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사단법인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을 창립했다. 그동안 6만 명 이상의 국내외 형제·자매들이 DMZ평화생명동산 교육마을을 찾아주셨다.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의 107개국 평화와 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이 저희와 정과 뜻을 함께 나눴다.
평화, 생명, 통일 교육운동! 나의 평화. 나와 너의 평화. 사람과 자연의 평화가 하나 되는 것이 참 평화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관계성을 이해하고 강화하는 것. 순환성을 이해하고 튼튼히 하는 것이 생명운동과 생명사회의 알맹이라고 확신한다.우리의 통일은 남과 북이 하나 되고, 한계에 부딪혀 갈 길을 잃은 현대문명에 새로운 길을 여는 민족의 대업이며 인류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통일은 우리 스스로 노력과 양심적인 세계 인류의 연대와 격려로 이룩되는 역사상 초유의 위업이 될 것이다.우리의 통일은 19세기~20세기 제국주의와 파멸적 충돌인 2차 세계대전의 잔재와
적폐를 종결짓는 것이며, 그래서 지금도 제국주의적 책동에 고통을 겪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수많은 형제·자매들에게 힘과 희망이 될 것이다.
우리의 통일은 우리의 내부통일, 통일조국의 국가형태에 얽매이지 않는 부드러운 통일, 그리고 지구촌 온 누리에 퍼져 나가 있는 한겨레의 지구촌 협동 망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민족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창조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통일은 자본의 세계화, 하늘·땅·물의 생명력을 수탈하는 생산·소비·폐
기문명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명을 여는 통일이어야 한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공존 공영하는 세상을 꿈꾸는 한국인 세계시민과 지구공공심을 가진 인류 형제·자매들과 함께 새로운 지평을 향해 전진해야만 한다.
남북의 평화는 한반도 생태공동체의 보전과 복원이 토대이고 기조가 되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군사회담, 산림회담, 철도·도로연결, 금강산 관광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체육문화교류 등이 모든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꼭 성공해야만 한다.
한반도 평화의 목표와 목적은 무엇인가? 한겨레의 안전과 공존공영이고 동북아의 평화공존이다. 우리의 안전은 당면한 북한 핵무기와 군사적 위협에서 해방되는 것으로 시작되고 한반도의 뭇 생명과 공존 공생하는 것으로 완결될 것이다.
북한 핵무기가 없어지고 더 나아가 지구 상의 핵무기가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하늘이 죽어가고, 바다와 하천이 죽어가고, 땅이 죽어가면 결국 한민족은 물론 인류는 존망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따라서 남북의 협력사업과 대북지원사업의 기조는 한반도의 생태계를 보전·복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북한의 싼 임금과 토지자원, 지하자원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려는 짧은 생각과 정책은 민족의 안전, 백년대계를 위해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우리는 북녘의 산과 들, 강과 바다의 생태계를 살려내는 것이 바로 남녘의 뭇 생명을 살려내는 것과 직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모든 생명체의 안전 곧 한반도 생태공동체를 제대로 보전·복원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새로운 사회, 새로운 문명으로 가는 생명사회, 생물문명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토대이다. 평화시대를 여는 DMZ일원에 대한 정책에는 엄정한 원칙과 방침이 선행되어야 하고, 온갖 개발구상과 계획은 이 원칙과 방침에 따라 재검토, 재계획되어야 한다.
DMZ 일원(DMZ, 민북지역, 접경지역)을 민족의 평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접경주민들의 참된 복리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생명과 평화가 하나”라는 인식과 실천이 있어야만 한다.우리는 탐욕스럽고 천박한 자본이 사람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고, 자연의 생명력을 파괴하여 결국 인류의 종말을 촉진하는 현실에 대해 강한 분노와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전쟁과 대결의 산물, 역사와 역설이 결과한 한반도 생태계의 보고인 DMZ 일원에 대한 기본철학은 이처럼 설정되고 실천돼야 한다.
첫째, DMZ 지역은 필수불가결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절대적으로 보전돼야 한다. (절대보전의 원칙) 둘째, 민북지역은 생물자원의 조사, 연구, 복원, 증식, 생태관광 목적 이외에는 철저히 보전돼야 한다. (철저보전의 원칙) 셋째, 접경지역은 생명에 이롭고 평화에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가 되도록 개발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칙) DMZ 일원을 생명·평화의 공동체가 되도록 하려면 사고와 정책의 대전환이 필수적이다.
첫째, DMZ 정책은 국가, 자본, 전문가 보다는 평화와 생명을 중시하는 국내외 평화애호시민의 경험과 뜻과 노동의 참여를 중시해야 한다. 둘째, DMZ 접경지역 주민들에 대한 정책의 기조와 핵심은 그들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게 하는 지식, 문화정책 그리고 DMZ 일원 전체를 생명산업화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전환이 되어야 한
다. 이를테면 접경지역 전체의 농업·축산업·임업을 전면적 유기농화하고, 유기농과 태양광 발전사업을 통합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미래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하고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는 참으
로 큰 꿈을 꾸어야 하고 스스로, 함께, 꾸준히 그 길을 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