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광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지난 20일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하수명 파푸아뉴기니 한인회 고문(HAPA 회장)과 특별대담을 가졌다. 이번 대담은 파푸아뉴기니에서 추진되고 있는 새마을운동 현지 상황을 듣고, 새마을운동글로벌리그(SGL)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본지는 하수명 고문과의 대담 내용을 요약해 정리한다. <편집자 주>
Q. 지난 8월28~31일까지 파푸아뉴기니 고로카(Goroka)지역을 갔더니 현지 주민들인 이녹(Enock) SGL 대표, 우노(Uno), 부시바타(Bush Bata)마을 벤(Ben)이 새마을운동 원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물었더니, 하수명 회장님께서 20여 년 전부터 파푸아뉴기니 고로카지역에 와서, 새마을운동을 잘 가르쳐줘서 알게 됐다고 전해 들었다. ▶▶ 파푸아뉴기니 들어간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과거 독일 파견 광부와 간호사 등 해외파견 분위기 속에 중동 건설팀으로 이란으로 갔다가, 사우디아라비아로 옮겨 직장 생활을 했다. 이후 전화국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1987년부터 파푸아뉴기니에서 활동하고 있다.처음에는 포트 모스비(Port Moresby)에서 4년 정도 무역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현재 활동하는 고로카지역에는 25년 전부터 있었다. 아마도 이들과 만난지 20년 정도 되었기에 그렇게 이야기한 듯싶다. 새마을교육을 시작한 때는 2004년부터 정신개혁을 시켜야 하니, 새마을운동을 알려줬다. 2012년에 주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Q. 파푸아뉴기니, 특히 고로카지역에서 마을주민들을 대상으로 새마을운동을 교육한 계기가 있었는지?▶▶ 당시 바닐라는 kg당 2백50키나, 2백50달러라는 큰돈이다. 약 17~18헥타르 정도의 땅을 임대해서 바닐라 나무 6천 그루를 심었다. 바닐라 농장을 운영했다. 원래 사업은 고로카지역에 한국 상품(담요, 신발)을 수입해 판매했다. 2006년에 한국에 중국 제품들이 수입되면서 그 사업은 축소하고, 의약품 판매업(약국)을 했다. 이후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펼치고 있다.2002년부터 사업과 별개로 마을사업으로 바닐라 농장을 운영했다. 당시 바닐라 농장에서 바닐라를 생산하고, 이를 판매하며 주민소득을 올리는 데 노력했다. 이렇게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발전시켜 새마을 시범마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바닐라 농장은 2002년에 땅을 임대해서 2006년까지 직접 운영했다. 이후 운영권을 주민들에게 넘겨줬다. 현지 주민 중에 리더를 선임해 운영을 위임했다. 배추와 무를 심고, 각종 작물을 재배해서 판매한 돈으로 주민배분을 통해 소득향상을 추진했다.리더에게 위임해서 맡겼는데, 1~2년 이후 잘 운영되지 못했다. 돈을 낭비하고 마을주민들에게 제대로 배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녹(Enock) 농업진흥청 공무원을 만났다. 2007년부터 ‘내가 해야지’하는 생각으로 직접 시작했고 농촌개발을 시키려는 목적으로 주민들에게 새마을운동 방식을 적용시켰다.Q. 한국의 새마을운동과 새마을정신은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복음중학교 출신이다. 사암리라고 옛날 명칭은 이평리로 부른다. 가나안농군학교로 유명한 김용기 장로가 세운 복음중학교를 다닐 때 새마을정신과 비슷한 생활방식을 접했다. 당시 임시텐트부터 시작했다. 그곳에서 중학교 3년을 나왔으니, 고구마도 재배하고, 밭에서 농작물을 키우면서 생활방식을 배웠다. 그 정신을 이곳 주민들에게 심어줬다. 새마을정신이란 것은 전체적으로 인성교육과 마찬가지다.그 뒤 세월이 흘러 한국에서 새마을운동을 통해서 큰 변화가 있음을 알게 됐다. 내게 새마을운동은 간접 경험이다. 고로카지역 마을에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정신을 교육했다. 이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새마을교육생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으로 보내 새마을교육을 하고 있다. 이곳 고로카 지역에 한국에서 하는 새마을운동을 받은 교육생이 40여 명 정도 된다.Q.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체득해서 쓰던 공동체 운영방식은 개인적으로 근면하고, 단체와 집단이 협동하고, 개인과 단체가 자조적 기반 확보해야 한다는 이미 우리 생활 자체에 있던 것을 새마을운동에 적용시켰다고 한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필요성이 정리된 것 같다. 파푸아뉴기니는 아직 원시 부족생활을 하는 곳이 많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사회결속은 되어 있다. 연장자가 결정하면 따른다. 다만 왜 그래야 하고, 우리 부족이나 공동체가 잘 살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은 없다. 그런데 하수명 회장님이 새마을운동을 전파한 이녹이나 우노, 벤 지도자 등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이분들에게 새마을운동을 올바로 전해주었다. 이후 파푸아뉴기니 한국대사관에 여러 번 새마을운동과 관련해 협조요청을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협조 요청들을 했는지?▶▶ 주지사와 함께 2012년부터 정식으로 새마을운동을 의논하고, 같이 추진하기로 약속해 지금까지 정부기관과 잘 협조해 운영해 왔다. 파푸아뉴기니 한국대사님과 의논해서 국제사업으로 새마을교육을 요청했다. 한국으로 초청교육을 받고 돌아온 공무원과 지도자가 50여 명이 된다. 이 가운데 10명 정도를 제외하고, 고로카지역 마을출신이 40여 명이 된다. 지금은 교육연수생 모임이 있다.고로카 지역 농촌개혁을 위해 2012년부터 벼농사를 생각하고, 1헥타르당 20만 키나를 주 지사가 지원키로 하고, 한국대사관에서는 벼농사 농기계를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현재는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이 나라 농촌을 발전시키고, 나라를 발전시켜 가는 일이고, 주민 소득이 생기는 일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 정부 협조가 있다면 새마을사업은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혹시 이녹이나 우노, 벤에게 새마을운동을 전파시킬 때 늘 그때그때 전파하셨는지, 공식적으로 몇 사람을 모아서 했는지. ▶▶ 내가 간다면 그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다 모인다. 주로 이녹 SGL 대표와 함께 마을을 찾아간다. 새마을교육을 받은 교육생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전파한다. 이녹과 우노와 벤은 배운 내용을 이야기해주고, 그 다음 새마을운동에 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결국 새마을운동은 마을주민들이 잘 살기 운동임을 강조한다. 1960년대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이 어떻게 힘들었고, 이를 벗어났는지를 이야기해 준다. 한국은 사계절이라서 일을 하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마을길이 비가 오면 불편하지 않느냐? 주민들이 불편함을 없도록 협동해서 이를 고쳐나갔던 경험들이 바로 새마을운동이라고 말해준다. 이러한 한국의 실제 발전 경험담을 사례를 들어서 이야기해 준다.Q. 하수명 회장님께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가 브랜드를 알리려고 하셨는데, 그 와중에 문화적 차이 때문에 현지인들이 제대로 이해를 못 해서 안타까움도 있었을 것 같다. 새마을운동을 현장에서부터 전파하실 때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신다면.▶▶ 다소 실망한 이야기를 하자면, 새마을정신으로 그 마을을 잘 살게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바닐라 농장을 운영하며 포트 모스에서 농산물 팔아서 주민들에게 배분하곤 했다. 삽, 낫, 거름 등을 직접 지원했다. 새마을운동방식으로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새마을정신을 본보기로 보여주겠다는 마음에서 바닐라 농장을 열심히 운영했다. 이스턴 하이랜드 지역에서는 제일 큰 농장이라서 수출인증도 받고, 이녹과 함께 교육도 시켰다. 15명쯤 마을주민에게 배추농사도 알려주고, 마을지도자에게 위임했는데, 1년도 지나지 않아 파산되었다. 2012년부터 이녹과 협의해서 다시 바닐라 농장에서 고추 등 여러 작물을 재배했는데 수익성이 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밭을 갈고, 벼도 심고 고추도 심고,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수출하려고 했더니 제대로 된 판매처가 없었다. 당시, 돈 욕심에 마을지도자가 제대로 농장을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서 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했다. 정신개혁이 된 확실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느꼈다.Q. 앞으로 파푸아뉴기니에서의 새마을운동은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이신지?▶▶ 고로카 지역에 새마을정신, 새마을 얼을 심어주고 싶다. 새마을운동이 잘 살기 운동이니, 주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고로카 마켓’을 꼭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 고로카 지역에서 17~18헥타르의 바닐라 농사를 짓는 농장으로 임대하고, 나머지 유휴지에 작물 테스트를 했다. 낙후된 도로망 때문에 농산물 유통환경이 열악하다. 이스턴 하이랜드(Eastern Highlands) 주지사와 면담을 통해 포트 모스비에 ‘고로카 마켓’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새마을시범마을 10개에서 농작물을 모아, 레이(Lae, 항구도시)로 해상운송하면 훨씬 저렴하게 판매망을 구축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으로 ‘고로카 마켓’을 추진하려고 한다. 11월에 다시 파푸아뉴기니로 돌아가면 할 일이 너무 많다. 정부정책 프로젝트가 각각의 모든 지역에서 새마을운동을 펼치는 프로젝트로 추진되길 바란다. 주 정부에 요청해서 파푸아뉴기니 수상이 새마을운동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줬으면 좋겠다. 이게 바로 내 소원이고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