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중앙회는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2박3일 동안‘마을공동체 활력화 과정’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중 특강내용을 요약하고 교육생 인터뷰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우리 사회에서 지난 20년간 듣기 어려워진 말이 있다. 바로 ‘훌륭한 사람 되어라’ 이다. 요즘 이런 덕담들이 많이 사라졌다. ‘취직은 했니?’ ‘공부 열심히 해라’ 등의 이야기가 더 많다. 한 사회를 지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 가치가 있다. 하나는 뛰어남이다. 뛰어난 사람들의 리더십과 역할이 있다. 그러나 뛰어남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훌륭함이다. 뛰어나다는 것은 경쟁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한 반에 1백 명의 학생이 있으면 뛰어난 학생 한두 명이 선발되고 이런 과정을 거쳐 가장 뛰어난 사람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사회 전반에 활약한다. 그러나 훌륭함이라는 가치에서 보면 1백 명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우리 사회가 바로 그 지점을 잊어버린 것 같다. 뛰어남의 가치, 경쟁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선발의 과정과 함께 갖춰야 하는 것이 훌륭함이란 가치이다.훌륭함이란 가치는 여러 가지다. 우리 사회에 절실한 것은 공동체 복원이고 제대로 된 정치의 등장이다. 여기서 정치란 일상적 삶에서 제대로 된 정치,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말한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정치가 아니라 삶에서 가정에서 마을에서 직장에서 이뤄지는 소통과 화합의 민주주의를 칭한다. 우리의 삶을 포물선으로 그려볼 때, 알파벳 U 글자를 엎어놓은 모양으로 그리게 된다. 가장 정점은 중장년시절이고 포물선이 아래로 노려오는 시기는 노년시절이다. 포물선이 내려오는 시기는 성장의 끝이 아니고 성숙함이다.어쩌면 우리 사회는 성장만 있었지 성숙은 없는 사회이지 않았을까 반성이 든다.1950년대부터 1980년대, 1990년대 등의 삶을 볼 때 현재의 우리는 질적인 성장과 함께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삶의 질이 높아졌고 풍요로워졌다.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의 지배에서 벗어나 해방되던 때에만 해도 우리는 아프리카 가나와 비슷한 국민 소득이었지만 지금은 국민소득 2만 7천 불 시대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상황이 어떤가. 세상은 살기 좋아졌지만, 마음은 불안하고 사람들은 분열됐다. 서울 광화문 광장이 이러한 모습의 상징적인 곳이다. 한쪽에는 촛불을, 한쪽에는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서로 으르렁대고 있다. 조금 멀리 본다면 태극기도 우리의 세상이고 촛불도 우리의 세상이다. 갈등이 곧 분열로 연결되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 네 편과 내 편, 영남과 호남, 계층 간의 갈등, 이념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남녀 간의 갈등 등 이런 분열을 바꾸지 않으면 더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없다. 한 나라의 시민으로 국민으로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다. 그것이 여론을 형성하고 국가의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다.사회적 문제도 그렇고 마을의 문제도, 국가의 문제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정치란 자기의 생각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공정하게 하는 기술이다. 서로 다른 의견들을 더 큰 에너지로 삼는 것이 정치이다. 함께 더 큰 것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고 서로 다른 의견을 공존하게 하는 것이 정치이다. 또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고 번영할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때, 이러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누가 옳은가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하고 진영논리를 넘어서 나라를 생각하는 서로 다른 생각이 공존하며 다투되 평화롭게 다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 귀를 기울어야 한다.우리나라는 갈등상황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때 다수결로 의견을 정한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에서 최후의 수단이다. 가령 예를 들어 어떠한 사안을 바꾸자는 사람이 6명이고 바꾸지 말자는 사람이 4명 일 경우 다수결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꾸지 말자는 4명이 설득되고 바꾸자는 의견에 동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이것이 과거 신라의 화백 제도이다. 만장일치제도 알려졌는데 이것은 반대의견도 조율하고 합의가 될 때까지 계속 의견을 나누며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는 제도이다. 다투되 평화롭게 다투자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갈등을 없애는 것, 이것이 대화이다. 대화는 내가 옳고 네가 그르다는 과정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저 사람이 왜 옳은지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상대방 주장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이야기를 잘 듣다 보면 상대방의 이야기가 나의 일부가 될수 있고, 지혜를 키워나갈수 있다.성장이 성숙으로 이어져가는 삶이 될 것이다. 옳음과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떠한 사안이 발생하고 문제 발생하면 옳음을 찾아가는 과정과 그것을 선택하는 과정이라 생각해야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