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시대는 이산화탄소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가 말해주는 많은 증거들이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모르거나 이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실을 직시하고‘줄이기가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변화와 실천이 필요하다.
새마을운동신문은 탄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리의 실천에 훌륭한 가이드가 되고자 한다.<편집자 주>
최근 탄소중립(carbon neutral)과 넷제로(net zero)를 선언하는 국가, 기업, 단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 더 나아가 1.5도로 제한하는 파리협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만 한다.
유럽연합, 중국, 일본, 영국 등에 이어 우리나라도 2020년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업들의 탄소중립 선언도 늘고 있다. 애플은 탄소중립을,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를, 유니레버는 탄소 포지티브(carbon posotive)를 선언했다.
월마트는 2040년까지 탄소 상쇄(carbon offset)없는 탄소제로를 이루겠다고 더 높은 기준을 설정했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최초로 204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탄소 배출을 줄이고 지구 기온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실천방안이라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다.
한국은 여전히 기후악당국가
환경부가 지난해 6월부터 두 달간 진행한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5%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설정 검토 필요성에 동의했으며, 91.5%는 기후변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인식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반해 현실은 사뭇 다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온실가스 통계자료를 보면 한국은 화석연료 연소를 통해 2017년 한 해 6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국민 1인당 배출량은 11.7톤이었다.
1위 중국은 92억5790억 톤, 2위 미국 47억6130만 톤, 인도가 21억6160만 톤으로 3위였으며, 러시아와 일본, 독일이 4~6위를 차지했다. 재생에너지발전 비중도 전 세계 214개 나라 중 우리나라는 86위에 그쳤다. OECD 국가별 재생에너지 비중의 평균은 10.45%이고, 우리나라는 1.91%로 38위를 기록해 여전히 최하위이다.
절실해지는 탄소중립 실현
54, 42, 8000. 지난해 여름, 54일간의 역대 최장 장마로 42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8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쏟아진 폭우로 산사태, 농경지 침수뿐만 아니라 수만 마리의 가축도 폐사했다. 이처럼 기상이변으로 나타나는 기후위기에는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과 희생이 뒤따른다.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 같은 극한 기후는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던 식물과 동물들은 하나 둘 모습을 감추고 사진으로만 남겨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목표는 분명하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만 한다. 유럽의 그린딜, 중국의 탄소중립 선언, 미국의 파리협정 재가입 등은 모두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다.
2050 탄소중립은 어려운 도전이지만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과학적 결론이며, 유엔에서 합의한 국제사회의 목표이고, 이미 주요 국가들이 추구하고 있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이자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는 최근 자신의 책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인다 해도 기후재앙을 지연시킬 뿐 막을 수는 없으며, 21세기 중반까지 기후변화가 코로나19보다 5배 더 많은 사상자를 내고 경제에도 훨씬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10년 뒤인 2030년까지 현재 배출량의 절반을 줄여야만 2050년 탄소중립이 가능하다. 이는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 책임과 감축 역량을 고려해 독립적인 해외 평가기관이 제시한 수준이기도 하다. 2049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2050년 1년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당장 매년 7% 이상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해야만 한다.
[관련용어 살펴보기]
탄소중립이란?
옥스퍼드 사전이 2006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던 탄소중립(carbon neutral)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를 흡수(산림 등), 제거(CCUS*)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이 0(zero)이 되는 개념이다.
즉,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으로, 넷제로(Net-Zero)라고도 부른다.
*CCUS(Carbon Captue, Utilization and 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
넷제로(Net-Zero)
2015년 파리협정 이후 널리 대중화된 용어 중 하나가 넷제로, 또는 넷제로 배출이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탄소중립과 같은 의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또는 제거량)이 균형을 이루는 상태이다.
탄소 제로(zero carbon)· 제로 배출(zero emissions)
탄소 제로 또는 제로 배출은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외부의 온실가스 감축 사업으로 상쇄하는 탄소 중립이나 넷제로와는 달리 자체 탄소 배출량이 전면적으로 제로인 상태이다. 예를 들어, ‘탄소 제로 제품’이라고 하면 100%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제품을 의미한다.
탄소 배출량이 평소(BAU*)보다 많이 줄었지만 ‘0’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는 저탄소(low carbon) 또는 저배출(low emission)이라고 한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거나 재생 에너지를 부분적으로 공급받는 경우 저배출에 이를 수 있다.
*BAU(Business As Usual): 현행 정책 이외에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조처를 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한 2030년 배출량 전망치
탄소 네거티브(carbon negative)
대기로 배출한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은 양을 흡수 또는 제거함으로써 탄소 순 배출량이 마이너스가 된 상태를 말한다. 대기 중의 아산화탄소를 포집, 흡수, 저장, 격리하는 기술을 활용한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건축 자재, 플라스틱 등이 유용한 제품을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 기술은 혁신적인 미래 기술 중의 하나이다.
결과적으로 탄소 네거티브는 기후변화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같은 의미로 ‘기후 포지티브(climate positive)’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탄소 포지티브(carbon positive)’라는 용어도 같은 의미로 혼용되고 있다.
탄소 상쇄(carbon offset)
탄소를 절감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분의 상쇄를 말한다.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서 피할 수 없는 온실가스 배출을 가능한 한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온실가스에 대해서는 배출량에 상응하는 온실가스 삭감활동에 투자해 탄소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권 구입, 풍력‧태양광 등 자연에너지 이용, 조림활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