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다른 것이 아니라 없는 시간 짜내고, 없는 돈 모아 하는 것”이라는 조정태 대구 남구 봉덕3동협의회 부회장. 조 부회장은 지난 4월 27일 ‘제29회 자랑스러운 구민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7년부터 매월 셋째 주 가게 휴일인 목요일을 이용해 지역 홀몸 어르신과 지체장애인들에게 점심으로 자장면을 대접하고 있다. 또한, 인근 식당에서 하는 나눔 사업에도 참여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인 ‘SNS봉사단’과 봉덕3동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여러 가지 봉사를 하면서도 신문에서 새마을의 집 고쳐주기 사업 등을 보고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어 2014년 직접 새마을회를 찾아 회원이 됐다. 경로잔치, 김장나누기, 각종 캠페인에 꾸준히 참여해 지난해 부회장으로 선임되었고, 지금까지 모범적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렇게 남을 위해 헌신하는 조 부회장은 그동안 살아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신용불량자가 되었다가 회생하고, 지금의 중식당을 운영하며 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다 5년 뒤 배달 중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다가 신장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두 달간 치료 후에 다시 돌아온 그는 12여 년간 지역 어르신들의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점심을 책임지고 있다.이른 아침부터 가게에 나와 면을 삶고 재료 손질을 하며 정성을 다해 3~4백 그릇의 자장면을 준비한다. 시작 시각은 11시부터지만 10시가 조금 넘으면 기다리시는 분들로 홀이 꽉 찬다. ‘SNS봉사단’과 새마을협의회에서 오는 10명의 자원봉사자도 함께한다.
“주로 홀몸 어르신 분들이 오시는데, 오던 분이 안 오셔서 물으면 돌아가셨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봉사를 하다 보면 꼭 밥을 먹으려고 온다기 보다 사람이 그리워서 오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오래하다 보니 가게가 만남의 장소가 돼서 서로 온기를 나누며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따뜻한 만남과 나눔이 변치 않고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치료받고 돌아와서 봉사를 다시 시작한 날 할머니들이 제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시면서 ‘살아와 줘서 고맙다 진짜 건강해라’하셨는데 그게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굉장히 즐겁고, 잘 드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조 부회장은 중국집을 운영하는 날까지 자장면 나눔 사업만큼은 계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광철 봉덕3동협의회장은 “사비를 들여서 이렇게 음식 대접을 오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다가 너무 힘들어 그만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조 부회장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