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은지도 어느덧 4일째. 비록 시간은 연속적이라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또 다른 한 해를 맞는 사람들의 마음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해를 핑계 삼아 저마다 소망이나 계획 하나쯤 떠올리곤 한다. 그럼에도,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볼라치면, 실상은 별반 다르지 않다.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새해 계획’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대학생 969명, 직장인 792명, 취준생 642명 등 20세 이상 성인남녀 2403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1.7%가 2018년 새해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다. 직장인은 ‘국내외 여행’(36.2%)이 1위를 차지했고, ‘다이어트’(35.3%)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이직’(25.3%), ‘저축·재테크’ (24.0%), ‘자격증 취득’(20.7%)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대학생 역시 ‘다이어트’(44.9%)와 ‘국내외 여행’(44.6%)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이었으며, ‘아르바이트’(33.6%)를 계획한다는 응답률도 높았다.(이상 복수응답).새해에 가장 갖고 싶은 것에 대해선, 직장인은 ‘빵빵한 통장 잔고’(25.8%)와 ‘이직 합격 통보’(18.9%), ‘인상된 연봉계약서’(17.3%) 등을 꼽았다. 직장인들이 새해에 가장 버리고 싶은 것은 ‘살’(32.4%)과 ‘대출 잔고’(16.4%)였다. 취준생들이 새해 가장 갖고 싶은 것은 ‘입사 통보’(51.4%), 가장 버리고 싶은 것은 단연 ‘취준생 타이틀’(39.1%)이었다.일자리를 향한 염원이 어디에서건 빠지지 않는 절실한 바람인 것은 대한민국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2월 열릴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앞둔 강원도민도 마찬가지다. 2017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비례대표)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강원지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백 명을 대상으로 한 ‘강원도 정책현안 및 입법과제 도출을 위한 여론조사’에서도 일자리는 으뜸 관심사였다. 문재인 정부가 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3.2%가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 답해 강원지역의 가장 큰 관심이 2017년에 이어 올해도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부패 척결과 공정사회 구현’은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돌이켜보면, 2017 정유년(丁酉年)은 격동의 해였다. 헌정 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부 출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부동산 경기 과열과 고강도 대책 추진, 규모 5.4의 경북 포항 강진(强震) 발생,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상화폐) 광풍…. 이처럼 국내 상황만 놓고 봐도 어느 해보다 굵직한 이슈들이 대한민국을 달궜다. 이에 짓눌리고 지친 국민의 피로도와 상실감도 그만큼 가중됐다. 다행히 2017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강원도 등과 함께 ‘사회 통합적 평창올림픽 유산 창출 방안’을 내놓은 것은 고무적이다. 사회적 소외계층과 지역주민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올림픽 개최를 통해 ‘사회 통합’이라는 올림픽 유산을 창출하자는 취지에서다. ‘공감과 치유’, ‘상생과 협력’, ‘지역 혁신’, ‘평화와 화합’이라는 4개 핵심 추진 전략도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이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진정으로 계층과 지역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루는 장(場)의 서막이 되길 소망한다. 그리하여 ‘황금 개띠 해’인 2018년은, 케이블TV 최초로 시청률 20%를 넘겨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른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인 도깨비 김신(공유 분)이 지은탁(김고은 분)에게 한 고백이 이 땅에서 현실화되는 나날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