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A는 전후 복구와 경제개발을 위해 선진국으로부터 개발도상국에 제공되었던 원조의 형태가 발전한 것이다. 1972년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서 결정한 “개발을 위한 경제적 자원의 양허적 조건의 공공이전”을 말한다. ODA에서는 원조(aid)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파트너쉽의 의미가 강한 지원(assistance)이라는 용어를 써서 쌍방향 자원이전(resource transfer)을 통해 개도국의 발전을 도모한다. 2016년 말 우리나라 ODA 규모는 총 19.6억 불로 DAC 국가(29개국) 중 16위에 있다. DAC 회원국 총소득대비 ODA 비율(ODA/GNI)은 평균 0.32%인데 비해 우리는 0.14%에 그치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는 2015년 ODA/GNI 비율을 0.25%까지 확대하려고 계획했지만, 실적은 그에 한참 못 미치게 집행되었다. 0.25%로 계획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따라 DAC나 개도국으로부터 그만큼 많은 제공을 요구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런 압박은 DAC 회원국 평균 비율인 0.32%에 가까울 때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ODA에서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을 축소 폐지한다고 해도 ODA 전체 규모를 줄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결국 축소, 폐지되는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만큼 다른 분야로 대체해야 할 것인데 과연 이것이 정말 국익을 위한 길일까?.필자는 2013년 8월 10일 새벽, 스리랑카 콜롬보 국제공항에서 고든(Gordon) 박사를 만났다. 당시에 그는 The Asian Foundation(TAF) 샌프란시스코 본부의 부회장으로 있었다. 알고 보니 우리는 인천에서 출발한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었고 다음날 TAF 스리랑카 대표의 집에 같이 초대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날 만찬에는 TAF 호주 대표와 TAF senior staff들이 모여 식사를 나누며 개도국 경제발전과 빈곤퇴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새마을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필자가 깜짝 놀란 것은 그때 그들은 이미 새마을정신이 무엇인지, 새마을운동의 추진원리나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고든 박사는 확신에 차서 내게 말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견인한 매우 훌륭한 개발전략”이라고. 실제로 필자가 여러 개도국을 방문하면서 느끼는 것은 지구촌새마을운동을 요구하는 곳은 너무나 많고, 그곳 주민들의 새마을운동에 대한 요청은 거짓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새마을운동이 단순히 “퍼주기(aid)”가 아니라 “같이 공유(share)”하는 개발모형이라는 것을 안다. 그들은 “ODA=KOREA”는 몰라도 “새마을운동(SMU)=KOREA”는 안다. 새마을운동을 배우려는 개도국의 요청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오천 년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음”을 그들이 믿고 그것을 배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난을 겪었기 때문에 그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국가브랜드다. 많은 돈을 주어도 “ODA=KOREA”를 인식시키기는 어렵지만, “새마을운동(SMU) =KOREA”는 아주 적은 돈을 들여도 금방 각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ODA에서 새마을운동 분야를 축소 폐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ODA의 한 축을 할양해서 지구촌새마을운동 분야를 독립적으로 구성, 일관성 있고 지속성이 있게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ODA 요청액이 증가하는 만큼 지구촌새마을운동 규모도 더욱 확대하여 전 세계의 빈곤퇴치와 경제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새마을운동을 요구하는 곳에 새마을정신을 일깨우고, 그들이 스스로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더욱 적극적인 ODA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