 실종되었던 조 양은 지난 2일 산 정상 너머 보은군 회인면 신문리 산 35번지에서 발견됐다.
기적의 생환에는 청주시새마을회의 활동 역시 큰 역할을 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실종여중생 찾기 기관 단체장 긴급회의에 참석했으며, 바로 회장단회의를 개최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
이후 시내 주요 사거리에 실종아동 찾기 현수막 10개를 내걸었다. 실종지역인 무심천 인근 가덕면협의회(회장 정진철)와 부녀회(회장 임재숙)는 산악지형 정보제공과 수색요
원 식사지원을 실시했다.
박 지도자는 “사실 생업을 제쳐놓고 수색활동에 직접 참여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실종아동을 애타게 찾는 부모입장을 생각하며 나부터 나서서 돕자는 심정이 더 크게 작용했다”라며 “이번 일에서 보듯 내일처럼 나서는 새마을회장님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나 역시 지역발전과 공동체를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찬건 기자 ckjung@saemaul.or.kr
박성신 수습기자 pssin1214@saemau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