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구촌 생명환경을 되살리는 생명살림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새마을운동신문은 생명농업을 바탕으로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축산업을 실천하고 있는 새마을지도자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속적인 연구와 음식 활용한 홍보활동 우선건강한 먹거리로 지역 알리기에 앞장 설 것
병풀 사업에 뛰어들어
“병풀에 매료되어 병풀 관련 제조사업, 재배까지 하고 있다”라는 김종광(50) 충북 충주시 호암직동협의회지도자. 안경사였던 그는 지난 2005년 지인이 하는 병풀 사업에 호기심이 발동, 안정적인 안경점을 그만두고 병풀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활용 예가 없었지만 중국·동남아 등에서 상처치료, 피부미용, 소염 등에 널리 쓰여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저는 개척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안경점을 15년 동안 하다 보니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됐다. 이에 뭔가 다른 일을 해 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우연찮게 병풀을 접하게 됐는데, 지금은 병풀에 완전히 몰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병을 고친다 해서 이름 붙여진 병풀의 학명은 센텔라 아시아티카(Centella asiatica)로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인도에서는 상처를 입은 호랑이가 병풀이 많이 난 곳에서 뒹굴며 상처를 치료하는 것을 보고 ‘호랑이 풀’이라고 부르며 상처치료성분으로 사용해 왔다.또한 병풀에 함유되어 있는 마데카소사이드(Masecassoside)와 마데카식 산(Madecassic acid), 아시아티코사이드(Asiaticoside) 등은 피부재생과 상처치유, 위궤양, 피부질병 등에 대한 효과가 높은 물질로 알려지면서, 현재는 국내에서도 상처치료 연고나 의약·화장품 원료로 쓰이고 있다.
기능성 비누 개발
병풀 사업에 뛰어든 지난 2005년, 전남대 교수팀과 산학협동으로 병풀 추출물을 원료로 한 ‘센텔라 비누’를 개발해 내는 큰 성과를 냈다. 그는 “센텔라 비누는 아토피 치료 및 탈모예방에 효과적”이라며“‘기능성 마데카솔 비누 및 그 제조방법’에 대해서 특허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병풀 추출물로 기능성 화장품 제조 사업 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승장구 하던 사업에 판로가 확보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가짐으로 지난 2013년 병풀을 재배, 귀농하기로 결심했다. 병풀재배 위한 귀농
김종광 지도자는 “산학협력으로 인연을 맺게 된 황백 전남대 교수님이 준 병풀 모종으로,충북 충주시 호암직동 약 331㎡ 면적의 밭에서 농사를 처음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점차 농장이 늘어나 2농장까지 확장했다. 제1농장은 호암직동에 위치한 992㎡ 면적에 하우스 단동, 제2농장은 대소원면에 위치한 1322㎡의 면적에 하우스 5동 및 자연건조시설이 있다. 제2농장에는 병풀을 수확하면 자연건조시설에서 말려 건초를 만들고 분쇄까지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는 “귀농 당시 병풀 재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환경이 열악해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작년까지만 해도 병풀을 수확할 때, 직접 낫으로 베었다. 하지만 올해 수확 농기계를 구매해 농사가 한결 수월하다”며 웃었다. 지금 귀농 5년차인 그는 병풀에 관련된 어떤 문의라도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노하우가 생겼다고 자신했다.
홍보가 우선
김종광 지도자의 아내 조윤선(50)씨는 농장을 함께 운영하며 병풀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조윤선 씨는 “병풀이 국내에서 생소한 작물이다 보니, 작물과 효능 등에 대해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주변 가까운 분들부터 초대해 병풀을 활용한 장아찌, 주먹밥, 샐러드를 함께 만들어 시식했다. 이는 판매로 이어졌고 입소문도 조금씩 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역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당뇨센터와 농업기술센터 우리 음식 사랑회에서 병풀 식단 및 음식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병풀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유기농 재배에 힘써
김종광·조윤선 부부는 농약과 화학비료는 쓰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조윤선 씨는 “귀농할 때 받은 교육에서 친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도 유기농으로 재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게다가 병풀 자체가 잎이 억새 병충해가 없다. 그래서 더 수월하게 유기농에 대해 접근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을 위해 부부가 노력하는 부분은 또 있다. 농약을 치지 않은 농장에는 달팽이가 많아, 이를 쫒기 위해 말린 돼지감자 삶은 물이나 청양고추 삶은 물을 뿌려준다. 또한 부부는 농업기술센터에서 유용미생물(EM)을 공급받아 농장에 사용하고 있으며, 하우스 주변 제초작업 시에도 직접 풀을 뽑을 정도다. 김종광 지도자는 “우리 농장의 병풀은 화확퇴비를 쓰지 않는 살아있는 땅에서 재배한 안전한 먹을거리라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병풀의 활용도
병풀은 딸기처럼 뿌리가 번지면서 번식하며, 다년생이다. 한 번 심으면 4~5년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보통 한 달이면 25cm정도 자라는데 이 때 수확하면 된다. 샐러드용은 조금 연해야 하기 때문에 수확 시기를 며칠 앞당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작물이지만 판로는 확보되어 있다. 주로 화장품 원료로 나가며, 건초, 티백, 차 등으로도 활용된다. 요즘은 병풀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한 달 전부터 로컬푸드 매장에 입점하기도 했다. 앞으로 병풀 장아찌를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새마을지도자로 입문
김 지도자는 “귀농한 뒤, 농사를 지으면서 마을 이웃과 교류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새마을에 대해 알게 됐다. 이제 가입한 지 일 년이 채 안 된 새내기다”라고 말했다. 올해 초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으로 교육을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꼽았다. 전국 각 지역에서 봉사하는 사례를 들으면서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그는 “지역의 제초작업, 농약병 수거, 무궁화동산 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라며 “사업 할 때는 힘들었지만 지역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끊임없는 연구
김종광 지도자는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함량증가 방법, 아프리카 병풀과 비교 분석하는 등 병풀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수경재배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다.그는 병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작목반을 활용하는 등 모종 및 재배법을 인근 농가로 보급할 계획이다. 김종광·조윤선 부부는 병풀을 충주의 특용작물로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부는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지역을 알리고, 지역농가의 소득창출에도 기여해 다 함께 잘 사는 사회 조성에 앞장서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