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독자 여러분! 지난 한 달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를 실감하는 한가위였습니다. 저도 아내와 둘째아들, 며느리와 조촐한 추석 차례를 모셨습니다. 큰아들, 며느리, 손자는 자리를 같이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새벽 풀잎에 찬 이슬이 맺힌다는 한로(寒露)입니다. 아침저녁은 기온이 뚝 떨어져 꽤 여러 날 전부터 긴 소매 옷차림입니다.
며칠 내내 하늘은 높고 푸릅니다. 햇살은 적당히 따사롭고 서늘한 바람이 좋습니다. 매일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보도되고 있지만, 모처럼 산과 들은 평화롭습니다.
회원 여러분! 이맘때부터 제가 7년째 걱정하는 것인데 올해도 어김없이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나리꽃이 봄에 한 번, 가을에 또 한 번 피는 현상 말입니다. 저의 관찰범위 안에서만 봐도 대표적인 봄철 꽃인 철쭉과 민들레가 4월과 10월에 두 번 꽃핍니다. 봄에는 싱싱하고 아름답게, 가을에는 힘없는 모습으로…
지구가 뜨거워져서 그러는 것이지요.
올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의 이산화탄소(CO₂)배출량은 전년보다 8% 나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인류가 기후위기, 생명의 위기를 절실하게 깨닫고, 생각과 생활을 바꾼 결과가 8%로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이산화탄소 배출량 8% 감소는 거의 전적으로 코로나19 사태 덕입니다.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지구적 확산이 생산과 소비 전반을 위축시키고 관광, 여가활동, 교육 심지어 군대의 훈련까지 중단 내지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회원 여러분! 많은 사람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는 새로운 기준, 새로운 표준으로 과거와는 다른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주장하고 있습니다.(=포스트코로나 뉴노말)
이들이 얘기하는 핵심은 이제는 ‘경쟁’이 아니라 ‘공존’이며 그것은 ‘인간과 인간의 공존’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어야한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욕망의 시장경제로는 인류의 파멸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전 같으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반박과 비난이 대단했을 터인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목소리는 아주 작아졌습니다.
맞습니다. 공존해야하고 욕망을 줄이고 ‘적정’으로 가야지요. 문제는 ‘실천’입니다. 실천없이는 변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특히 많이 배운 사람들과 많이 가진 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것을 두가지 제안합니다.
1. 상식에 맞는 것은 자신부터, 자기가 소속된 조직부터 실천합시다.
2. 이론적으로 서로 일리가 있는 주장은 ‘전부냐? 전무냐?’로 다투지 말고 서로 타협하여 60점짜리를 만들어 내 봅시다.
전기, 물, 도시가스, 석유…를 줄이는 것이 우리나라와 지구 전체에 좋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럼 나부터 10%, 20%, 30%…절약을 실천합시다. 국회의사당, 청와대, 정부청사, 법원, 검찰청…이 절약하면 학교, 군부대, 회사, 공장, 옷가게, 식당도 서로 앞 다퉈 절약할 겁니다.
국회, 정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렇게 절약을 실천한 가계, 기업, 기관, 단체에 합당한 보람과 이익을 주도록 제도화하면 됩니다.
좀 어려운 문제는 ‘타협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보통 보수냐 진보냐를 따질 때 친자본이냐, 친노동이냐를 잣대로 할 때가 많습니다. 남북분단과 극복을 따질 때도 국가냐 민족이냐의 잣대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다툴 때가 많지요. 어느 하나의 잣대로는 사실 제대로 된 변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튼튼히 하는 토대 위에서 민족의 평화와 하나 됨을 지향하는 것! 이것이 타협의 지혜요 통합이며 살 길입니다.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을 옹호하려면 노동의 중요성과 함께 자본가의 사회적 역할을 긍정하고 자본이 창조적 혁신을 하도록 각종 ‘제약’을 풀어 주는 것! 이것이 공존의 길이요 결과적으로 노동자를 위하는 것입니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도 ‘탈원전’을 중심으로 비타협적 대결을 하는 것도 답이 아닙니다. 절약+효율성 향상+신재생에너지+행복관의 정립 등등을 다 존중하고 실천해야 지구 고열이 해열되기 시작합니다. 상식의 실천! 그리고 통합과 타협! 중도(中道)가 갈 길이고 살 길입니다.
10월 8일 한로 절기에 정성헌 모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