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지도자 여러분! 지난 한 달 수고 많으셨습니다. 입동(立冬)이 지나니 아침, 저녁은 제법 쌀쌀합니다. 20여 일 전에 파종한 우리밀과 보리 싹이 벌써 두 잎이 나온 지가 며칠 되었습니다.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생명사회연수원-에서 채소농사, 과수농사, 산나물 재배, 닭 기르기 그리고 밀, 보리농사를 짓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째는 사람이 살며(生命) 살림을 꾸려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이라는 것을 늘 잊지 않고 몸으로 확인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우리 연수원에 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내년부터 올 초등·중등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밥’과 ‘농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가르치고 보여주고 또 조금이라도 노동을 익히게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밥 한 그릇’이 무엇입니까?
조선 말 동학 2대 지도자 해월 최시형 선사는 ‘밥 한 그릇’이 모든 것(萬事知 食一碗)이라고 설파하셨지요. 어렵게 뜻풀이할 것도 없이 ‘만사를 안다는 것 즉 모든 것을 통달한다는 것은 밥 한 그릇의 이치를 알면 되는 것’입니다.
밥 한 그릇이 내 앞에 놓이기까지를 살펴보면 자명합니다. 땅+햇빛+물+바람+벌레+달빛 등이 있어야 하고, 농민의 땀+노동자의 수고+유통과정의 손+부모님의 은덕이 다 합쳐진 것입니다.
이런 밥 한 그릇이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밥상머리 교육’입니다. 대한민국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은 사라졌습니다. ‘학교 급식’, ‘친환경 무상급식’은 있어도 ‘만사지 식일완’은 아예 없습니다.
새마을지도자 여러분!
우리는 지금 생명살림국민운동을 열심히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 10%이상 5백만 명 넘게 이 운동에 참여해야 기후위기와 생명의 위기를 이겨나갈 ‘밑바탕 힘’이 터져 나올 것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만 기금 1만 원 이상을 내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의 현장에 여러분의 온 마음, 온몸의 노고가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서울시부녀회가 1천3백 가구의 어려운 이웃에게 ‘밥 한 그릇’을 나눠드렸습니다. 새마을부녀회지도자들이 서울 새마을회관에서 잡곡밥을 짓고, 김치와 깻잎장아찌 그리고 콩고기 반찬을 정성껏 만들었지요.
수입육 30%줄이기를 몸으로 실천해 이웃에게 모범을 보인 것입니다. 생명살림국민운동이 1건2식3감 운동을 하는 까닭은 명쾌합니다. 지구를 뜨겁게 하는 화석연료를 대폭 줄이고-궁극적으로 완전히 없애야합니다-먹을거리 생산·유통·가공·소비·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결정적으로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말을 어렵게 해서 그렇지 이것이 ‘탄소중립(넷제로)’으로 가는 양대 축인 ‘에너지 대전환’과 ‘먹을거리 대전환’입니다. 화석연료 대신에 자연 에너지를 쓰고,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암모니아 가스가 많이 나오는 화학농업에서 하늘, 땅, 생명을 살리는 유기농업으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특히 제 땅, 제철 음식을 권장해 해로운 즉석식품,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손수 만든 밥을 먹어야 합니다. 유기농태양광운동이 바로 먹을거리 대전환과 에너지 대전환을 함께 이루는 것입니다.
나무를 심고, 양삼을 심는 2식 운동은 직접적으로 지구의 온실가스를 줄이며 간접적으로 땅을 살리고 지하수를 함양하는 작업입니다. 화석연료, 비닐·플라스틱, 수입육고기 30% 줄이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특히 수입육고기 30% 줄이기는 개인 건강, 대한민국 농업, 축산업과 경제 건강, 지구 건강에 두루 좋은 ‘먹을거리 대전환’의 실천입니다.
회원 여러분! 지도자 여러분!
단풍잎과 은행잎이 다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이제 우리 운동 한 해를 수확하고, 결산할 때입니다. 온 마음, 온몸으로 생명살림국민운동을 펼쳐나갑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기후위기, 생명의 위기에서 구출하고 모든 생명이 활기차게 살아가는 삼천리금수강산을 만들고 가꿉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