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수산과학원, 해파리 모니터링 요원 활동해양쓰레기 수거·일회용품 안 쓰기 운동 실천
“기후변화가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40여 년 가까이 바다사나이로 살면서 지구온난화 탓에 심각해진 기후위기를 매일 느끼고 있다”는 신용철(63) 경북 울진군새마을회장.어업에 종사하는 그는 매일 새벽 바다에 나가 어장을 관리하는 선장이다. 2013년부터는 무보수로 국립해양수산과학원 바다 해파리 모니터링 요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신 회장은 해파리를 직접 채취해 사진촬영을 비롯한 해파리 종류, 수량 파악 등을 확인하고 측정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그는 “생명살림운동 현장강사 양성과정에서 나온 바다오염 이야기가 더 절박하게 느껴졌다”며 “실제로 경북 영덕과 울진 등 동해안 공동어장에 나타난 백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백화 현상은 바닷물에 녹아있는 탄산칼슘(석회가루)이 해저생물이나 해저의 바위 등에 하얗게 달라붙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온난화 탓에 수온이 올라가면서 탄산칼슘을 가진 산호말 등 홍조류가 증가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의 번식을 막는다. 이들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전복과 성게는 물론, 다른 어류들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어자원을 고갈시키는 ‘바다의 사막화’현상이다.신 회장은 백화 현상을 막고자 지역의 수협 등 단체지원을 받아 바다 목장화 사업도 전개 중이다. 인위적인 바다 숲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수풀이 아니고, 인위적으로 수풀을 조성해주기 때문에 심어진 풀의 60~70%는 실패하지만, 백화 현상을 손 놓고 구경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정치망어장을 운영하는 그는 태풍이나 집중호우, 파도 등에 떠내려 왔던 바다 속의 쓰레기가 어망을 망치기 일쑤라며 바닷속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정치망어장은 원시적인 어업의 방식으로 어망을 20~30m 간격으로 던져두고 물고기들이 해류의 흐름을 통해 그물망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고기잡이 방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 회장은 “우선 나부터 실천하자는 생각으로, 내가 관리하는 어장의 바닷속 쓰레기를 되가져오고 있다”며 “함께 일하는 베트남 선원들도 동참시키고, 생선의 머리, 내장 등 부유물을 바다에 다시 버리는 행위는 절대 하지 못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그는 지난 4월 잡은 밍크고래의 뱃속에서 비닐봉지가 43kg 이상 나온 걸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이를 계기로 수협을 통해 바닷속에 쉽게 버려졌던 생선의 부유물과 비닐쓰레기를 일정기간마다 수거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신용철 회장은 “생명살림운동 현장강사 자격증 취득 후, 지역의 선주와 선원을 대상으로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내가 발생시킨 쓰레기는 되가져오기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며 “전 국민이 다 같이 생명을 살리기 위해 아끼고 절약하고, 플라스틱·비닐 등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내가 살고 우리가 살고 미래세대가 살 수 있다는 인식을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한편, 울진군새마을회는 새마을 행사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에 앞장서고, 폐 현수막을 이용한 장바구니를 만들어 비닐 대신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 ‘미탁’의 피해에도 앞장서 바다쓰레기를 수거하고, 새마을농장 휴경지를 친환경 수도작으로 재배해 이산화탄소 절감에 동참하고 있다. 신용철 회장은 “죽변수산업협동조합 이사로도 활동 중이기 때문에, 수협 직원들을 대상으로 생명살림운동을 알리고, 관내 부대도 방문해 군인을 대상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토양·물·공기의 오염을 설명하고 생명살림운동을 적극 동참시키겠다”며 “지역을 살리고, 깨끗한 바다를 통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