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을거리 재배에 자부심 가져환경 되살리는 생명살림 방안 찾을 것자연스럽게 농사와 가까워져
“내가 기른 애호박이 내 가족, 내 이웃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친환경을 고집하고 있다”라는 김영묵(64) 경남 진주시 금산면협의회장. 그는 지난 2014년부터 약 3천9백67㎡ 면적에 비닐하우스 6개 동에서 무농약 농법으로 ‘농우’품종의 애호박 농사를 짓고 있다.농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마다 틈틈이 이웃농가의 일손을 도와주다가 자연스럽게 농사에 대한 친근감과 지식을 얻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퇴직을 앞두고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김 회장은 “그동안 별생각 없이 먹었던 채소와 과일이었는데, 농사를 시작하니 하나하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농사가 쉽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동안 쌓은 친분으로 농사를 시작할 때 주변 이웃들로부터 조언과 도움을 받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그는 “처음 농사 시작할 때는 피망, 파프리카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했다. 파프리카도 친환경으로 재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병해충에 약하고 자체적으로 친환경 자재를 연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애호박으로 눈을 돌렸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먹거리가 건강한 사회 만들어
김 회장은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친환경농산물 인증제는 무농약과 유기농 2종류가 있다. 무농약 인증을 받은 김 회장은 유기합성 농약을 살포하지 않되 화학비료는 권장시비량의 3분의 1 이내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하는데 이때마다 토양검사, 친환경 자재 품목을 비롯해 육묘장에서 친환경으로 키웠다는 육묘 이력서를 확인하는 등 철저한 절차를 거친다. 그는 혹시라도 비닐하우스 내부에 농약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하우스 주변에 난 풀도 제초제를 쓰지 않고 일일이 제거하며 관리하고 있다.이렇게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지만 김 회장은 친환경을 고집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환경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인식의 전환이 됐다는 그는 “나 스스로 올바른 먹거리를 먹고 싶었다. 또한 내가 먹을 수 있고, 내 가족이 먹을 수 있고, 내 이웃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렇게 어렵게 재배한 애호박이 이웃의 건강, 더 나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안정성이 장점
애호박 생산과정은 6월부터 10월까지는 토양관리를 한 후, 10월 초에는 육묘장에서 키운 애호박 묘목을 심는다. 약 60일이 지난 12월 초부터 5월까지 애호박을 재배할 수 있다. 수확한 후에는 ‘다담애친환경영농조합법인’에 전량 납품하고 대부분 학교 급식으로 들어가고 있다.그는 “하우스 애호박 생산량은 농사짓는 기술과 일조량에 따라 매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일반 농사와 비교하면 판로가 확보되었기 때문에 가격 안정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다담애친환경영농조합법인에 납품했을 때 매년 가격 상승과 하락에 큰 변동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살림운동 방안 찾을 것
김 회장은 지난 9월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지구촌 환경을 되살리는 생명살림운동에 대한 강의를 관심 있게 들었다. 이에 그도 생명살림운동에 동참할 방안을 찾고 있다.그는 “어느 정도 자란 애호박에 특수 제작된 인큐 포장지를 씌워 판매한다. 인큐 포장지를 활용하면 보관이 쉽고 품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 자재로 대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인큐를 씌우지 않으면서 고품질을 보장하고 보관을 쉽게 하는 방법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아내의 내조가 큰 힘
농사를 시작하고 이웃들과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김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새마을지도자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4년부터는 금산면협의회장과 진주시협의회 부회장을 함께 역임하고 있다.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때는 어깨가 으쓱 해지는 등 자부심이 생기기에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뿐만 아니라 금산면발전협의회 등 다방면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그는 “이렇게 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내의 내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마을 사업과 봉사를 하다 보면 농사할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데 묵묵히 농사를 맡아 하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마음을 표시했다. 이어 “이제는 아내가 새마을부녀회원을 할 차례”라며 “새마을부녀회 활동을 하게 되면, 외조를 제대로 하겠다”라며 웃었다.
친환경 단지 조성할 것
김 회장은 “혼자 친환경 농사를 지을 때 어려움이 있다. 친환경 농가가 아닌 주변 농가에서 농약을 살포했을 때, 농약이 내 농가까지 퍼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경우 친환경 인증이 취소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그는 친환경 농가 단지를 조성해 주변 농가 때문인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어 그는 애호박을 재배하는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앞으로도 친환경 농법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